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 [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243- (1001)
에주
2025-1-28 (화) 오전 01:38:30 - 2025-2-3 (월) 오후 10:14:45
- 0에주 (wMHMn9/U3a)2025-1-28 (화) 오전 01:38:30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1:1 카톡방: >191>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ruby 즈베즈다]звезда́[/ruby]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 2025-1-31 (금) 오후 03:39:51[clr silver]보라 내가 땅을 본즉 혼돈하고 공허하며 하늘에는 빛이 없으며 (예레 4:23)[/clr] 터져나온 코피를 훔치며 소년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진득하고 샛붉은 액체가 손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손가락 마디마디에서 무거운 통증이 느껴진다. 얻어맞은 관자놀이가 아릿하게 아파왔다. 조금 어지러운 것 같기도 하다. 그가 이렇게 성치 않은 몰골을 한 까닭은, 아니나다를까 같은 학교 양아치들이 오늘도 대뜸 시비를 걸었어서 그렇다. 전부 몇 번씩이나 봤던 낯짝들이었다. 참 이상한 게 놈들은 자신을 볼 때마다 얌전히 넘어가는 법이 없다는 점이다. 매번 먼지 나도록 흠씬 두들겨맞고서도. ⋯⋯어차피 지금은 죄다 도망가버렸으니 일단락이다. 며칠 뒤에 또 보겠지만. 소년, 요나시로 카가리는 아직 얼얼한 옆구리를 부여잡고서 비틀비틀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난관에 봉착해버렸다. 이쪽을 발견하고서 후다닥 뛰어오는 또래 여학생이 보였기 때문이다. 남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참견쟁이. “요나시로 씨──!” 목청 하난 참 크다. 듣는 사람 창피하게. 그녀가 요나시로 앞에 멈춰선다. 아마미 미하루. 같은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 조금 작은 키에 긴 머리칼과 해맑은 눈웃음이 특징인 소녀. 누구에게나 상냥하고 친절한, 도대체 왜 자신 따위에게 관심 가져주는지 모르겠는 사람. “으이구, 꼴이 이게 뭐야. 일단 좀 앉아봐.” 역시, 아마미는 요나시로의 상태를 보고선 대뜸 인상부터 찡그렸다. “또 시작이네⋯⋯.” 괜히 퉁명스럽게 대꾸한 요나시로는 그러면서도 아마미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 앉았다. 시설의 어른들도 그에게 자주 애정어린 잔소리를 일삼곤 했다. 아마미처럼 말이다. 담배 피우지 마라, 싸우지 마라, 학교 땡땡이치지 마라⋯⋯. 그렇지만 요나시로는 쉬이 일탈을 그만두지 않았다. 그럴 수도 없었다. “⋯⋯쿠로사와 씨가 시켰지? 나 데려오라고.” 다소 날선 질문이지만 아마미는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대신 한숨 내쉬며 구급상자를 꺼내놓는다. “선생님이 부탁한 건 맞지만⋯⋯ 나도 요나시로 씨가 걱정되어서 그래.” 상처에 닿는 소독약이 언제나 그렇듯 따끔했다. “아니지, 나만 그러는 것도 아니잖아. 모두가 요나시로 씨를 걱정하고 있는걸.” “⋯⋯.” 시아와세 아동양호시설. 그 이름답게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곳이다. 그래서 요나시로에겐 더더욱 어울리지 않는 장소였다. 상냥한 교사들과, 이타심과 배려를 아는 아이들. 그들은 한낱 도태된 불량아인 요나시로에게도 아낌없는 친절을 베풀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먼저 손을 내밀어주었다. 그게 가식이나 허영이 아닌 순수한 걱정과 호의임을 요나시로는 잘 알고 있다. 싫거나 짜증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기뻤다. 동시에 두려웠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요나시로에게 평온한 삶이란 절대 누려서는 안 될 금기나 다름없었다.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어미의 탈 쓴 작자가 그리 지껄였기 때문에. 소년의 마음을 깊이 할퀴고 지나간 상처는 세월이 흘러도 치유되질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고 주변 환경에 반항했다. 억지로 타인을 밀어냈다. 나는 혼자여야만 해. 나는 행복해선 안 돼. 그렇게 끝없이 되뇌이며. 그럼에도 그는 혼자가 되지 못했다. 삶을 거스르지 못했다. 결국 요나시로는 아마미의 성화에 이끌려 시설로 함께 돌아왔다. 그리고 제 방으로 들어가려던 요나시로를 아마미가 잡아끌었다. 휴게실에서 다 같이 TV나 보자며. 그녀는 대답도 듣지 않고 곧장 휴게실로 향했다. 요나시로도 어쩔 수 없이 그 뒤를 따랐다. TV 앞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아이들이 그들을 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화면에선 요새 한참 유행한다는 예능 프로그램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런 게 재밌나.’ 요나시로는 소파에 앉은 채 턱을 괴었다. 패널들끼리 주고받는 농담이 무척 유치했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깔깔 웃어댔다. (그새 아마미는 선생님들 일을 도와줘야 한다며 자리를 떴다.) 괜히 씁쓸해진다. 요나시로는 TV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그랬더니 이번엔 다른 남자아이가 불쑥 다가오는 게 아닌가. 손에 뭔갈 들고서. “카가리 형, 이거 먹을래요? 냉장고에 있던 거!” 아이가 내민 건 낯익은 모양새의 쿠키였다. 그 이상한 채팅방에서 받아온 쿠키. 양도 너무 많고 당장 먹을 것도 아니라서 휴게실 냉장고에 넣어뒀었던. “⋯⋯그래.” ‘그거 내가 가져온 건데.’ 어쨌건 요나시로는 쿠키를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 거절해도 이 아이의 성격상 끈질기게 권유할 게 뻔하다. 어쩔 수 없이 요나시로가 쿠키를 받아들어 한 입 베어물었다. 바스러지는 과자 사이로 진한 아몬드 향이 느껴졌다. ‘맛있긴 하네⋯⋯. 직접 구운 건가. 말했던 걸 봐선 아마 그런 거 같은데.’ 그 채팅방, 역시 이상한 곳이다. 다들 지나치게 좋은 사람들이었다. 다른 세계와 이어져있다고 해서 거창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아니었다. 그 틈에 슬쩍 끼어들어가도 모두 반갑게 인사를 건넸으며 친근히 대해주고 관심을 보여주었다. 마치, 이 시설 사람들처럼 말이다. 예능 프로가 어느새 끝났다. 용건이 끝난 아이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곧 TV에서 지루한 뉴스가 송출되기 시작한다. 일본 내각이 어쨌니, 타국 간 전쟁이 어떻니, 강력범죄 발생률이 상승세니 하는 소식을 남성 아나운서가 무미건조하게 읊는다. 참 한결같다, 이 세상도. 세 차례의 세계대전이 지나간 것도 불과 몇십 년 전 일이라던데 인류는 아직도 서로를 물어뜯고 있다. 그렇다고 세계 정세를 본격적으로 비판하기엔 자신은 아는 것 하나 없는 애송이인지라. 그래도 세상이 이 지경으로 돌아가는 꼴이 웃기기야 했다. TV 속 아나운서의 안색이 돌연 바뀌었다. 화면 밖에서 어떤 지시를 들었는지, 옆을 돌아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긴 정적이 흘렀다. 요나시로는 그때까지만 해도 별일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그냥 방에 들어가서 누워나 있을까 싶었다. “⋯⋯긴급 속보입니다. 전국 각지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행인을 습격하고 있다고 합니다.” 곧 아나운서의 당황한 목소리와 함께⋯⋯ 화면이 전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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