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 1:1 / 센티넬버스 ] 아프지 않은 사랑은 없다 (19)

☾☼☽
2025-01-07 19:59:49 - 2025-01-10 18:59:50
    • 0☾☼☽ (VkzEAiIYo.)2025-01-07 19:59:49


      내게 상처 주게 허락 할 테니
      다시 걸어보게 해 줘, 사랑에
      난 이미 손 쓸 수 없게 돼 버렸지만

      멋대로 그대를 원하고 있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냐
      난 이미 사랑에 빠져 버렸지만


      •:•.•:•.•:•:•:•:•:•:•:•☾☼☽•:•.•:•.•:•:•:•:•:•:•:•

      >>1 연해운
      >>2 진류화
        • 11연해운 - 진류화 (DNWVvBjWVu)2025-01-10 16:29:39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체결되어버린.

          계약서도 쓰지 않겠다는 말에 쎄함 전혀 없진 않았으나- 그저 잠자코 있기로 했다. 여차하면 수틀렸을 때 도망치더라도 서류 없으니 배 째라, 하고 뻗댈 수 있는 명분이라도 생길 테니까(비록 냅다 뻗댄 뒤 사지 멀쩡할 수 있을지 어떤지는 차치하더라도).

          늘어지는 고용주(우습게 들리겠지만, 돈이 얽힌 관계일수록 철저히 해야 하는 법이다)를 멀거니 바라보기만 한다. 거진 초면이나 다름 없는 상대를 눈 앞에 두고도 태도가 지나치게 풀어진 감이 없지 않다. 바로 전까지 자신을 꿰뚫을 듯 하던 시선의 감각이 아직까지도 선연한데. 취기 품고 있던 어제 또한. 패거리를 쫓아 보내던 얼굴을 기억한다. 진정 맨 얼굴이 무엇인진 알 수 없으나 그저 의뭉스러운 사람, 그런 감상 남기는 것으로 끝내면 된다. 어차피 오래 지나지 않을 관계니까.

          "...예. 감사합니다."

          그 짧은 시간 내에 돈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고, 묘하게 말투가 깍듯해졌다. 윗사람 심성 거스르지 않아야 피해도 덜 본다. 최소한 해운이 이때까지 반복해 온 굴레에선 늘 그랬다. 수상하기 그지 없는 고용주여도 빚도 까 주고, 돈도 주고, 심지어는 머물 곳까지 제공해 주는데 철판 깔고 이 정도 예의 차리는 것 즈음은 당연지사다. 가리키는 방문 굳이 열어보러 가진 않았다. 그저 방 빼겠다고 집주인에게 연락이나 해 놔야겠다, 생각했을 뿐이다. 뺄 짐도 가벼운 잡화나 옷가지 몇 벌 정도가 전부였으니 두어 번만 왔다갔다 하면 이사도 금방 끝날 테다. 문고리에 이런저런 잡생각들을 얽어매고 있는데.

          "연해운, 26살입니다. ...정해진 직업은 딱히 없고, 그저.. 이것저것 합니다. 돈 되는 일이라면."

          고개가 돌아왔다. 시선은 그보다 반 박자 늦게 돌아왔다. 또 한 번 눈이 마주친다. 허락에도 여전히 깍듯한 존댓말(다시 한 번 말하지만 돈으로 얽힌 관계는 철저해야 하는 법이다). 재미 없는 인간이래도 별 수 없다. 몸 빼려다가 브레이크 건 것처럼 일순 턱, 하고 멈춘다. 이것도 계약 범위에 들어간 가이딩의 일종인지 헷갈리기 시작해서. 이게 맞는지 조용히 머리를 굴리는 게 슬며시 미간에 드러난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결정을 내렸을 땐 이미 류화의 손이 머리를 떠난 뒤일 터다. 마주치는 눈동자에 깃든 아리송함을 상대는 알아챘나? 시선 잇고 있자니 어딘가 머쓱해서 마주치기를 포기하고 툭 시선 떨군다. 기묘한,

          낯섦?

          ..알 수 없고.

          손길이 떠나기를 기다렸다가 한참 후에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 이대로 계속 앉아 있다간 영원히 어색한 공기 속에서 눈 맞추고 있어야 할 것만 같아서. 그리고 무엇보다.

          "그럼 계약도 했고, 자기소개도 끝났고, 잠시 실례 좀 하겠습니다."

          냅다 류화의 침실이며 옷방 가리킨다. 그래, 어색한 박차고 일어난 진짜 목적은,

          "민감한 물건 있으면 미리 좀 챙겨 주시죠. 이 집을 싹 뒤집어 엎고 싶거든요. ..지금."

          청소의 악마 연해운,

          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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