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육성/아카데미] 별밤 아카데미 - 11

#9257 [All/육성/아카데미] 별밤 아카데미 - 11 (1001)

종료
#622웨일스-진행(M8r7tYds6i)2026-01-11 (일) 08: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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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문을 등에 대고 몸이 주르르 주저앉았다. 지친 듯이 눈을 감았다.
아침부터 지나치게 하드코어한 일이 있었지. 게다가 잠옷만 입고 학교를 활보하고 다니지 않았던가. 손발이 차게 식었다는게 이제야 생각이 났다. 갑자기 몰려드는 오한에 몸이 부르르 떨렸다.

삐이이.

자그마한 울음소리에 서둘러 감은 눈을 뜨고 겉옷의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자그마한 생명체가 꼬물꼬물 움직이고 있었다.

"죄송해요, 자꾸 주머니나 가방에 넣어놓으니 불편했죠. 적당한 케이지라도 사야하나..."

그러고보니 렌에게는 미안한 것 투성이네.
이미 서툴기 짝이 없는 내게 와서는, 어제는 못볼 꼴만 보여주고, 오늘은 또... 처참하게 널브러진 학생의 몸뚱이가 다시 생각나 속이 울렁거렸다.
답답한 기분이 들어 고개를 들어 창문가를 바라보았다. 그 창문가로 시원스레 밖으로 뛰쳐나갔던 어느 계약정령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가 남긴 말을 곱씹었다.
사슴을 죽이던 때라니. 나를 바보로 아는 것인가. 겨우 어제 있었던 일을 내가 까먹을 리가 있냐고. 그러니까, 그때 무슨 말을 했더라. 그러니까. 대충.

"...아."

무언가에 홀린 듯 주저앉은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리고 이내 잴 것 없이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 몸짓은 별거 없었다. 굳이 말하면 쪽팔림. 쪽팔림을 진정시킬 과격한 몸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같은 그런 몸놀림이었다.

"으아, 으아아아아아-!"

그런 부끄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그 다음날에 그걸 홀랑 까먹고 찌질거리다니, 진짜 부끄럽기 짝에 없네에에! 그런 비명이 들렸다.
그렇게 기숙사를 한 네바퀴 정도 돌며 와다다 뛰어다니고, 다시 계단을 두 칸씩 오르며 방으로 들어왔다. 아까까지 차게 식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전신에 땀이 죽죽 떨어졌다. 더워 미칠 것 같았다. 절대 쪽팔려서가 아니다. 더워서 얼굴이 빨개진 것이다.

"블래키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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