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58 [ALL/연애/청춘물] 내 옆자리의 신 님 ~ 러브 써머 :: 11번째 이야기 (1001)
종료
작성자:◆a48X4Ks48G
작성일:2026-06-28 (일) 15:22:02
갱신일:2026-06-29 (월) 16:40:32
#0◆a48X4Ks48G(b0a0c18f)2026-06-28 (일) 15:22:02
*본 스레는 참치 상황극판 기본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의도적으로 특정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소외시키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누군가가 들어오면 반드시 인사를 해주세요.
*연애물 성격이 있는 만큼, 웹박수를 통해 오너입 익명 앓이, 캐릭터에게 줄 익명 선물을 보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토요일이 되는 0시에 공개됩니다.
익명 앓이의 경우는 머릿말로 [앓이], 익명 선물의 경우는 [선물]을 달아주세요.
*연플을 노리는 등의 이유로 특정한 누군가하고만 놀지 말고 골고루, 다양하게 노는 것을 권장합니다.
*기본적으로 참치 상황극판 규칙을 지키면서 재밌게 놀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본 스레는 기본적으로 15세 이용가입니다.
*성적 수위는 키스까지이며 그 수준을 넘어서는 직,간접적 드립이나 발언을 일체 강력하게 금지합니다. 적발시 시트가 내려가게 됩니다.
위키 - https://threadiki.iwinv.net/t/wiki.php/%EB%82%B4%20%EC%98%86%EC%9E%90%EB%A6%AC%EC%9D%98%20%EC%8B%A0%20%EB%8B%98%20%EB%9F%AC%EB%B8%8C%20%EC%8D%A8%EB%A8%B8?action=show
웹박수 - https://forms.gle/HQvYC5xD3N1HNHy1A
시트 어장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12771
선관&임시 어장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12243
종강 축제 이벤트 - situplay>12931>271
*의도적으로 특정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소외시키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누군가가 들어오면 반드시 인사를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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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앓이의 경우는 머릿말로 [앓이], 익명 선물의 경우는 [선물]을 달아주세요.
*연플을 노리는 등의 이유로 특정한 누군가하고만 놀지 말고 골고루, 다양하게 노는 것을 권장합니다.
*기본적으로 참치 상황극판 규칙을 지키면서 재밌게 놀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본 스레는 기본적으로 15세 이용가입니다.
*성적 수위는 키스까지이며 그 수준을 넘어서는 직,간접적 드립이나 발언을 일체 강력하게 금지합니다. 적발시 시트가 내려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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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Cragsheaven(c28e77d5)2026-06-29 (월) 11:37:34
크레그스헤이븐의 첨탑의 등은 켜지지 않은 지 오래였지만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는 이들은 그 불빛을 당연히 떠올릴 수 있었다. 그 영광이 흐르던 시절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시대였고 그 시대의 극적인 몰락 이후 지금까지의 꾸준한 쇠락을 부정하고 싶은 이들에 의해 그 좋은 시대마저도 좋지 않았다고 부인되고 말았다.
마을의 펍 ‘녹슨 닻’은 타지인의 발걸음을 반기지 않는 듯했다. 내가 마부에게 30년 전 폐허가 되었다는 ‘크래그스헤이븐’에 대해 들었다며 묻자, 실내를 채우던 왁자지껄한 대화는 일순간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주인은 닦던 잔을 멈췄고, 구석에 앉은 노인들은 시선을 바닥으로 떨궜다. 정적 속에서 땔감이 타닥거리는 소리가 뼈를 깎는 듯했다.
“그 저택은 그냥 잊으시오.”
누군가 나지막이 내뱉었다. 나는 주머니 속의 수첩을 만지작거렸다. 작가 지망생으로 보이게 활동하던 나에게 이 폐허의 냄새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으로 들릴 거라 믿는—특히 중년 이상으로 나이든 이들은 기자들을 이미 경험한 것처럼 보였으니 이상한 일은 아니다—그들은 나를 보았다. 마을 사람들의 수군거림 끝에, 묘지를 돌보는 중년의 묘지기 엘리어스가 그 일의 유일한 증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마을의 공동묘지는 황량했다. 석탄의 물결이 이곳에도 번졌는지, 아니면 인류는 재와 먼지로 돌아가나 남은 이들을 위해서 흔적이기에 남은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황량함과 잿빛과 음울한 안개가 흐릿하게 이슬을 맺히게 했다.
엘리어스의 오두막은 묘지 구석, 차가운 비석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는 완강히 입을 다물었으나, 내가 ‘어린 시절 들으셨다던 그 기묘한 옛이야기를 기록하여 세상에 남기고 싶다’며 간곡히 설득하자, 낡은 램프를 고쳐 잡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저택의 구조는... 기묘했지..”
그는 속삭였다. 30년도 더 전, 고용인의 아들로 저택을 드나들었던 그는, 다우트힐 가문이 불가능한 수확을 거두고, 거친 시대의 파도 속에서도 기이할 정도로 흐름을 돌려놓던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그건 지혜가 아니었소. 가문은 그저 그 존재의 비위를 맞추며 흐름을 빌려 썼을 뿐이지. 난 우연히 그 방의 문틈으로 보았소. 그 존재—신—이 손가락 하나를 까딱일 때마다 언덕이 숨을 쉬던 것을.”
묘지기의 집 안에 매달려 말려지던 허브의 이파리가 희미하게 떨리는 한숨과 함께였다. 마치 그 손가락 모양을 흉내내듯이 손가락을 까닥였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건 흉내라기보다는 오히려 반대로 하려는 시도였다.
“처음에는 신을 모시듯 무릎을 꿇었다더군.”
엘리어스의 눈이 흐려졌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바닥 없는 구덩이와 같지.”
가문은 이제 신을 경외하지 않았다. 그들은 산업혁명의 기계가 토해내는 매연 속에서도 자신들의 금고만은 채우길 바랐고, 존재의 눈동자에 담긴 크나큰 흐름을 엿보며 더 큰 흐름이자 부를 요구했다. 전대 가주의 막내라고 소개되던—그 존재는—점점 더 얇고 투명하게 변해갔다고 했다. 정확하게 묘사한 건 아닌 것 같았다. 자기 자신도 이상하리만치 기억이 잘 나지 않았던 것이라고 변명하듯 말했기 때문이다. 저택의 복도는 미로처럼 꼬여갔고, 가문은 점점 더 기묘한 예식과 비인간적인 착취로 그 존재를 옭아맸다. 엘리어스는 그 타락의 냄새가 썩은 곡물보다 짙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나 애초에 인간이 아니었기에 그 비인간적임은 어떤 의미도 지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도 나에게 엘리어스는 묘지를 돌보며 했다는 생각을 전했다.
“어느 날... 아침이었소.”
내가 교구학교에서 더듬더듬 글을 배울 때 즈음이었소. 오늘같이 드물게 맑은 날이었지. 엘리어스가 창밖의 황무지를 가리켰다.
“바람이 멈추더군. 언덕 사이를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던 그 바람이.”
그가 떠난 저택은 단 하룻밤 만에 죽어버렸다. 산업의 톱니바퀴는 돌지 않았고, 가문의 오만함은 곰팡이처럼 저택을 덮쳤다. 그들은 신이 떠난 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썩어가는 명예를 붙잡고 미쳐갔고, 자연히 이 묘지에 다우트힐에 할당된 가족묘지가 거의 채워지게 되었다고도 했다.
“몇 년 전, 그 저택의 가장 깊은 곳에서 마지막 후예를 끌어내어 묻어주었소. 그는 죽어가면서도 텅 빈 허공에 대고 여전히 흐름을 간절히 묻고 있더군.”
따뜻한 잔을 든 엘리어스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나는 수첩을 덮고, 이 비극의 마침표를 찍을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만약 그 신이, 당신이 죽기 전에 다시 당신을 찾아온다면, 당신은 무엇을 청하시겠습니까?”
나는 그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엘리어스는 램프의 희미한 불빛 아래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순간, 그의 눈동자에 찰나의 공포와 경악이 번졌다. 그는 뒷걸음질 치며 흠칫 몸을 떨었다. 마치 수십 년 전, 저택의 거실에서 보았던 그 존재의 서늘한 시선을 내 눈 속에서 발견한 것처럼. 나는 아무 말 없이 희미하게 웃으며 펜을 멈추었고, 오두막에는 다시금 고요한 황무지의 바람 소리만이 낮게 울려 퍼졌다.
마을의 펍 ‘녹슨 닻’은 타지인의 발걸음을 반기지 않는 듯했다. 내가 마부에게 30년 전 폐허가 되었다는 ‘크래그스헤이븐’에 대해 들었다며 묻자, 실내를 채우던 왁자지껄한 대화는 일순간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주인은 닦던 잔을 멈췄고, 구석에 앉은 노인들은 시선을 바닥으로 떨궜다. 정적 속에서 땔감이 타닥거리는 소리가 뼈를 깎는 듯했다.
“그 저택은 그냥 잊으시오.”
누군가 나지막이 내뱉었다. 나는 주머니 속의 수첩을 만지작거렸다. 작가 지망생으로 보이게 활동하던 나에게 이 폐허의 냄새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으로 들릴 거라 믿는—특히 중년 이상으로 나이든 이들은 기자들을 이미 경험한 것처럼 보였으니 이상한 일은 아니다—그들은 나를 보았다. 마을 사람들의 수군거림 끝에, 묘지를 돌보는 중년의 묘지기 엘리어스가 그 일의 유일한 증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마을의 공동묘지는 황량했다. 석탄의 물결이 이곳에도 번졌는지, 아니면 인류는 재와 먼지로 돌아가나 남은 이들을 위해서 흔적이기에 남은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황량함과 잿빛과 음울한 안개가 흐릿하게 이슬을 맺히게 했다.
엘리어스의 오두막은 묘지 구석, 차가운 비석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는 완강히 입을 다물었으나, 내가 ‘어린 시절 들으셨다던 그 기묘한 옛이야기를 기록하여 세상에 남기고 싶다’며 간곡히 설득하자, 낡은 램프를 고쳐 잡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저택의 구조는... 기묘했지..”
그는 속삭였다. 30년도 더 전, 고용인의 아들로 저택을 드나들었던 그는, 다우트힐 가문이 불가능한 수확을 거두고, 거친 시대의 파도 속에서도 기이할 정도로 흐름을 돌려놓던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그건 지혜가 아니었소. 가문은 그저 그 존재의 비위를 맞추며 흐름을 빌려 썼을 뿐이지. 난 우연히 그 방의 문틈으로 보았소. 그 존재—신—이 손가락 하나를 까딱일 때마다 언덕이 숨을 쉬던 것을.”
묘지기의 집 안에 매달려 말려지던 허브의 이파리가 희미하게 떨리는 한숨과 함께였다. 마치 그 손가락 모양을 흉내내듯이 손가락을 까닥였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건 흉내라기보다는 오히려 반대로 하려는 시도였다.
“처음에는 신을 모시듯 무릎을 꿇었다더군.”
엘리어스의 눈이 흐려졌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바닥 없는 구덩이와 같지.”
가문은 이제 신을 경외하지 않았다. 그들은 산업혁명의 기계가 토해내는 매연 속에서도 자신들의 금고만은 채우길 바랐고, 존재의 눈동자에 담긴 크나큰 흐름을 엿보며 더 큰 흐름이자 부를 요구했다. 전대 가주의 막내라고 소개되던—그 존재는—점점 더 얇고 투명하게 변해갔다고 했다. 정확하게 묘사한 건 아닌 것 같았다. 자기 자신도 이상하리만치 기억이 잘 나지 않았던 것이라고 변명하듯 말했기 때문이다. 저택의 복도는 미로처럼 꼬여갔고, 가문은 점점 더 기묘한 예식과 비인간적인 착취로 그 존재를 옭아맸다. 엘리어스는 그 타락의 냄새가 썩은 곡물보다 짙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나 애초에 인간이 아니었기에 그 비인간적임은 어떤 의미도 지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도 나에게 엘리어스는 묘지를 돌보며 했다는 생각을 전했다.
“어느 날... 아침이었소.”
내가 교구학교에서 더듬더듬 글을 배울 때 즈음이었소. 오늘같이 드물게 맑은 날이었지. 엘리어스가 창밖의 황무지를 가리켰다.
“바람이 멈추더군. 언덕 사이를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던 그 바람이.”
그가 떠난 저택은 단 하룻밤 만에 죽어버렸다. 산업의 톱니바퀴는 돌지 않았고, 가문의 오만함은 곰팡이처럼 저택을 덮쳤다. 그들은 신이 떠난 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썩어가는 명예를 붙잡고 미쳐갔고, 자연히 이 묘지에 다우트힐에 할당된 가족묘지가 거의 채워지게 되었다고도 했다.
“몇 년 전, 그 저택의 가장 깊은 곳에서 마지막 후예를 끌어내어 묻어주었소. 그는 죽어가면서도 텅 빈 허공에 대고 여전히 흐름을 간절히 묻고 있더군.”
따뜻한 잔을 든 엘리어스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나는 수첩을 덮고, 이 비극의 마침표를 찍을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만약 그 신이, 당신이 죽기 전에 다시 당신을 찾아온다면, 당신은 무엇을 청하시겠습니까?”
나는 그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엘리어스는 램프의 희미한 불빛 아래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순간, 그의 눈동자에 찰나의 공포와 경악이 번졌다. 그는 뒷걸음질 치며 흠칫 몸을 떨었다. 마치 수십 년 전, 저택의 거실에서 보았던 그 존재의 서늘한 시선을 내 눈 속에서 발견한 것처럼. 나는 아무 말 없이 희미하게 웃으며 펜을 멈추었고, 오두막에는 다시금 고요한 황무지의 바람 소리만이 낮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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