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연애/청춘물] 내 옆자리의 신 님 ~ 러브 써머 :: 198번째 이야기

#14747 [ALL/연애/청춘물] 내 옆자리의 신 님 ~ 러브 써머 :: 198번째 이야기 (1001)

종료
#0◆a48X4Ks48G(b3b6acfa)2026-09-22 (화) 13:36:55
*본 스레는 참치 상황극판 기본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의도적으로 특정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소외시키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누군가가 들어오면 반드시 인사를 해주세요.

*연애물 성격이 있는 만큼, 웹박수를 통해 오너입 익명 앓이, 캐릭터에게 줄 익명 선물을 보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토요일이 되는 0시에 공개됩니다.
익명 앓이의 경우는 머릿말로 [앓이], 익명 선물의 경우는 [선물]을 달아주세요.

*연플을 노리는 등의 이유로 특정한 누군가하고만 놀지 말고 골고루, 다양하게 노는 것을 권장합니다.

*기본적으로 참치 상황극판 규칙을 지키면서 재밌게 놀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본 스레는 기본적으로 15세 이용가입니다.

*성적 수위는 키스까지이며 그 수준을 넘어서는 직,간접적 드립이나 발언을 일체 강력하게 금지합니다. 적발시 시트가 내려가게 됩니다.

위키 - https://threadiki.iwinv.net/t/wiki.php/%EB%82%B4%20%EC%98%86%EC%9E%90%EB%A6%AC%EC%9D%98%20%EC%8B%A0%20%EB%8B%98%20%EB%9F%AC%EB%B8%8C%20%EC%8D%A8%EB%A8%B8?action=show

웹박수 - https://forms.gle/HQvYC5xD3N1HNHy1A

시트 어장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12771

선관&임시 어장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13776

오마케 공지 - situplay>14707>49
#232나츠미 - 토와(04f031ed)2026-09-22 (화) 18:51:40
situplay>14747>207


적막이 내린다. 붉은 막처럼 내리는 그것은 노을이라고 불렸다. 하루의 끝, 곧이어 찾아올 밤의 마중물. 그것의 여신은 잠시 제 가슴팍을 짚어 늘어진 츠바의 온기를 느꼈다.

그것은 맥동하는 것 같기도 했고, 고요한 것 같기도 했다. 그것이 제 맥박을 따라 공명하는 것 같다는 건 순전한 착각이었다. 뛰는 것은 여신의 심장이었다.

50만년을 멈추지 않은 심장. 그 판막 하나하나에 스며든 섭리. 섭리의 적자는 두려워했다. 사람이 너무도 가까워져, 그들을 잃는 걸 두려워했다. 그러나 말하지 않은 것은—

그 두려움에도 자신이 앞으로 나아가리라는 앎이었다. 누가 죽어도, 누구를 잃어도 여신은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 신이었으니까. 아가페를 실천하며 그저 매 걸음을 신중하게 디디고, 어떤 고통이 있다고 하더라도 삶 전체를 귀중히 여길 테니까.

차라리 광증이라 부름이 옳았다. 같은 상실, 같은 고통을 거쳐 같은 끝을 맞이해도 그러했다. 그것이 야나기사와 나츠미—■의 단면이었다.

소녀의 시선은 정면을 향했다. 그렇기에.

폭, 다가오는 온도는 덧없게도 달콤하고, 은은하게 무화과 냄새가 났다. 햇살에 잘 마른 옷감 같은 냄새에 섞인 단내. 여신의 팔이 토와의 어깨 위를 둘러 껴안았다. 뺨이 토와의 정수리에 있었고, 눈물이 두피에 닿았다. 기이하게도 따스했다.

"그런 거— 몰라."

눈물 섞인 목소리임에도 기이할 정도로 떨림이 없었다. 여신이 본 것은 자신에게 기꺼이 물음을 던진 인간이었다.

"신경 써본 적 없, 어."

여신이 본 것은 처음부터 그러했다. 지나치게 날카로워 한 번의 휘두름으로 망가져 가는 영원의 딸도, 신에게 닿지 못해 썩어가는 쇠붙이도 아니었다.

"나한테 그랬잖아."

괴물, 섭리, 장군, 영웅, 수녀, 성녀, 마녀—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나, 토와가 고집한 말은 하나였다.

"나의 나츠미— 라고."

그것이 욕심이라는 걸 모르지 않았다. 여신은 그에 익숙했다. 웃는 낯으로 밀어내는 법을 알았다. 손에 쥐고도 이름 부르는 법을 모르는 이들에게 다가서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럼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욕심을 부리는 법을 몰라."

여신은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말해주고 싶어. 처음이었으니까."

눈물은 이제 잔예만이 남았다.

"나는... 무화과를 좋아해."

느닷없는 사실. 그러나 누구도 묻지 않아 그녀도 스스로 드러내본 적 없었다. 언제나 묻는 건 그녀의 몫이었으니. 그녀는 신중하게, 서투르게 말했다.

"그리고 나는 잠을 아주 오래, 길게 자. 그럴 필요도 없지만 물과 차를 자주 마시고, 식사를 하고, 빵을 굽고, 요리를 해."

토와를 뒤에서부터 껴안은 채로 속삭이는 말은 어둠을 짚어 나아가는 걸음을 닮아 있었다. 어색하고, 절박하며, 또—

"—항상 청결하지만 목욕하는 걸 좋아하고, 산책하는 걸 좋아해."

어딘가, 그저 보고 있기 어려운 안타까움을 불렀다. 그 안타까움의 지평에서 여신은 토와를 안은 팔에 힘을 주어 그 정수리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리고 나는... 항상, 언제나 항상... 바라왔어. 돌아갈 곳을, 돌아올 곳을."

집을. 여신은 훌쩍이는 소리조차 없이 가냘픈 칼날을 끌어안았다. 그대로 소원했다. 기도했다.

닿을 길이 없는 가련한, 자신만을 위한 기도.

"방랑의 끝에, 돌아올 곳이 있었으면 했어."

두근.

"그 집에서 누군가 기다리고 있었으면 했고."

두근.

"사람을 밀어낸 건, 누구도... 내가 돌아올 집이 될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야."

두근.

"기다려주지 않을 거고, 마음은 변할 테고, 다시 돌아왔을 때 사라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제 심장소리에 귀를 기울여, 누구에게 하는 건지도 모를 낱말로 여신은 울었다. 그 모든 것이, 마치 실낱조차 남기지 않은 듯이 취약하게 느껴지고도 홀가분해서.

여신은 대답을 듣는 걸 두려워했다.

시모츠키 토와 역시, 언젠가 사라지고 말 것이고, 여신은 다시 홀로 남겨지리란 대답을.

혹은, 토와가 밀어내는 것을. 하지만 여신은 말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잘 대해줘서 오해도 살 거야. 매양 무방비해서 네 마음도 졸이게 할 테고, 종종 네 마음을 속상하게도 하겠지만— 네 욕심이 좋았어."

여신은 원했다. 내가 없어도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달라고.

그럼에도 내심 바랐다. 그런 사람인데도, 나를 선택한 사람이 되어줬으면 한다고.

"네 욕심을 잘 모르겠어.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하지만 그게 너무 좋아서... 내가 익숙해질 수 있게 계속, 내가 뭘 바라는지, 나에 관해 나도 잘 모르는 것들을 물어봐줬으면 좋겠어."

그래서, 여신의 팔에 들어간 힘이 서서히 걷히면 남는 건 하나였다.

"계속 머리가 하얗게 되도록, 당황스럽도록 질문해줬으면 좋겠어."

어느새 돌린 몸, 여신은 눈물 맺힌 눈으로 눈을 마주쳤다.

https://i.ibb.co/2Y74jMD2/1790102929569.png


그 눈은 지평선에서 정처 없이 흔들리는 빛깔을 닮아 있었다.

"내 길을 이끄는 지평선이 되어줬으면 해. 내 돌아갈 집이 되어줬으면 해. 그렇게, 나를 기다려줬으면 해. 언제나 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려줬으면 해."

여신은 대가를 알았다. 무엇이든, 대가가 따른다. 여신이 줄 수 있는 건 오직 하나.

무엇보다 무가치하면서도, 무엇보다 귀중한.

"이 아름다운 해질녘을, 터오는 여명을 줄게."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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