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247-

#1105 [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247- (1001)

종료
#0에주(pL2B0Y1ZBq)2025-02-14 (금) 10:53:18
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1:1 카톡방: >191>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а́즈베즈다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599(jv9R4klFf2)2025-02-16 (일) 11:05:51
※ 이전편: situplay>1105>332

 가출 이후 만 하루가 지났다.
 간밤에 잠은 찜질방에서 잤고, 식사는 편의점에서 대강 때웠고, 지금은 또 공원에 눌러앉아 시간이나 죽이고 있다. PC방이나 카페를 가도 되지만 일단 최대한 돈을 아끼고 싶었다. 용돈이 다 떨어지면 숙식 해결부터가 힘들 테니까. 그보다 제일 버거운 건 추위를 견디는 일이었다.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 무작정 뛰쳐나온 탓이다. 늦겨울 바람이 매서운데 입은 거라곤 얇은 옷 뿐이고.
 하여튼 서랑은 복잡미묘한 기분으로 벤치에 앉아있었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더니 괜히 나왔나 싶은 마음과, 집에서 그런 수모를 견딜 바에 차라리 노숙하는 게 낫다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한 차례 강풍이 불었다. 칼바람이 뺨을 무자비하게 할퀴고 지나갔다. 서랑이 제 무릎을 끌어안으며 웅크렸다. 추위에 몸이 달달 떨렸다.

 ‘⋯⋯지금이라도 돌아갈까.’

 아니, 그건 멍청한 생각이다. 서랑은 잠깐 약한 마음 먹은 자신을 책망했다. 집에 도로 가봤자 좋은 꼴은 못 볼 텐데! 대신 청소년 쉼터라도 알아볼까 싶었다. 찾아보니 그런 게 있었던 것 같고. 그닥 내키진 않지만 어쨌든 머물 곳은 있어야 하니.
 ‘춥네⋯⋯.’ 겨울 지나면 언젠가 봄이 오겠지만, 제 앞길엔 캄캄한 어둠만이 깔려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 앞이 마냥 찬란하기만 한 줄 알았는데, 눈 비비고 다시 보니 끝없는 고행길이었던 거다. 끝나지 않는 겨울처럼. 서랑은 자기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왜 여기서 이러고 있니.”

 이윽고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굳이 고개 들어 확인하지 않아도 그 주인이 누굴지는 자명했다. ‘⋯⋯왜 안 나오나 했다.’ 서랑은 그 정도의 감상만 하고 말았다. 부모와 사이가 틀어진 걸 구태여 그녀 탓을 하지도 않았고.

 “아버지랑 싸웠어요.” 서랑이 꿍얼댔다.
 “결국 그 치들과 한바탕 한 모양이로구나.” 그녀는 제 부모를 아는 것처럼 말했다. ‘신이니까 어디서 지켜보고 있던 건가.’

 “후회하니?”
 “아뇨, 절대로요.”

 후회하냐 묻는 말에 즉답이 튀어나왔다. 서랑은 이번 일을 후회하지 않았다. 그냥 조금 아쉬울 뿐이다. 후회한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엎지른 물을 다시 담을 수 없듯이.
 “그래, 그래야지. 그게 맞는 게야.” 그녀는 제가 부모에게 시달리던 걸 어지간히도 가엾이 여겼나 보다. 예전이었다면 당신이 뭘 아냐며 쏘아붙였겠지만, 지금의 서랑은 그 말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신이 되기 전의 내게도 그런 시원찮은 부모가 있었지.”

 그러더니 서랑이 듣기엔 의외의 말을 꺼낸 것이다.

 “내 아비랑 어미, 그러니까 친부모는 딸만 여섯 낳은 게 무지 억울했던 모양이야. 일곱째인 나까지도 딸로 태어나니까 그냥 내다버린 거지.”
 “그래도 좋은 양부모님을 만나서 잘 컸고 그때까지는 모든 게 괜찮았어.”
 “근데, 그 작자들은 자기네가 먼저 갖다버려놓고서 뭐가 아쉬웠는지 날 찾아내서 부르는 거 아니겠니.”
 “그러더니 뭐라는 줄 아니? 애비가 죽을 병에 걸렸대.”
 “희귀한 약을 찾아와야 하는데 지 딸들은 죄다 가기 싫다고 하고, 그러니 남은 게 나밖에 없던 거야.”
 “그때 나는 지지리도 멍청했던지라 그걸 좋다고 끄덕였단다. 그렇게 해서라도 낳아준 부모에게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했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후회돼. 그 글러먹은 작자들이 뭐가 불쌍해서 나 스스로 고생길을 나섰을까.”

 그 내용은 서랑도 익히 아는 바리데기 설화였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단순한 설화가 아니었다. 진짜 경험이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 어조도 사뭇 감정적이었다. 자길 버린 부모를 위해 희생했었던 여인은 서랑을 보고 제 과거를 떠올린 걸까?

 “아무튼간에 넌 옳은 행동을 한 거란다.”
 “⋯⋯고마워요.”

 그런 허울 좋은 말이라도 들으니 그나마 마음의 짐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

 “이 참에 이름이라도 알려주지 않으련? 언제까지고 지혜라 부를 순 없잖니.”

 서랑이 입을 다물기가 무섭게 그녀가 다시금 말을 붙여왔다. “서랑이에요, 금서랑.” 사소한 거지만 굳이 숨길 필요도 없고 해서 바른 대로 일러주었다. ‘그보다 내 이름 모르고 있었구나.’

 “그래, 서랑 군. 아무쪼록 조심하려무나. 요새 악마들이 더 날뛰고 있단다.”

 악마들이 날뛰고 있다. 그 말에 서랑은 그간의 뉴스 보도들을 떠올린다. 어느 순간부터 급증한 살인 사건. 기이한 방식으로 죽은 피해자들. 그게 전부 악마의 소행이 맞았던 거다.
 “물론 서랑 군을 내가 보호해줄 수는 있단다. 헌데 내 힘은 그리 강대하지 않아.” 그녀가 덧붙이는 말에도 서랑은 가만히 궁리하고 있을 뿐이다. 악마에 대해서.

 “말이 나와서 그런데 그 악마들은 대체 어디서 온 건가요?”

 줄곧 얼굴 파묻고 있던 서랑이 물음과 함께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손으로 턱 짚고선 퍽 진지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한때 인간의 보금자리였었던 마계란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인간의 보금자리‘였었던’? 서랑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의 조합이라.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그들은 일찍이 이 세계를 한 번 초토화시켰었어. 그곳이 마계화되어 ‘다아트’라는 곳이 되었지.”
 “그리고 기존 세계를 본따 창조주의 권능으로 새롭게 복원된 세계⋯⋯ 그게 지금 나와 서랑 군이 있는 이 세계, ‘셰키나 글로리’란다.”

 ‘⋯⋯복원된 세계.’ 충격받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지금껏 살아온 세계가 그저 덧칠된 모조품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서랑을 짓눌렀다. 하지만 그보다는 다른 이유로 짜증이 났다. 억누를 수 없는 분노가 밀려왔다. 이 세계를 만든 창조주와, 그리고 그 창조주의 무책임에.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창조주는 이 세계에 관심조차 없는 거야.’

 일순 현기증이 느껴졌다. 기존 세계는 악마의 침공에 마계로 전락해버렸다. 뿐만 아니라 복원된 세계도 불행하고 고통스럽고 다시금 악마가 기어들진대 창조주는 무얼 하고 있지?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올랐다. ‘복원만 하면 그걸로 끝이야?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고?’ 그 말이 사실이라면, 창조주는 이 세계를 복원할 수 있을 정도의 권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권능으로 세계를 돌볼 생각은 하지 않는단 말인가?
 물론 신이 모든 것에 일일히 개입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개입하지 않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동물이니까. (서랑은 그러지 못했지만 말이다.) 현재의 사회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는 구성원들이 직접 해결해야겠지.
 하지만 악마라는 초자연적 존재는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을 거다. 그건 누군가가 노력한다고 해서 수습될 문제가 아니다. 이럴 때 신이 나서지 않는다면 대체 신이 왜 필요한가. 원래 세계도 끝내 절멸했다면 그 당시 창조주는 방관하기만 했다는 뜻이다. 그래놓고서 세계를 복원했다고? 무슨 이유로? 다시 똑같은 비극이나 반복하고 있으라고?
 서랑의 안에서 무언가가 끓어올랐다. 창조주의 의도가 뭔지, 왜 세계를 복원했는지는 알 수 없다. 허나 이것만큼은 확실했다. 이 세계는 버림받았다.
 ‘이런 식으로 놔둘 거면 왜 되살린 거야.’ 서랑은 이를 꽉 악물었다. 저도 모르게 신경이 곤두섰다. 표정도 좋지만은 않았다. 눈 앞의 여인까지 걱정스런 표정을 지어보일 정도였다.

 “─그거 아직 유효해요?”

 서랑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말은 느릿했으나 그 속엔 온갖 감정이 녹아들어 있었다. 줄곧 땅바닥만 노려보고 있던 시선이 그녀를 올곧게 향했다.
 이 세계는 마냥 방치되어선 안 된다. 본래 세계마저 무너졌다고 하는데, 이곳도 끝내 똑같은 운명을 맞이할지 모른다. 그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음? 뭐 말이니?”
 “새로운 세계의 왕이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녀가 놀란 듯 서랑을 빤히 바라보았다. 아무 생각 없이, 혹은 누군가의 외압에 의해 억지로 하려는 게 아니다. 오로지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고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나 자신’이 주체가 되어 선택한 거다.
 항상 부모 말에 휘둘리고 끌려다니기만 했던 나날들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들은 언제나 강요하기만 했다. 일말의 자유도 주어지지 않았고 모든 것을 정해진 대로만 해야 했다. 거기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려 하면 비난을 마구 퍼부었다. 그런 환경에서, 서랑은 그저 타인이 정한 틀에 맞춰 살았을 뿐이다. 자신이 진정 무얼 원하는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채.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누구도 그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서랑은 이제 부모의 그림자를 등지고 제 판단으로 선택하고자 한다. 더 이상은 남의 말만 따르는 무력한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았다. 과거의 자신이었다면 결코 할 수 없었던 일이다.
 그래서 서랑은 비로소 결심했다.

 “도와드릴게요.”
이 주제글은 종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