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1> [1:1/HL] 071120 (214)
◆AxG1gOeKdi
2025년 2월 20일 (목) 오전 01:12:31 - 2025년 6월 14일 (토) 오후 06:27:32
2025년 2월 20일 (목) 오전 01:12:31
2025년 2월 20일 (목) 오후 10:32:29
이디스는 저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설 뻔한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초상화가 담아내지 못한 게 또 있었다니. 이디스는 미간을 조금 좁힌 채 마치 관찰이라도 하는 양 사내를 바라보았다. 약혼자보다는 해바라기 줄기에 매달린 무당벌레를 보는 것에 가까운 눈이었다. 그도 그럴게, 애초에 이디스 주변에는 이런 사람이 없었다. 제가 유독 말이 없긴 했지만, 제 가족들 역시 조용한 편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남동생, 심지어 가신들까지 모두 모아놔도 저런 말을 저런 식으로 아무렇지 않게 할 만한 사람은 없었다.
………이게 남부인들의 살가움인가? 이디스는 이제 웃지도 찡그리지도 못한 채로, 아주 애매한 표정이 되었다. 살면서 들어본 적 없는 말인데다 대답하기에도 아주 난감했다.
“…네, 라렌티아 양이라 부르시면 됩니다. 바스티안 경.”
결국 이디스는 제가 대답할 수 있는 말에만 답을 하고 말았다. 곧 바스티안 부인이 될 테지만, 아직은 라렌티아였으니 꽤나 명쾌한 답이라 생각되었다. 아까 전 ‘그것’이 굳이 답변을 바라고 한 말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이곳에서 자주 마시는 차가 있다면 그걸로 부탁드립니다. 북부에서는 주로 따뜻한 생강차를 마시는데… 지금은 덥게 느껴질 듯하여.”
뜨겁게 데운 차도 금세 식어버리는 북부의 영지와는 달리, 이곳에서는 따뜻한 차도 영영 식질 않을 것 같았다. 처음 출발할 때 입었던 외투나 장갑, 모자 따위는 벗은지 오래였고, 드레스마저 가장 얇은 것을 골라입었건만. …아차.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뒤늦게 인사하며 무릎을 살짝 굽혔다 편 이디스가 바스티안을 올려다보았다. 입가에 아주 엷은 미소가 떠올랐다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이게 남부인들의 살가움인가? 이디스는 이제 웃지도 찡그리지도 못한 채로, 아주 애매한 표정이 되었다. 살면서 들어본 적 없는 말인데다 대답하기에도 아주 난감했다.
“…네, 라렌티아 양이라 부르시면 됩니다. 바스티안 경.”
결국 이디스는 제가 대답할 수 있는 말에만 답을 하고 말았다. 곧 바스티안 부인이 될 테지만, 아직은 라렌티아였으니 꽤나 명쾌한 답이라 생각되었다. 아까 전 ‘그것’이 굳이 답변을 바라고 한 말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이곳에서 자주 마시는 차가 있다면 그걸로 부탁드립니다. 북부에서는 주로 따뜻한 생강차를 마시는데… 지금은 덥게 느껴질 듯하여.”
뜨겁게 데운 차도 금세 식어버리는 북부의 영지와는 달리, 이곳에서는 따뜻한 차도 영영 식질 않을 것 같았다. 처음 출발할 때 입었던 외투나 장갑, 모자 따위는 벗은지 오래였고, 드레스마저 가장 얇은 것을 골라입었건만. …아차.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뒤늦게 인사하며 무릎을 살짝 굽혔다 편 이디스가 바스티안을 올려다보았다. 입가에 아주 엷은 미소가 떠올랐다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