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02 [소꿉친구/일상] 오늘의 코토리가와 일상록 - 02 (1001)
종료
작성자:◆UlMmYj730W
작성일:2026-03-09 (월) 13:40:48
갱신일:2026-03-26 (목) 19:23:42
#0◆UlMmYj730W(dadd6293)2026-03-09 (월) 13:40:48
산과 강, 바다가 예쁜 코토리가와 마을의 평화로운 이야기
오늘도 이 마을은 평화롭고 조용히 흘러갑니다.
조율 어장 및 시트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10148
오늘도 이 마을은 평화롭고 조용히 흘러갑니다.
조율 어장 및 시트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10148
#992이치카 - 소우히(b6a32231)2026-03-26 (목) 17:29:59
>>959
"-그때 못 갔던 네 개인전, 이번 봄에 가는 거라고 생각해도 되겠다."
하고 이치카는 옅게 미소지었다. 많은 것이 변했다, 좋은 방향으로 변한 것도, 나쁜 방향으로 변한 것도 있다. 하지만 제법, 이 순간 이치카의 얼굴에 걸린 미소는, 옛날 이치카의 눈높이가 소우히의 턱밑쯤에 왔을 때 소우히를 올려다보며 짓던 그 색채를 제법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었다. 풍부하고도 산뜻한 과일향과, 삭막하면서 감미로운 포도향이 허공을 가로지를 때까지도 그랬다. 그러나 소우히의 칭얼거림이 닿았을 때, 문득, 이치카의 눈가는 색깔을 잃었다. 이치카는 이내 다시 옅은 눈웃음과 짧은 웃음소리를 지어냈다.
"아하하, 예전같지는 않지...? 뭐, 전부 다 예전같을 수는 없으니까..."
언제까지고 작은 라임오렌지나무일 줄로만 알았던 밍기뉴가 대체 언제 이런 거목으로 자라나 버린 걸까. 이치카는 웃으며 대답을 이어나갔다.
"성장판이 대학교 들어가고 나서 열렸나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쑥쑥 커지더라고. 신발을 두 달마다 새로 사야 했다니까."
고개를 살짝 기울인 이치카의 눈이, 전등갓이 만들어내는 그늘에 잠겼다. 조금 가늘게 옥죄어져 있던 이치카의 눈매가 편안하게 풀린다. 선명한 녹색이던 눈동자가, 그늘 속에서, 청록색으로 일렁이는 것만 같다.
"...차라리 이게 나아. 품에 쏙 들어오는 보잘것없는 꼴을 하고 있으면, 아무리 진지해도, 아무리 진심이어도... 아무리 있는 힘을 모두 쥐어짜도... 그냥 하찮은 장난이나 귀여운 애교, 아무짝에 소용없는 발버둥에 불과하던걸."
이치카는 와인 잔을 들어 남아있던 것을 거침없이 비워버리고는, 따개비 붙은 병을 집어들어 다음 잔을 쭈르륵 따랐다.
"-그때 못 갔던 네 개인전, 이번 봄에 가는 거라고 생각해도 되겠다."
하고 이치카는 옅게 미소지었다. 많은 것이 변했다, 좋은 방향으로 변한 것도, 나쁜 방향으로 변한 것도 있다. 하지만 제법, 이 순간 이치카의 얼굴에 걸린 미소는, 옛날 이치카의 눈높이가 소우히의 턱밑쯤에 왔을 때 소우히를 올려다보며 짓던 그 색채를 제법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었다. 풍부하고도 산뜻한 과일향과, 삭막하면서 감미로운 포도향이 허공을 가로지를 때까지도 그랬다. 그러나 소우히의 칭얼거림이 닿았을 때, 문득, 이치카의 눈가는 색깔을 잃었다. 이치카는 이내 다시 옅은 눈웃음과 짧은 웃음소리를 지어냈다.
"아하하, 예전같지는 않지...? 뭐, 전부 다 예전같을 수는 없으니까..."
언제까지고 작은 라임오렌지나무일 줄로만 알았던 밍기뉴가 대체 언제 이런 거목으로 자라나 버린 걸까. 이치카는 웃으며 대답을 이어나갔다.
"성장판이 대학교 들어가고 나서 열렸나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쑥쑥 커지더라고. 신발을 두 달마다 새로 사야 했다니까."
고개를 살짝 기울인 이치카의 눈이, 전등갓이 만들어내는 그늘에 잠겼다. 조금 가늘게 옥죄어져 있던 이치카의 눈매가 편안하게 풀린다. 선명한 녹색이던 눈동자가, 그늘 속에서, 청록색으로 일렁이는 것만 같다.
"...차라리 이게 나아. 품에 쏙 들어오는 보잘것없는 꼴을 하고 있으면, 아무리 진지해도, 아무리 진심이어도... 아무리 있는 힘을 모두 쥐어짜도... 그냥 하찮은 장난이나 귀여운 애교, 아무짝에 소용없는 발버둥에 불과하던걸."
이치카는 와인 잔을 들어 남아있던 것을 거침없이 비워버리고는, 따개비 붙은 병을 집어들어 다음 잔을 쭈르륵 따랐다.
이 주제글은 종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