#5233 [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301- (1001)
종료
작성자:에주
작성일:2025-07-09 (수) 13:16:35
갱신일:2025-07-12 (토) 06:02:34
#0에주(W2Z3VMc36a)2025-07-09 (수) 13:16:35
위키: https://opentalkwiki.mycafe24.com/wiki.php/%EB%8C%80%EB%AC%B8
1:1 카톡방: >4911>
번개모임방: >5108>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á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1:1 카톡방: >4911>
번개모임방: >5108>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á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54그리고 도쿄의 밤은 빛난다.(zHHq2qBdDi)2025-07-10 (목) 05:21:40

https://suno.com/s/aLHGq8TqpmyDcn74
라이브하우스의 철제 문은 평소처럼 뻑뻑했고, 스테이지 정리도 여느 날과 같았다.
공연 대기 명단은 시간표대로 돌아갔고, 음향 체크에 들어간 밴드들은 어느 때와 다름없이 장비를 세팅했다.
청소, 조명 체크, 출입구 확인.
이런 루틴은 내게 안심을 줬다.
나는 이곳의 운영을 꿰고 있었고, 무대 위에는 더이상 오를 수 없다는 사실에도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웃을 수 있었다.
그렇게 믿고 있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출연 밴드 중 한 팀이 Rock bottoM이라는 이름이었고,
그 안에 칸나라는 아이가 있었다는 것만 조금 다를 뿐이었다.
처음 봤을 땐, 그저 기타 잘 치는 중학생이라는 인상이 전부였다.
무대에서 흔들리지 않고, 스태프가 요청하면 싹싹하게 웃으며 대답할 줄 알았고,
때론 선배 뮤지션들보다 더 담담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약간의 질투와 감탄, 그걸 섞은 시선으로 그녀를 봤던 기억이 난다.
"에이, 뭐 그 나이에는 뭘 하든 다 멋있어 보이지!"
뒤풀이 중 누군가가 그런 말을 하자,
나는 별생각 없이 맞장구쳤다.
마치 내 마음도 그 정도 가벼운 농담 속에 들어 있는 것처럼.
그러고 나면 묘하게 가벼워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다음 날 밤,
칸나가 무대 위에서 자작곡을 처음 부르기 시작했을 때, 나는 조금 당황했다.
어쩐지 감정의 결이 너무 낯익어서.
내가 예전에 썼던 노래들, 그 안에서 흘러나오던 단어들. 그 상처 입은 말투,
애써 담담한 듯 조용히 흘러가는 목소리.
그 모든 것들이 내 안 어딘가에 있던 기억과 너무 겹쳐서,
숨을 참고 듣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였다.
그렇기에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너희들, 진짜 락을 하는구나?”
—
며칠이 지나도 그 노래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일은 여전히 반복됐고,
나는 여전히 시간표대로 무대 위의 조명을 껐다 켰지만
공연이 끝난 밤이면, 나는 일부러 조용한 비상계단으로 향하곤 했다.
그 계단은 이 건물 안에서도 가장 어두운 곳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창문을 반쯤 열면 담배 연기를 바깥으로 흘려 보낼 수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계단에 앉으면, 무대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어렴풋이, 아주 멀리서 들리는 것처럼 흐릿해져 갔다.
그곳에서 담배를 피우며 나는 가끔 생각했다.
'나는 이제 괜찮다.'
꿈은 어릴 때 꾸는 거고, 지금의 나는 충분히 노력했으며, 이 정도 살아내고 있는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
그리고 오늘 밤도. 칸나는 다시 무대에 선다. 일년 정도 활동을 멈추나 했더니 어디선가 귀여운 아이를 데리고 와서는 다시 무대에 섰다.
그녀는 같은 곡을 다시 불렀고, 들리는 소리는 조금씩 달라졌다.
처음보다 더 섬세해졌고, 조금은 무너진 듯한 부분도 있었으며, 무대 아래의 감정들이 더 선명하게 올라왔다.
“나를 위한 곡이라고 했었지.”
그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때로는 어른보다도 더 어른스럽고, 마치 무언가 세상의 비밀을 안 현자같이 굴 때도 있는 주제에 이런 걸 보면 또 어린아이다운 풋풋함이 묻어난다. 세상은 소년 만화가 아니었다. 노력에 반드시 보상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얼마나 좋은 노래를 하고 피나도록 노력해도 그것이 항상 보답 받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내가 길었던 길 위에서 배워온 전부였다. 부조리하고 불합리하다. 같은 시기에 음악을 시작한 친구들이 손조차도 닿지 않는 곳으로 가버렸을 때. 뒤에서 나를 응원한다던 후배들조차 어느새 나를 앞질러 가버렸을 때. 내가 느꼈던 것은 부조리한 편안함 뿐이었다.
나는 비상계단에 앉아, 그 아이가 내는 소리를 들었다.
평소였다면 폭주하는 악기에 묻혀서 주장하지 못하기도 했던 가사가 오늘은 또렷하게 들렸다.
또 한걸음, 나아갔다는 뜻이다.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할 때마다
어째서 손은 움직이는 걸까
그 구절이 들리는 순간,
문득 심장이 너무 빨리 뛰었다.
내가 예전에 쓴 가사 한 줄이 정확히 그렇게 시작했던 기억이 났다.
나는 그것을 한동안 완전히 잊고 있었다.
심지어 그 문장을 쓴 노트조차 어디 있는지 몰랐다.
그리고 그제서야 입사 선물이라며 예전에 쓴 작곡 노트를 선물로 주었던 것이 떠올랐다.
웃음이 나왔다. 나에 대해서 쓴다더니, 전에 주었던 노트에서 파쿠리하지 않았나.
그게 조금 웃겨서 웃음이 나왔다. 내가 썼던 곡과는 전혀 다르다. 희망을 노래하기 위해서 만든 노래였다.
그 시절에는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에 필사적이었다.
기타도 베이스도 키보드도 모든 파트가 마치 후회에 가득한 것처럼 늘어진다.
그 사이를 오열하는 것처럼 꿰차고 들어오는 유이의 목소리.
나는 고개를 숙였다.
쥐고 있던 담배는 이미 절반쯤 타 있었고,
다 타기도 전에 손끝이 먼저 식어갔다.
아직 아무것도 없는 종이 위에
다시 상처를 늘려버려
아이들의 목소리가
마치 내 옛 감정을 누르듯,
서서히 몸 안으로 파고들었다.
어느 순간 눈이 뜨겁다는 걸 느꼈다.
나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창문 너머 바람이 부는 소리가 들렸고,
바로 아래의 무대에서는 환호성이 일었다.
하지만 그 소리조차
나에겐 멀게만 느껴졌다.
이 감정은 무엇일까.
아쉬움일까.
질투일까.
후회일까.
그 모든 감정이 한데 엉켜 도저히 정리되지 않았다.
나는 내 무릎 위에 눈물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젠 울 필요 없는데
울 것 처럼 써버려
남지 않은 말일수록
어딘가에선 아직 살아있어서
서럽게 흐르진 않았다.
억눌린 듯, 묵직하게
하나씩 떨어졌다.
지워버리고 싶은데
덧씌워버리니까
오늘도 또
다 못쓴 밤으로 떨어져가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나는 이제 괜찮다고, 현실을 받아들였다고정말 그렇게 믿고 있었는데—”
그건 그저 스스로를 속이기 위해 만든 이야기였구나.
”아, 오늘의 신곡은 칸나짱이 좋아하는 선배한테 주는 곡이래요!”
”…아니라고는 못하겠네. 사실, 오늘 이 곡을 다시 하는 일은 없을거에요. 몇 번이고 고민하고 친구들한테도 상담을 해봤는데. 답이 잘 나오지 않았거든요.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점에서든. 그래서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하는 곡을 써야한다는 이번 과제는 솔직히 저한테는 과분했거든요. 견우직녀처럼 멋진 사랑을 해본적도 없고. 그래서 이번엔 그 선배가 남긴 말을 좀 빌렸습니다.”
”오늘, 저희 StATION의 소중한 가족이 새출발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딱히 홍보 담당은 아니지만, 지난 7년간, 이곳에서 더 이상 없으면 안되는 존재가 되어준 선배님을 위해 선배가 남긴 것을 증명하려고 오늘의 무대에 섰습니다.”
”나이를 먹어도 멈출 수 없는게 락이라고 하던가? 그러니 너희들도, 선배도. 진짜 락을 하면서 살아가도록.”
나는 여전히
그 끝나지 않은 문장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마지막으로 쓴 문장의 마지막 음절을,
그 곡의 끝맺지 못한 코드 하나를.
그리고 그걸 들춰내버린 건
무대 위에서 한 고등학생이
울분에 찬 목소리로 부른 노래 한 곡이었다.
얼마나 우스운가.
나는 그 노래가 누군가의 마음을 울릴 줄만 알았지,
내가 그 ‘누군가’가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는데.
다음 곡이 시작된다. 방금 전의 절규하는 듯한 노래가 아니라
그 아이들이 언제나 하던 청춘으로 빛나는 듯한 음악이.
불 꺼진 비상계단에서,
나는 조용히 얼굴을 감싸쥐었다.
그건 울기 위한 동작이 아니었다.
잊었다고 믿었던 시간들을
다시 떠올리기 위한 자세였다.
흐느끼며, 지금까지를 되짚어간다.
한참 동안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어쩐지 오래전에 내 글을 쓰던 손의 감각이
아직도 손끝 어딘가에 남아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 착각이,
지금의 나를 살게 만들었다.
그리고 아주 조금은, 다시 시를 써보고 싶어졌다.
라이브하우스의 철제 문은 평소처럼 뻑뻑했고, 스테이지 정리도 여느 날과 같았다.
공연 대기 명단은 시간표대로 돌아갔고, 음향 체크에 들어간 밴드들은 어느 때와 다름없이 장비를 세팅했다.
청소, 조명 체크, 출입구 확인.
이런 루틴은 내게 안심을 줬다.
나는 이곳의 운영을 꿰고 있었고, 무대 위에는 더이상 오를 수 없다는 사실에도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웃을 수 있었다.
그렇게 믿고 있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출연 밴드 중 한 팀이 Rock bottoM이라는 이름이었고,
그 안에 칸나라는 아이가 있었다는 것만 조금 다를 뿐이었다.
처음 봤을 땐, 그저 기타 잘 치는 중학생이라는 인상이 전부였다.
무대에서 흔들리지 않고, 스태프가 요청하면 싹싹하게 웃으며 대답할 줄 알았고,
때론 선배 뮤지션들보다 더 담담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약간의 질투와 감탄, 그걸 섞은 시선으로 그녀를 봤던 기억이 난다.
"에이, 뭐 그 나이에는 뭘 하든 다 멋있어 보이지!"
뒤풀이 중 누군가가 그런 말을 하자,
나는 별생각 없이 맞장구쳤다.
마치 내 마음도 그 정도 가벼운 농담 속에 들어 있는 것처럼.
그러고 나면 묘하게 가벼워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다음 날 밤,
칸나가 무대 위에서 자작곡을 처음 부르기 시작했을 때, 나는 조금 당황했다.
어쩐지 감정의 결이 너무 낯익어서.
내가 예전에 썼던 노래들, 그 안에서 흘러나오던 단어들. 그 상처 입은 말투,
애써 담담한 듯 조용히 흘러가는 목소리.
그 모든 것들이 내 안 어딘가에 있던 기억과 너무 겹쳐서,
숨을 참고 듣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였다.
그렇기에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너희들, 진짜 락을 하는구나?”
—
며칠이 지나도 그 노래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일은 여전히 반복됐고,
나는 여전히 시간표대로 무대 위의 조명을 껐다 켰지만
공연이 끝난 밤이면, 나는 일부러 조용한 비상계단으로 향하곤 했다.
그 계단은 이 건물 안에서도 가장 어두운 곳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창문을 반쯤 열면 담배 연기를 바깥으로 흘려 보낼 수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계단에 앉으면, 무대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어렴풋이, 아주 멀리서 들리는 것처럼 흐릿해져 갔다.
그곳에서 담배를 피우며 나는 가끔 생각했다.
'나는 이제 괜찮다.'
꿈은 어릴 때 꾸는 거고, 지금의 나는 충분히 노력했으며, 이 정도 살아내고 있는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
그리고 오늘 밤도. 칸나는 다시 무대에 선다. 일년 정도 활동을 멈추나 했더니 어디선가 귀여운 아이를 데리고 와서는 다시 무대에 섰다.
그녀는 같은 곡을 다시 불렀고, 들리는 소리는 조금씩 달라졌다.
처음보다 더 섬세해졌고, 조금은 무너진 듯한 부분도 있었으며, 무대 아래의 감정들이 더 선명하게 올라왔다.
“나를 위한 곡이라고 했었지.”
그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때로는 어른보다도 더 어른스럽고, 마치 무언가 세상의 비밀을 안 현자같이 굴 때도 있는 주제에 이런 걸 보면 또 어린아이다운 풋풋함이 묻어난다. 세상은 소년 만화가 아니었다. 노력에 반드시 보상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얼마나 좋은 노래를 하고 피나도록 노력해도 그것이 항상 보답 받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내가 길었던 길 위에서 배워온 전부였다. 부조리하고 불합리하다. 같은 시기에 음악을 시작한 친구들이 손조차도 닿지 않는 곳으로 가버렸을 때. 뒤에서 나를 응원한다던 후배들조차 어느새 나를 앞질러 가버렸을 때. 내가 느꼈던 것은 부조리한 편안함 뿐이었다.
나는 비상계단에 앉아, 그 아이가 내는 소리를 들었다.
평소였다면 폭주하는 악기에 묻혀서 주장하지 못하기도 했던 가사가 오늘은 또렷하게 들렸다.
또 한걸음, 나아갔다는 뜻이다.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할 때마다
어째서 손은 움직이는 걸까
그 구절이 들리는 순간,
문득 심장이 너무 빨리 뛰었다.
내가 예전에 쓴 가사 한 줄이 정확히 그렇게 시작했던 기억이 났다.
나는 그것을 한동안 완전히 잊고 있었다.
심지어 그 문장을 쓴 노트조차 어디 있는지 몰랐다.
그리고 그제서야 입사 선물이라며 예전에 쓴 작곡 노트를 선물로 주었던 것이 떠올랐다.
웃음이 나왔다. 나에 대해서 쓴다더니, 전에 주었던 노트에서 파쿠리하지 않았나.
그게 조금 웃겨서 웃음이 나왔다. 내가 썼던 곡과는 전혀 다르다. 희망을 노래하기 위해서 만든 노래였다.
그 시절에는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에 필사적이었다.
기타도 베이스도 키보드도 모든 파트가 마치 후회에 가득한 것처럼 늘어진다.
그 사이를 오열하는 것처럼 꿰차고 들어오는 유이의 목소리.
나는 고개를 숙였다.
쥐고 있던 담배는 이미 절반쯤 타 있었고,
다 타기도 전에 손끝이 먼저 식어갔다.
아직 아무것도 없는 종이 위에
다시 상처를 늘려버려
아이들의 목소리가
마치 내 옛 감정을 누르듯,
서서히 몸 안으로 파고들었다.
어느 순간 눈이 뜨겁다는 걸 느꼈다.
나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창문 너머 바람이 부는 소리가 들렸고,
바로 아래의 무대에서는 환호성이 일었다.
하지만 그 소리조차
나에겐 멀게만 느껴졌다.
이 감정은 무엇일까.
아쉬움일까.
질투일까.
후회일까.
그 모든 감정이 한데 엉켜 도저히 정리되지 않았다.
나는 내 무릎 위에 눈물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젠 울 필요 없는데
울 것 처럼 써버려
남지 않은 말일수록
어딘가에선 아직 살아있어서
서럽게 흐르진 않았다.
억눌린 듯, 묵직하게
하나씩 떨어졌다.
지워버리고 싶은데
덧씌워버리니까
오늘도 또
다 못쓴 밤으로 떨어져가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나는 이제 괜찮다고, 현실을 받아들였다고정말 그렇게 믿고 있었는데—”
그건 그저 스스로를 속이기 위해 만든 이야기였구나.
”아, 오늘의 신곡은 칸나짱이 좋아하는 선배한테 주는 곡이래요!”
”…아니라고는 못하겠네. 사실, 오늘 이 곡을 다시 하는 일은 없을거에요. 몇 번이고 고민하고 친구들한테도 상담을 해봤는데. 답이 잘 나오지 않았거든요.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점에서든. 그래서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하는 곡을 써야한다는 이번 과제는 솔직히 저한테는 과분했거든요. 견우직녀처럼 멋진 사랑을 해본적도 없고. 그래서 이번엔 그 선배가 남긴 말을 좀 빌렸습니다.”
”오늘, 저희 StATION의 소중한 가족이 새출발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딱히 홍보 담당은 아니지만, 지난 7년간, 이곳에서 더 이상 없으면 안되는 존재가 되어준 선배님을 위해 선배가 남긴 것을 증명하려고 오늘의 무대에 섰습니다.”
”나이를 먹어도 멈출 수 없는게 락이라고 하던가? 그러니 너희들도, 선배도. 진짜 락을 하면서 살아가도록.”
나는 여전히
그 끝나지 않은 문장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마지막으로 쓴 문장의 마지막 음절을,
그 곡의 끝맺지 못한 코드 하나를.
그리고 그걸 들춰내버린 건
무대 위에서 한 고등학생이
울분에 찬 목소리로 부른 노래 한 곡이었다.
얼마나 우스운가.
나는 그 노래가 누군가의 마음을 울릴 줄만 알았지,
내가 그 ‘누군가’가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는데.
다음 곡이 시작된다. 방금 전의 절규하는 듯한 노래가 아니라
그 아이들이 언제나 하던 청춘으로 빛나는 듯한 음악이.
불 꺼진 비상계단에서,
나는 조용히 얼굴을 감싸쥐었다.
그건 울기 위한 동작이 아니었다.
잊었다고 믿었던 시간들을
다시 떠올리기 위한 자세였다.
흐느끼며, 지금까지를 되짚어간다.
한참 동안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어쩐지 오래전에 내 글을 쓰던 손의 감각이
아직도 손끝 어딘가에 남아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 착각이,
지금의 나를 살게 만들었다.
그리고 아주 조금은, 다시 시를 써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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