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52 [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316- (1001)
종료
작성자:에주
작성일:2025-09-11 (목) 13:54:35
갱신일:2025-09-22 (월) 08:31:47
#0에주(TTyQMHk6Z.)2025-09-11 (목) 13:54:35
위키: https://opentalkwiki.mycafe24.com/wiki.php/%EB%8C%80%EB%AC%B8
1:1 카톡방: >4911>
번개모임방: >5108>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á즈베즈다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1:1 카톡방: >4911>
번개모임방: >5108>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á즈베즈다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479바닥에서 울리는 Dissonance(zH6cj4K9BC)2025-09-16 (화) 16:55:02
소리에는 온도가 없다.
그래서 모든 감정을 담는 척할 수 있다. 분노도, 환희도, 혹은 그 모든 것이 비어버린 공허함까지도. 소리는 투명하다. 그렇기에 나는 언제나, 이 투명한 소리의 벽 뒤에 나 자신을 숨겨왔다.
지하 연습실의 탁한 공기 속에서, 나는 차가운 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눅눅한 먼지 냄새와 앰프의 열기가 뒤섞인 이곳의 공기는, 내가 버리고 온 세상의 냄새를 지워주었다. 그것만으로도 이곳은 나에게 유일한 성역이었다.
사람들은 이걸 록이라고 부르지만, 내게는 복수라는 이름의 의식에 더 가깝다.
나의 존재를, 나의 소리를 부정했던 그 세계를 향한. 조금 중2틱한.
신곡의 리프는 날카롭고 복잡했다. 등 뒤에서 심장을 울리는 미유의 드럼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공간을 쪼갰다. 중학교 시절부터 저 녀석의 비트는 언제나 그랬다. 자기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며 자신만의 즐거움을 좇으면서도, 스틱을 잡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냉정해지는 드러머. 그 비트 위로 오토하 선배의 베이스라인이 부드럽게 겹쳐졌다. 평소의 성격이 드러나는 듯 묵직하고 단단한 베이스라인.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고싶은 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했던 선배라고는 믿지 못할정도로 숙달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소리의 성벽 위에서 유이의 목소리가 피어올랐다.
투명하고, 맑고, 가끔은 위태롭게 느껴질 정도로 순수한 목소리.
그 목소리가 이 세상의 유일한 진실인 것처럼 울려 퍼지게 하기 위해, 그 외의 모든 소리를 찢어버리는 것. 그것이 지금의 내가 기타를 드는 유일한 이유였다.
그때, 주머니 속에서 이질적인 진동이 울렸다.
온도가 없는 소리의 세계에, 질척한 체온을 가진 현실이 침입하는 감각. 화면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잊으려 해도 결코 잊을 수 없는, 나의 근원을 부정하려는 그 사람들로부터의 연락.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정교하게 쌓아 올리던 연주의 건축물에, 미세한 균열이 생겼다. 예리하게 벼려졌던 칼날의 끝이, 순간적으로 녹이 슬었다.
“지금, 소리 흔들렸어.”
연주를 멈춘 미유의 목소리는, 얼음 조각처럼 명료했다.
“집중 안 해? 요즘 좀 그렇다?"
“...미안. 그냥, 생각이 좀.”
거짓말. 나의 서투른 변명에, 미유는 노골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컨트롤 룸의 방음창 너머에서, 미온이 헤드폰을 벗으며 딱딱한 얼굴로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칸나쨩의 연주에 사적인 감정이 섞인것 같슴다. 그것도,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않은.”
미온의 귀는 여전히 정확했다. 가장 깊은 곳 까지 꿰뚫어보는 듯한 청각. 자랑스럽지 않을 수없다.
“카, 칸나 쨩... 괜찮아? 얼굴색이...”
오토하 선배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두의 올바름이, 정확한 지적이, 오히려 나를 숨 막히게 했다. 나의 더러운 부분을 들춰내는 것만 같아,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내가 먼저 다시 시작하자고 말해야 하는 분위기였다.
그때, 유이가 고개를 갸웃하며 입을 열었다.
“있잖아.”
나직한 목소리였다. 그 한마디에, 얼어붙었던 연습실의 공기가 미세하게 움직였다.
“방금 소리, 꼭 화난 것 같지않아?! 기타가 말이야!!! 이렇게... 그... 쟈키이이잉!!!! 하고말이야!!!"
순간, 연습실의 모든 소음이 멀어졌다.
미유와 미온은 ‘연주’의 오류를 들었다. 하지만 유이는, 나의 ‘소리’에 담긴 감정의 색깔을 들었다. 그녀의 말은 논리나 기술의 영역에 있지 않았다. 그녀는 언제나, 사물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본질을, 너무나도 간단하게 읽어내는 것 같았다.
유이는 내게 다가와, 내 기타의 바디를 조심스럽게 쓸었다. 마치 정말로 살아있는 생물을 어루만지듯이.
“이렇게 화가 났을 땐, 억지로 연주하게 하면 더 아파할 거야! 잠시만 쉬자! 기타도 숨 돌릴 시간이 필요해!!! 마침 역앞에서 파는 마카롱 사왔거든~"
유이의 말에, 미유가 어깨를 으쓱하며 드럼 스틱을 내려놓았다. 미온도 더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태블릿으로 시선을 돌렸다. 유이의 말에는, 이상한 설득력이 있었다.
그녀의 말과 행동에는 어떤 꾸밈도 없어 보였다.
그래서, 공포스러웠다.
결국 우리는 잠시 휴식을 갖기로 했다.
나는 기타를 스탠드에 내려놓고, 눅눅한 소파에 몸을 묻었다. 미유와 미온은 컨트롤 룸으로 들어가 둘만의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오토하 선배는 어느새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와 내게 건넸다.
“저기... 칸나 쨩. 너무 무리하지 마. 최근에 좀 너무 힘내고 있는데...”
“...고미워요, 선배.”
계절과 맞지 않는 따뜻한 코코아 캔의 온기가, 오히려 내 손을 더 차갑게 만드는 것 같았다. 상냥함이라는 감정은, 나에게 너무나도 이질적이었다. 나는 감사를 표하는 것 말고는, 달리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기 전에, 유이가 내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오토하 쨩, 고마워! 나도 마침 목말랐는데!”
유이는 오토하 선배가 뽑아 온 다른 음료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고는, 해맑게 웃었다. 그 모습에 오토하 선배도 긴장이 풀린 듯 부드럽게 미소 짓고는 둘만 남을 수있게 자리를 비켜주었다.
“칸나 쨩은, 가끔 너무 많은 걸 혼자 짊어지려고 한단 말이지~”
유이는 내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툭, 기대며 말했다. 샴푸 냄새가 희미하게 코끝을 스쳤다.
“그럴 필요 없는데. 칸나 쨩의 무거운 건, 전부 내가 노래로 날려버릴 수 있으니까.”
“...시끄러워.”
나는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어깨에 닿는 유이의 온기를 애써 밀어내지는 않았다.
“있잖아, 칸나 쨩.”
유이가 내 귓가에 나직하게 속삭였다.
“아까 그 소리, 엄청 좋았어.”
“...뭐?”
무슨 소린가 싶어 유이를 돌아보자, 그녀의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화가 난 소리. 엄청 필사적이고,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데, 그래서 더 예뻐서... 꼭... 길 잃은 별똥별 같았어!!! 다음 곡에 쓸 수 없을까?!”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미유와 미온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소리. 내가 ‘실패했다’고 생각한 소리를, 유이는 ‘예쁘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내말은 말이야~ ...응! 괜찮아! 칸나 쨩은, 칸나 쨩이 내고 싶은 소리를 내면 돼. 그게 어떤 소리든, 내가 전부 노래해 줄게. 나는... 칸나 쨩의 소리를 노래하기 위해서 여기에 있는 걸.”
유이의 손이, 내 손 위로 살며시 겹쳐졌다. 따뜻했다.
나는 나의 분노를 들킨 것이 두려웠다. 그리고 그것을 너무나도 간단히 꿰뚫어 보고, 심지어 아름답다고 말하는 유이의 순수함이, 비가 갠 뒤의 티없이 맑은 하늘색처럼, 눈이 시리게 다가왔다.
나의 이 질척이고 탁한 색이, 저 하늘에 한 방울이라도 떨어져서는 안 된다.
절대로.
“...쓸데없는 소리.”
나는 손을 빼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심장이 멋대로 시끄럽게 울리고 있었다. 이 감정은 위험하다. 나의 복수에, 방해가 될 뿐이다.
연습실로 돌아가기 전, 나는 무심코 주머니 속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액정 화면에는, 잠겨 있던 메시지 하나가 떠 있었다.
「이번 주말, 역 앞 카페로. 할 얘기가 있어.」
발신인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는 그 이름이었다.
나는 액정을 꺼버렸다. 화면이 어둡게 죽자, 그 위로 나의 무표정한 얼굴이 비쳤다.
나는 어두운 화면 속의 나를 보며, 조용히 맹세했다.
이 소음도, 나를 흔드는 과거도, 전부 나의 손으로 지워버리겠다고.
저 아이의 세계가, 저 맑은 하늘색이, 결코 더럽혀지는 일이 없도록.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기타의 헤드를 고쳐 잡았다.
“...계속하자.”
내 목소리가, 나 자신도 모르게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래서 모든 감정을 담는 척할 수 있다. 분노도, 환희도, 혹은 그 모든 것이 비어버린 공허함까지도. 소리는 투명하다. 그렇기에 나는 언제나, 이 투명한 소리의 벽 뒤에 나 자신을 숨겨왔다.
지하 연습실의 탁한 공기 속에서, 나는 차가운 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눅눅한 먼지 냄새와 앰프의 열기가 뒤섞인 이곳의 공기는, 내가 버리고 온 세상의 냄새를 지워주었다. 그것만으로도 이곳은 나에게 유일한 성역이었다.
사람들은 이걸 록이라고 부르지만, 내게는 복수라는 이름의 의식에 더 가깝다.
나의 존재를, 나의 소리를 부정했던 그 세계를 향한. 조금 중2틱한.
신곡의 리프는 날카롭고 복잡했다. 등 뒤에서 심장을 울리는 미유의 드럼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공간을 쪼갰다. 중학교 시절부터 저 녀석의 비트는 언제나 그랬다. 자기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며 자신만의 즐거움을 좇으면서도, 스틱을 잡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냉정해지는 드러머. 그 비트 위로 오토하 선배의 베이스라인이 부드럽게 겹쳐졌다. 평소의 성격이 드러나는 듯 묵직하고 단단한 베이스라인.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고싶은 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했던 선배라고는 믿지 못할정도로 숙달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소리의 성벽 위에서 유이의 목소리가 피어올랐다.
투명하고, 맑고, 가끔은 위태롭게 느껴질 정도로 순수한 목소리.
그 목소리가 이 세상의 유일한 진실인 것처럼 울려 퍼지게 하기 위해, 그 외의 모든 소리를 찢어버리는 것. 그것이 지금의 내가 기타를 드는 유일한 이유였다.
그때, 주머니 속에서 이질적인 진동이 울렸다.
온도가 없는 소리의 세계에, 질척한 체온을 가진 현실이 침입하는 감각. 화면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잊으려 해도 결코 잊을 수 없는, 나의 근원을 부정하려는 그 사람들로부터의 연락.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정교하게 쌓아 올리던 연주의 건축물에, 미세한 균열이 생겼다. 예리하게 벼려졌던 칼날의 끝이, 순간적으로 녹이 슬었다.
“지금, 소리 흔들렸어.”
연주를 멈춘 미유의 목소리는, 얼음 조각처럼 명료했다.
“집중 안 해? 요즘 좀 그렇다?"
“...미안. 그냥, 생각이 좀.”
거짓말. 나의 서투른 변명에, 미유는 노골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컨트롤 룸의 방음창 너머에서, 미온이 헤드폰을 벗으며 딱딱한 얼굴로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칸나쨩의 연주에 사적인 감정이 섞인것 같슴다. 그것도,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않은.”
미온의 귀는 여전히 정확했다. 가장 깊은 곳 까지 꿰뚫어보는 듯한 청각. 자랑스럽지 않을 수없다.
“카, 칸나 쨩... 괜찮아? 얼굴색이...”
오토하 선배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두의 올바름이, 정확한 지적이, 오히려 나를 숨 막히게 했다. 나의 더러운 부분을 들춰내는 것만 같아,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내가 먼저 다시 시작하자고 말해야 하는 분위기였다.
그때, 유이가 고개를 갸웃하며 입을 열었다.
“있잖아.”
나직한 목소리였다. 그 한마디에, 얼어붙었던 연습실의 공기가 미세하게 움직였다.
“방금 소리, 꼭 화난 것 같지않아?! 기타가 말이야!!! 이렇게... 그... 쟈키이이잉!!!! 하고말이야!!!"
순간, 연습실의 모든 소음이 멀어졌다.
미유와 미온은 ‘연주’의 오류를 들었다. 하지만 유이는, 나의 ‘소리’에 담긴 감정의 색깔을 들었다. 그녀의 말은 논리나 기술의 영역에 있지 않았다. 그녀는 언제나, 사물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본질을, 너무나도 간단하게 읽어내는 것 같았다.
유이는 내게 다가와, 내 기타의 바디를 조심스럽게 쓸었다. 마치 정말로 살아있는 생물을 어루만지듯이.
“이렇게 화가 났을 땐, 억지로 연주하게 하면 더 아파할 거야! 잠시만 쉬자! 기타도 숨 돌릴 시간이 필요해!!! 마침 역앞에서 파는 마카롱 사왔거든~"
유이의 말에, 미유가 어깨를 으쓱하며 드럼 스틱을 내려놓았다. 미온도 더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태블릿으로 시선을 돌렸다. 유이의 말에는, 이상한 설득력이 있었다.
그녀의 말과 행동에는 어떤 꾸밈도 없어 보였다.
그래서, 공포스러웠다.
결국 우리는 잠시 휴식을 갖기로 했다.
나는 기타를 스탠드에 내려놓고, 눅눅한 소파에 몸을 묻었다. 미유와 미온은 컨트롤 룸으로 들어가 둘만의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오토하 선배는 어느새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와 내게 건넸다.
“저기... 칸나 쨩. 너무 무리하지 마. 최근에 좀 너무 힘내고 있는데...”
“...고미워요, 선배.”
계절과 맞지 않는 따뜻한 코코아 캔의 온기가, 오히려 내 손을 더 차갑게 만드는 것 같았다. 상냥함이라는 감정은, 나에게 너무나도 이질적이었다. 나는 감사를 표하는 것 말고는, 달리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기 전에, 유이가 내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오토하 쨩, 고마워! 나도 마침 목말랐는데!”
유이는 오토하 선배가 뽑아 온 다른 음료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고는, 해맑게 웃었다. 그 모습에 오토하 선배도 긴장이 풀린 듯 부드럽게 미소 짓고는 둘만 남을 수있게 자리를 비켜주었다.
“칸나 쨩은, 가끔 너무 많은 걸 혼자 짊어지려고 한단 말이지~”
유이는 내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툭, 기대며 말했다. 샴푸 냄새가 희미하게 코끝을 스쳤다.
“그럴 필요 없는데. 칸나 쨩의 무거운 건, 전부 내가 노래로 날려버릴 수 있으니까.”
“...시끄러워.”
나는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어깨에 닿는 유이의 온기를 애써 밀어내지는 않았다.
“있잖아, 칸나 쨩.”
유이가 내 귓가에 나직하게 속삭였다.
“아까 그 소리, 엄청 좋았어.”
“...뭐?”
무슨 소린가 싶어 유이를 돌아보자, 그녀의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화가 난 소리. 엄청 필사적이고,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데, 그래서 더 예뻐서... 꼭... 길 잃은 별똥별 같았어!!! 다음 곡에 쓸 수 없을까?!”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미유와 미온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소리. 내가 ‘실패했다’고 생각한 소리를, 유이는 ‘예쁘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내말은 말이야~ ...응! 괜찮아! 칸나 쨩은, 칸나 쨩이 내고 싶은 소리를 내면 돼. 그게 어떤 소리든, 내가 전부 노래해 줄게. 나는... 칸나 쨩의 소리를 노래하기 위해서 여기에 있는 걸.”
유이의 손이, 내 손 위로 살며시 겹쳐졌다. 따뜻했다.
나는 나의 분노를 들킨 것이 두려웠다. 그리고 그것을 너무나도 간단히 꿰뚫어 보고, 심지어 아름답다고 말하는 유이의 순수함이, 비가 갠 뒤의 티없이 맑은 하늘색처럼, 눈이 시리게 다가왔다.
나의 이 질척이고 탁한 색이, 저 하늘에 한 방울이라도 떨어져서는 안 된다.
절대로.
“...쓸데없는 소리.”
나는 손을 빼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심장이 멋대로 시끄럽게 울리고 있었다. 이 감정은 위험하다. 나의 복수에, 방해가 될 뿐이다.
연습실로 돌아가기 전, 나는 무심코 주머니 속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액정 화면에는, 잠겨 있던 메시지 하나가 떠 있었다.
「이번 주말, 역 앞 카페로. 할 얘기가 있어.」
발신인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는 그 이름이었다.
나는 액정을 꺼버렸다. 화면이 어둡게 죽자, 그 위로 나의 무표정한 얼굴이 비쳤다.
나는 어두운 화면 속의 나를 보며, 조용히 맹세했다.
이 소음도, 나를 흔드는 과거도, 전부 나의 손으로 지워버리겠다고.
저 아이의 세계가, 저 맑은 하늘색이, 결코 더럽혀지는 일이 없도록.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기타의 헤드를 고쳐 잡았다.
“...계속하자.”
내 목소리가, 나 자신도 모르게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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