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363-

#14698 [채팅]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잡담방 -363- (262)

#0에주(a322f3f8)2026-09-19 (토) 13:42:17
위키: https://opentalkwiki.mycafe24.com/wiki.php/%EB%8C%80%EB%AC%B8
1:1 카톡방: >8525>
번개모임방: >5108>
웹박수: https://talk-clap.vercel.app/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á즈베즈다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1에주(96e05c5f)2026-09-23 (수) 11:00:47
Attachment
밈미
#2리베주(b0941aa5)2026-09-23 (수) 11:01:24
거대하다
#3HiO주(252a1dab)2026-09-23 (수) 11:02:04
와 새집냄새
그리고 거대한 밈미
#4소나주(f0cb5c90)2026-09-23 (수) 11:02:07
에다감입니닷

situplay>14128>1001
뱉밈미

>>1 빈백밈미
#5리베주(b0941aa5)2026-09-23 (수) 11:26:51
근데 게도 탈각을 하나요
#6HiO주(252a1dab)2026-09-23 (수) 11:27:35
>게
>게니오
#7리베주(b0941aa5)2026-09-23 (수) 11:29:15
짱미나이가 대형 게는 1년에 한 번 정도 한다고 하고 크기가 커질수록 빈도가 적어지는 것 같은데
둘째는 웬만한 대형 게보다 몇 배는 더 크니까
탈피를...... 리베리가 본 적이 있나
#8리베주(b0941aa5)2026-09-23 (수) 11:29:38
탈피...... 본 적 있니
게 게니오
2
#9HiO주(252a1dab)2026-09-23 (수) 11:31:50
게니오
#10소나주(f0cb5c90)2026-09-23 (수) 11:34:15
게니오
#11리베주(b0941aa5)2026-09-23 (수) 11:38:07
리베리 영화가 뭔지 아니 1
#12소나주(f0cb5c90)2026-09-23 (수) 11:40:50
situplay>14661>876
어째서 상어 토네이도.
#13에주(96e05c5f)2026-09-23 (수) 11:45:13
샤크네이도...
#14리베주(b0941aa5)2026-09-23 (수) 11:51:19
1
#15소나주(f0cb5c90)2026-09-23 (수) 12:02:02
저지금 KOCW 없어진대서 보던 무료강의 없어지기 전에 마저보고 있엇는데용
대강 하루에 한차시씩 보면 올해안에 다 보겠지!라는 계획을 세웟으나
근데 이 교수님 유툽영상자료 많이 쓰셔서 그거까지 보려니 오늘?치 분량이 끝나지 않습니다에요...
심지어 어째선지 유투브가 자꾸 튕기는 것이에요..........
#16리베주(b0941aa5)2026-09-23 (수) 12:02:31
엔들리스 강의
#17소나주(f0cb5c90)2026-09-23 (수) 12:02:36
리베리 팬클럽 특전영상
소나군이 팬틀럽을 부러워한대요😂
#18소나주(f0cb5c90)2026-09-23 (수) 12:07:47
situplay>14661>951
situplay>14661>955
이열.
칸나랑 유이랑 잘지내고 있군요😂
#19에주(96e05c5f)2026-09-23 (수) 12:15:04
전에도 생각했던거지만 신캐를 만들어서 채찍피티한테 직접 굴려보라고 하고싶군요
생각난김에 지금 구상을...
#20소나주(f0cb5c90)2026-09-23 (수) 12:27:09
프리덤!
#21HiO주(252a1dab)2026-09-23 (수) 12:27:40
엇
저녁 먹고 식곤증이
쉬러갑니다
#22소나주(f0cb5c90)2026-09-23 (수) 12:28:34
쫀밤되세용!
#23소나주(f0cb5c90)2026-09-23 (수) 14:09:11
situplay>10040>468
나름 떡밥이라고 뿌렸으나 회수하지 못하고 엎어질 것 같아서 지금 푸는 tmi :
초기에 리온&소나네 스진 구상하면서 생각했던 가능성 중 하나는 투기장 경쟁자 제거하러 온 빌런 중 하나가 로키군이랑 엮여서 갱생해 로키군의 패밀리어가 되는 전개가 있었는데요 제가 스진 하면서 아 이건 에바스기루.하고 소리소문없이 엎었었네요...
#24HiO주(252a1dab)2026-09-23 (수) 14:26:42
에바스기루.
#25HiO주(252a1dab)2026-09-23 (수) 14:26:55
아쉽다
로키군의 패밀리어가 추가되는 이벤트가-!!
#26HiO주(252a1dab)2026-09-23 (수) 14:27:08
Q. 잠은요
A. 어어 1시간 꿀잠잣어요
#27소나주(f0cb5c90)2026-09-23 (수) 14:29:50
지금쯤 로키군도 슬슬 도롱쿨했을 거 같고...
저도 자러 가보겠습니닷 톡바쫀밤이에용!
#28소나주(f0cb5c90)2026-09-23 (수) 14:30:39
>>26 의도치않은 바톤터치가.
그래도 잘 자셨다면 굿웃입니닷
#29HiO주(252a1dab)2026-09-23 (수) 14:32:02
소바소바에용
쿨쿨쿨
#30HiO주(1b3b8047)2026-09-24 (목) 03:31:20
Attachment
#31HiO주(1b3b8047)2026-09-24 (목) 03:31:28
다들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용
#32리베주(ef31f8ba)2026-09-24 (목) 03:46:15
즐가위

네모쿤은 제가 먹었습니다
#33HiO주(1b3b8047)2026-09-24 (목) 03:48:45
오늘은 추석인만큼 꿀떡맛으로 준비햇습니다(?
#34탈주(26419c68)2026-09-24 (목) 04:00:22
situplay>14128>996
사유: 화로를 서울에 풀어놓기엔 탈주가 아직 바쁨
#35에주(0e5b44e6)2026-09-24 (목) 04:03:02
저런
#36탈주(26419c68)2026-09-24 (목) 04:04:30
그리고 네모군... 여전히 귀엽구나
#37HiO주(1b3b8047)2026-09-24 (목) 04:32:29
콩송편 먹고 으엥 하고 잇겟죠
#38에주(0e5b44e6)2026-09-24 (목) 04:46:45
Attachment
ㅁ
#39HiO주(1b3b8047)2026-09-24 (목) 04:50:21
저정도면 정상체중이야 밈미
#40HiO주(1b3b8047)2026-09-24 (목) 05:21:24
아론아저시가 마작?
#41탈주(fef39f93)2026-09-24 (목) 05:49:11
화로 조카들....
성질머리 화로 닮았겠지
#42탈주(fef39f93)2026-09-24 (목) 05:49:36
작은 화로가 여러명
#43HiO주(1b3b8047)2026-09-24 (목) 05:52:04
Attachment
https://www.neka.cc/composer/12403

네모군
이 네카 제법 아름답네요
#44탈주(fef39f93)2026-09-24 (목) 05:52:19
잘어울리는구나 네모야
#45익명의 참치 씨(eb6c25f7)2026-09-24 (목) 06:05:02
허어엉엉어ㅓ어엉
#46HiO주(1b3b8047)2026-09-24 (목) 06:05:26
1
-1 은 빽도
0은 낙
해서 윷놀이를 할 수 있을까(?
#47HiO주(1b3b8047)2026-09-24 (목) 06:06:38
Attachment
https://www.neka.cc/composer/12403

A랑 b가 잇는데 이건 b로 만든 네모군
#48탈주(b33046b6)2026-09-24 (목) 06:07:11
초차원 윷놀이
#49HiO주(1b3b8047)2026-09-24 (목) 06:58:30
뭔가... 발판마다 벌칙이 쓰여있는 윳놀이판
#50탈주(33f7172b)2026-09-24 (목) 07:15:19
윷놀이 레이드
#51난슬주(5e798ecf)2026-09-24 (목) 07:33:26
게임 새 스토리를 밀고 있습니다만.. 역시 이 게임은 어린애 캐릭터도 캐디를 아주 큐트하게 뽑아내는군요
너무 귀여워서 입꼬리에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52탈주(9ef807a9)2026-09-24 (목) 07:55:23
어린애는 원래 귀여워야 하는거 아닌가요
#53난슬주(5e798ecf)2026-09-24 (목) 08:01:18
같은회사 다른작품들 중 어?린?애? 같은 것들이 좀 많았던지라..................
#54에주(0e5b44e6)2026-09-24 (목) 08:16:18
Attachment
밈미
#55소나주(76c47873)2026-09-24 (목) 08:34:02
톡하입니닷!
다들 즐거운 명절 되시라에요!


situplay>14759>99-101
situplay>14759>113
situplay>14698>41
크아아아악 (맵기랑 별개로 할라피뇨 자체를 싫어함)
화로네 조카들 무섭다에요 괜히 화로군이 도망치고 싶어하는게 아니었음...

>>30 >>43 >>47
곱다에요 후자 뭔가 프러포즈 느낌 같기두
#56소나주(76c47873)2026-09-24 (목) 08:34:47
>>46 >>49-50
오 재밌겠다에요!
#57탈주(4bf568d9)2026-09-24 (목) 09:46:10
>>55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ㅋ
소하예요
#58리베주(eb6c25f7)2026-09-24 (목) 10:08:38
Attachment
#59난슬주(5e798ecf)2026-09-24 (목) 10:26:38
Attachment
한가위에 출시한 새로운 픽업 캐릭 패시브를 한 가위로 넣어버리는 게임의 패기
#60소나주(76c47873)2026-09-24 (목) 10:27:32
헐ㅋㅋㅋㅋㅋㅋ
한국 게임이라서 가능한 센스일까요!
#61난슬주(5e798ecf)2026-09-24 (목) 10:29:00
아마 일본하고 영어쪽 번역도 한가위 가지고 드립을 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은근 이 게임 아재개그 좋아한단 말이죠
#62넛케주(500뽑+3성 확정권 10개 다 털림)(088e5d2b)2026-09-24 (목) 11:23:05
으아아 대표 나와!!!! 내가 뽑기를 몇 번을 돌렸는데 신캐가 한 번도 안 나오는거야!!!!!!!!oO(안녕하세요 여러분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63소나주(76c47873)2026-09-24 (목) 11:23:32
넛하에용 (토닥토닥)
#64넛케주(500뽑+3성 확정권 10개 다 털림)(088e5d2b)2026-09-24 (목) 11:24:36
하하하 고객님 뭔가 오해하신것 같은데 저희는 신캐를 뽑을 기회를 드린거지 신캐를 드린게 아니에요oO(소-하 추석 잘 보내고 잇나오)
#65탈주(6c4295c7)2026-09-24 (목) 11:28:02
명절증후군조금잇고괜찮았어요
#66넛케주(500뽑+3성 확정권 10개 다 털림)(088e5d2b)2026-09-24 (목) 11:28:42
이건 명절에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한 넛케주의 승리군
#67소나주(76c47873)2026-09-24 (목) 11:28:43
그럭저럭 잘 있습니닷
여기도 한 500뽑 왔는데 신캐는 못뽑았어용...
#68넛케주(500뽑+3성 확정권 10개 다 털림)(088e5d2b)2026-09-24 (목) 11:29:12
그런 소나두에게 제안이 있습니다
넛케주랑 같이 회사에 불지르러 가자
#69소나주(76c47873)2026-09-24 (목) 11:30:52
국-산 인디겜 애껴요 (절레절레
#70소나주(76c47873)2026-09-24 (목) 11:33:03
여긴 과금유도 심한 편도 아니고 올해 못뽑아도 복각뽑기권으로 뽑을 수 있으니까용...!!
대신 좀 노가다겜이지만...

현질하셨는데도 못 뽑은거면....불지르기 킹정이지만.....
#71넛케주(500뽑+3성 확정권 10개 다 털림)(088e5d2b)2026-09-24 (목) 11:37:48
Attachment
넛케주네도 딱히 한정은 아니니까 괜찮다
시간과 기회가 무한하다면, 넛케주가 신캐를 뽑을 확률은 절대 제로가 아니야.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니까 회사는 불에 타겠지만
#72넛케주(500뽑+3성 확정권 10개 다 털림)(088e5d2b)2026-09-24 (목) 11:38:49
논현동 어디서 블났다고 뉴스뜨면 넛케주인줄 아십쇼
#73소나주(76c47873)2026-09-24 (목) 11:38:52
오......
#74에주(0e5b44e6)2026-09-24 (목) 11:43:05
(대충 플라잉체어 짤)
#75넛케주(500뽑+3성 확정권 10개 다 털림)(088e5d2b)2026-09-24 (목) 11:46:54
에-하
#76넛케주(500뽑+3성 확정권 10개 다 털림)(088e5d2b)2026-09-24 (목) 11:49:17
Attachment
참 이건 지금 어플형식으로 만들고 있다이다
아직 5층까지만 있고 추후 변경될 부분도 꽤 남아있는 데모판정도가 되겠지만 곧 배포는 가능할듯
#77넛케주(500뽑+3성 확정권 10개 다 털림)(088e5d2b)2026-09-24 (목) 11:49:51
Attachment
시간과 예산을 조금만 더 준다면......
#78소나주(76c47873)2026-09-24 (목) 11:54:55
에하에용

오호...
#79넛케주(500뽑+3성 확정권 10개 다 털림)(088e5d2b)2026-09-24 (목) 11:57:54
혹시나 하고 밝히지만 원작은 요 게임이다
https://namu.wiki/w/Shattered%20Pixel%20Dungeon?from=%EB%85%B9%ED%94%BD%EB%8D%98
#80에주(0e5b44e6)2026-09-24 (목) 12:04:00
넛주 바이브코딩 솜씨가 굉장한
궁금한게 있는데 도트같은것도 채찍 시키셧나요
#81HiO주(1b3b8047)2026-09-24 (목) 12:06:00
오오 던전
#82탈주(08510d14)2026-09-24 (목) 12:11:17
머임머임넛주가게임만들고잇음???
#83탈주(08510d14)2026-09-24 (목) 12:13:07
그러고 보니 오늘도 명절 집안 어딘가에선 새짖이가 화제(hot issue)였겠구나
#84에주(0e5b44e6)2026-09-24 (목) 12:14:32
친척한테 잔소리하느누 새짖이
#85탈주(3a0ddc0a)2026-09-24 (목) 12:15:49
새짖인 친척보면 잔소리 안 하긴 해요
그냥 급 떨어진다. 정도
#86넛케주(500뽑+3성 확정권 10개 다 털림)(088e5d2b)2026-09-24 (목) 12:16:03
>>80 정답!(실로폰 소리)
그래서 이상하게 퀄이 낮은 도트도 있다
이 깡통녀석

조카에게 비교 대상이 되는 새짖이
#87탈주(3a0ddc0a)2026-09-24 (목) 12:16:21
명절날 정치얘기하면 개판난다는 드립이었지만
#88탈주(3a0ddc0a)2026-09-24 (목) 12:16:45
가정평화파괴범 새짖이와 한
#89에주(0e5b44e6)2026-09-24 (목) 12:17:13
새짖이가 직접 말아주는 갈드컵이라니(?)
#90탈주(3a0ddc0a)2026-09-24 (목) 12:18:16
집안 빵빵하니 교수같은 친척어른들이 언론에서 디스해서 서먹할듯
#91소나주(76c47873)2026-09-24 (목) 12:20:19
테디상은 송편을
1
먹었다
안 먹었다
#92소나주(76c47873)2026-09-24 (목) 12:23:22
테디씨 새짖이랑 초면이라 새짖이 정치인인 거 모르고 있지 싶은데...
알게 되면...정치인이 왜 이런 곳에 있어-!할지도요
#93탈주(3dab3d9a)2026-09-24 (목) 12:23:54
새짖이: 세피라도 있는데 뭘(후비적)
#94에주(0e5b44e6)2026-09-24 (목) 12:24:02
정치인이 왜 이런 곳에 있어-!
#95소나주(76c47873)2026-09-24 (목) 12:40:21
situplay>14759>229
테디군의 오퍼레이터 차웅군도 톡방이 보이긴 하지만 고등학교 공부 따라잡고 넷세이버 활동 하느라 바빠서 안 온 것이라는 설정이 있습니당.
굴리는 캐가 많아져서 안 꺼내고 있지만 나중에 등장시킬수도...
#96탈주(2c6983da)2026-09-24 (목) 12:40:35
새짖이: 흐뭇
#97탈주(2c6983da)2026-09-24 (목) 12:40:41
건실한 청년.
#98에주(0e5b44e6)2026-09-24 (목) 12:45:10
건실한 청년.
#99소나주(76c47873)2026-09-24 (목) 12:53:04
테디는
30
70 이하로 소나가 난슬한테만 존댓말하는 걸 눈치챘다
#100소나주(76c47873)2026-09-24 (목) 13:13:37
쉬러가봅니닷
톡바쫀밤이에용!
#101HiO주(1b3b8047)2026-09-24 (목) 13:20:19
소바소바입니다
#102에주(0e5b44e6)2026-09-24 (목) 13:27:25
굿밤

넛주를 보고 저도 의욕을 얻어서 톡뱀서를 만들려고 하는데 세팅부터 눈돌아가늕중...
#103넛케주(500뽑+3성 확정권 10개 다 털림)(9ed60cea)2026-09-24 (목) 16:24:20
뭐 에주가 AAA급 3D 1인칭 톡뱀서를 만들어준다고


어떻게든 데모버전 배포 성공
아직 키트 도트라던가... 바꿔야하지만
대충 이런 느낌으로 만들고 있다이다
링크로 들어가서 apk 파일 다운로드하자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0B5VUKWzu-Y0mmwoD4IAB9wwZ9Oof55A
#104HiO주(d448a1e0)2026-09-24 (목) 16:52:15
너무너무무서워(?
#105HiO주(d448a1e0)2026-09-24 (목) 16:52:36
1. 게임 종료 버튼을 만들어주세요
#106HiO주(d448a1e0)2026-09-24 (목) 16:59:53
넛저씨 힘내...
끼에에
#107HiO주(d448a1e0)2026-09-24 (목) 19:00:37
멘헤라 컨프 남캐는 쫙 빼입는다는 말을 주워들었어요
ㄴ네모군: 아야.
ㄴ네모군: 저 그래도 요새 말랑말랑포와포와하게 입거든요?!
ㄴ네모군: ...물론 하늘색과 핑크는 잘 어울린다는 걸 알고 입는 거지만...

ㄴ히오: 아하.
ㄴ히오: ?
ㄴ히오: 그렇구나...??

ㄴ신더: 아니 원래 나 돈 신경 안쓴다는 놈들이 제일 돈 신경 쓰고
ㄴ신더: 남 시선 상관 안해 하는 놈들이 제일 남 시선 신경 써서 외관까지 꽁꽁 싸매는 거임
ㄴ신더: ㄹㅇ

ㄴ다니엘: 글쓴이 누구냐
ㄴ앨리스: 맞는말인데
ㄴ잭: 맞는말이네여
#108탈주(1eeb6995)2026-09-24 (목) 19:01:44
Attachment
.
#109에주(032b5116)2026-09-24 (목) 19:20:59
>>103 와 버픽던이다
#110에주(032b5116)2026-09-25 (금) 00:05:23
https://bbs2.tunaground.net/trace/database/14788/recent
쇠뿔도 단김에 뽑으려고 만든 개발일지판(?)
이래놓고 유기할수도 있지만 아무튼 종종 올리겠다에요
#111탈주(17ebee97)2026-09-25 (금) 02:12:15
톡방 오너들이 점점 엄청 유능해진다
톡방 가상현실이 이루어질 날이 머지않았다
#112넛케주(9233402c)2026-09-25 (금) 02:19:43
Attachment
>>105 알겠다데스
#113에주(032b5116)2026-09-25 (금) 02:21:07
소드아트버.도
#114리베주(91408537)2026-09-25 (금) 02:28:58
유퀴즈 나가는 화로
#115탈주(2c9f3ef3)2026-09-25 (금) 02:29:08
유퀴즈~
#116탈주(2c9f3ef3)2026-09-25 (금) 02:29:19
생생정보통에는 이미 나와봤다네요
#117에주(032b5116)2026-09-25 (금) 02:32:03
가마솥 안에 악령들을 집어넣고 지글지글~ 령의 기운을 담아 솩솩솩
겉은 불지옥처럼 바삭하고 속은 원한 가득한 육즙이 아주 그냥 콸콸콸~
#118탈주(bc440bea)2026-09-25 (금) 02:33:16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ㅋ. ㅋ ㅋ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9탈주(bc440bea)2026-09-25 (금) 02:33:22
뭔 나폴리탄 괴담같아요
#120소나주(dc43a3c7)2026-09-25 (금) 02:52:22
situplay>14759>262
(화로군 톡방티알이 어지간히도 인상깊었군요...)
(그럴만두...)

>>103 >>110
우와우.....
뭔가 이런거 보면 저도 이러나저러나 취직 안 될 거 진작부터 공부하고 싶었던 분야 공부해볼걸!하는 생각이 들어용
#121탈주(80c97e90)2026-09-25 (금) 02:53:24
왜냐면 화로는 고백을 갈겨버렸으니가

>>120 소나주도 해보아요 키즈모델제외 뭐든지 가능할 나이
#122에주(032b5116)2026-09-25 (금) 02:56:36
키즈모델
#123소나주(dc43a3c7)2026-09-25 (금) 03:00:19
사실은 저거 보기 전부터도 죽 하고 있던 생각이라...
내년부터라도 방통대 원서 넣어보려고용!
#124에주(032b5116)2026-09-25 (금) 03:03:27
와 화이팅입니다
#125소나주(dc43a3c7)2026-09-25 (금) 03:06:07
키키 다른 분들도 파이팅입니닷
#126난슬주(e89e3433)2026-09-25 (금) 07:47:24
Attachment
사촌동생이 귀여운거 깔아준다고 키보드펫이라는걸 설치해 줬습니다
채팅 칠때마다 움직이는게 친구들이랑 게임할때 짚톡 해놓은걸 보는 기분입니다
#127탈주(7dfc30c1)2026-09-25 (금) 08:09:16
화이팅임니다

>>126 ㄱㅇㅇ
#128에주(032b5116)2026-09-25 (금) 08:56:01
situplay>14759>383 기엽기는
랑이: *◝ ᗜ ◜*
#129HiO주(d448a1e0)2026-09-25 (금) 09:52:45
기여워
비록 돈은 없지만 보석은 많을거라고 짤랑짤랑 몇개 챙겨주기
#130에주(032b5116)2026-09-25 (금) 09:59:17
누르면 보석이 나오는 네모군
#131탈주(17ebee97)2026-09-25 (금) 10:16:30
넛저씨 미안 불에 타서 죽었어
#132탈주(614905e6)2026-09-25 (금) 10:22:42
>>130 보석자판기 네모군
#133에주(032b5116)2026-09-25 (금) 10:25:11
☆불에 타서 죽었어☆
#134넛케주(9233402c)2026-09-25 (금) 10:28:41
#135탈주(04ab0dc8)2026-09-25 (금) 10:34:06
알약같은거 써봤더니 죽었어
#136넛케주(9233402c)2026-09-25 (금) 10:35:21
ㅋㅋㅋㅋㅋㅋ 원래 그 게임은 사망전대 수준으로 죽어가면서 진행하는 게임이다 화이팅☆
#137HiO주(d448a1e0)2026-09-25 (금) 10:36:26
넛저씨 근래 좀 어깨가 무겁지 않은지 물어봐야 할 판
#138탈주(f49bf091)2026-09-25 (금) 10:37:44
모쪼록 오카방이 사람들 코딩실력도 늘려주고 포폴도 만들어주고 이거 참 유용하다
앞으로 고등학생한테 당당하게 초차원 오픈 카톡방 하자고 말해도 되겠어요
#139넛케주(9233402c)2026-09-25 (금) 10:38:58
넛케주 로또 당첨되면 광화문에 있는 광고 티비에 우리 어장 광고 띄울거야
#140탈주(019796bd)2026-09-25 (금) 10:39:25
그건 좀 부끄러울지도
#141탈주(019796bd)2026-09-25 (금) 10:39:45
그리고 지금 참치어장 504 에러 저만 나나요
아프지말자 아프지말자 행복하자
#142HiO주(d448a1e0)2026-09-25 (금) 10:39:56
다들 시간 정해서 얼굴 마주치지 않게 순회하기(?

캐시청소 삭삭
#143탈주(019796bd)2026-09-25 (금) 10:40:58
모은게 캐시뿐이라 아까운데
#144에주(032b5116)2026-09-25 (금) 10:42:53
>>138-139 친목으로 주정스레 보냈읍니다
#145탈주(f5094d98)2026-09-25 (금) 10:43:34
한잔 까야하는 스레인가
#146넛케주(9233402c)2026-09-25 (금) 10:47:22
(아드벡 10년산 들고 눈치보기)
#147에주(032b5116)2026-09-25 (금) 13:28:45
넛저씨 미안 양아치한테 맞아서 죽었어
#148HiO주(d448a1e0)2026-09-25 (금) 13:37:12
오너들이 죽이는 만큼 넛저씨는 위험을 회피하고 잇겟지
#149탈주(bbe1bd16)2026-09-25 (금) 13:41:16
왠지 잠자리가 뒤숭숭해진 넛저씨
#150에주(f3e85feb)2026-09-25 (금) 22:08:08

난슬이다
#151리베주(5661c830)2026-09-25 (금) 22:25:13
산책슬이
#152신생활 - L4CUNA(fc1a3ce2)2026-09-26 (토) 00:50:35
도쿄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역의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회색 하늘이 보였고, 처마를 벗어난 사람들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우산을 펼쳤다. 검은 우산과 투명한 비닐우산이 순식간에 거리를 채웠다. 저마다 갈 곳이 있는 사람들은 신호가 바뀌기도 전에 횡단보도 앞에 모여들었다가, 초록불이 켜지면 약속이라도 한 듯 한꺼번에 흘러갔다.
나는 그 광경을 한참 바라보다가 캐리어 손잡이를 고쳐 잡았다.
우산이 없었다.

“……하필.”

조금 억울했다. 가출이라는 건 아무래도 맑은 날에 하는 편이 그림이 좋다. 적어도 내가 상상했던 건 이렇지 않았다. 기차에서 내리면 햇빛이 눈부시고, 처음 보는 도시를 올려다보며 이제부터 내 인생은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러고 나서 힘차게 첫발을 내딛는 것.

실제로는 역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편의점 위치부터 찾고 있었다.
그래도 도쿄.
그 사실 하나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진짜 왔네.”

작게 말해보고 나니 웃음이 났다. 조금 더 크게 말하고 싶었지만 옆을 지나가던 사람이 나를 쳐다보는 바람에 그만뒀다.
캐리어 안에는 급하게 쑤셔 넣은 옷과 속옷, 세면도구, 충전기가 있었다. 교복도 들어 있었다. 입학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학교를 그만뒀으면서 그걸 왜 챙겼는지는 나도 몰랐다. 아침에 옷장을 열고 눈에 보이는 걸 집어넣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지갑에는 돈이 있었다.

내 돈도 있었고, 내 돈이 아닌 것도 있었다.
아빠 지갑에서 꺼냈고 엄마 지갑에서도 조금 가져왔다. 훔친 거냐고 물으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갚을 생각이었다. 언제, 어떻게 갚을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것까지 생각했다면 아마 집을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중요한 건 돌아가지 않는 거였다.

역 안의 편의점에서 비닐우산을 하나 샀다. 계산대에 찍힌 가격을 보고 처음으로 앞으로 돈을 얼마나 아껴야 하는지 생각했고, 그 생각은 십 초쯤 뒤에 그만뒀다.
얼마 동안 도쿄에 있을지도 모르는데 계산이 될 리 없지.
우산을 펼치고 밖으로 나가자 빗소리가 갑자기 가까워졌다.

초여름을 앞둔 비는 차갑지 않았다. 회색 하늘 아래로 축축한 바람이 목덜미를 스치고, 젖은 아스팔트와 자동차 배기가스가 섞인 냄새가 올라왔다. 건물의 전광판은 낮인데도 밝았고, 비에 젖은 유리창마다 붉고 푸른 불빛이 길게 늘어졌다.
우리 동네에서 비가 오는 날은 조용했다. 사람들이 일찍 집에 들어가고 가게 앞에 내놓은 물건들도 하나씩 사라져서, 저녁이 되면 빗물이 처마를 두드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도쿄는 이상하게도 비가 오는데 더 시끄러웠다.
차가 물을 밀어내는 소리와 신호등의 전자음,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뒤섞였고, 누군가는 전화로 싸우고 있었으며 누군가는 우산 아래에서 웃고 있었다. 사람들이 지나칠 때마다 옷자락에서 비 냄새가 났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목소리 가운데 나를 부르는 목소리는 하나도 없었다.
그게 마음에 들었다.
여기서는 아무도 나를 몰랐다.

카라스마 하루카가 어느 고등학교에 들어갔다가 얼마 만에 그만뒀는지, 교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가 다쳤는지, 그 전에 누가 바닥에 넘어져 있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도, 내가 왜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나는 신호가 바뀌는 걸 기다리면서 우산을 조금 높이 들었다.
모르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곳에 있으니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도 모르면, 적어도 오늘만큼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숙소를 잡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한 시간쯤 뒤였다.
창가 자리가 비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들어간 카페에서 나는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커피는 예상보다 훨씬 썼고, 시럽을 두 개나 넣었는데도 별로 맛있어지지 않았다.
숙박 앱을 켰다가 나는 한동안 화면을 바라봤다.

“……비싸.”

화면을 끄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다시 켰다.
조금 더 내려보면 싼 곳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싼 곳은 싼 이유가 있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화장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있다니 도쿄는 굉장하구나.

인터넷카페나 만화카페도 찾아봤다. 검색 결과만 보면 도쿄에서는 어디서든 잘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하나씩 눌러보면 나이, 시간, 보호자 같은 단어들이 자꾸 나타났다.
열다섯 살이라는 게 오늘따라 몹시 불쾌했다.

그때 휴대폰 상단에 엄마 이름이 나타났다. 메시지. 내용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읽지 않고 알림을 밀어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가 왔다. 막무가스럽기는. 화면을 바라보는 동안 전화는 한참 이어지다가 끊겼고, 이번에는 아빠 이름이 떴다.
더이상 보고있기 힘들어서 그냥 휴대폰을 뒤집어버리고 소리를 꺼버렸다.
받으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잘 있다고 하면 돌아오라고 할 테고,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면 이유를 물을 것이다. 이유를 말하면 결국 어제와 같은 이야기로 돌아간다.
네가 억울한 건 알지만.
상대가 다쳤으니까.
일단 사과부터 하고.
그 뒤에 이야기하면 되잖니.
나는 커피를 마셨다. 아까보다 더 썼다.

“……맛없어.”

그 말만큼은 누구에게 해명할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저녁은 편의점에서 해결했다.
삼각김밥 두 개와 컵라면을 고른 뒤 한참 고민하다가 푸딩도 하나 샀다. 돈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가출 첫날인데 푸딩 하나쯤은 괜찮을 것 같았다.
내가 무슨 기념일이라도 맞은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 웃음이 났다.
편의점 처마 아래에서 컵라면을 먹다가 입천장을 데었다.

“아뜨……!”

입을 벌리고 식히면서도 면을 놓지는 않았다. 이상하게 맛있었다.
집에서 먹던 밥보다 맛있다고 생각했다가 곧바로 마음이 불편해졌다. 엄마가 해준 밥이 맛없었던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다시 전화가 왔다.
엄마였다.
나는 젓가락을 든 채 화면을 바라봤다.
받아볼까 하는 생각이 아주 잠깐 들었다. 집을 나오고 몇번이나 연락이 왔으니까.
그래도 가족에게 대답도 하지 않는건 올바르지 않은건 아닐까.

나 잘 있어.
걱정하지 마.
찾지 마.
미안해.

마지막 말이 떠오르자 손가락을 거뒀다.
결국 전원 버튼을 길게 눌렀다.
화면이 검게 꺼졌다.

“밥 먹을 때 전화받지 말라고 했었지.”

아무도 듣지 않는 곳에서 그렇게 변명하고 푸딩 뚜껑을 열었다.
처음 먹는 푸딩은 조금 과하게 달았다.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밤이 깊어지면서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해졌다.
몇 군데를 더 알아봤지만 상황은 비슷했다. 돈을 더 쓰면 어떻게든 방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렇게 돈을 쓰기 시작하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만화카페도 시간 제한에 걸렸고, 미성년자라는 말은 낮에 볼 때보다 밤에 볼 때 훨씬 무서운 단어였다.

나는 결국 어느 자동판매기 옆에 캐리어를 세워두고 쪼그려 앉았다.
운동화는 오래전에 젖었고 양말도 축축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지만 처음처럼 신기하지 않았다.
휴대폰을 다시 켜보니 배터리는 23퍼센트였다.
충전기는 캐리어 안에 있었다.
콘센트는 없었다.

“충전기만 있으면 뭐 해.”

집을 나올 때는 그럴듯한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옷을 몇 벌 가져가야 하는지는 고민하면서 오늘 어디서 잘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졸음이 오자 집이 생각났다.
내 방의 침대와 베개, 충전기가 꽂혀 있는 책상, 냉장고에 있던 보리차까지 쓸데없이 생생했다.

지금 돌아가도 된다.
역으로 가서 표를 사고, 기차를 타고, 집까지 가서 초인종을 누르면 된다. 엄마는 아마 울 것이고 아빠는 화를 낼 것이다. 그러고 나면 한참 뒤에 다시 그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가 그렇게 중요해?
네가 한 번만 사과하면 끝나는 일이야.
나는 무릎에 턱을 얹었다.
그때의 방 안 냄새까지 기억나는 것 같았다.

“싫어.”

내 목소리는 빗소리에 거의 묻혔다.
내가 조금만 다르게 움직였다면 그 애가 다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팔꿈치가 눈에 맞았을 때 나도 무서웠고, 피를 본 순간에는 내가 정말 큰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그전에 맞고 있던 애가 있었다.
바닥에 넘어져 있던 애가 있었다.
내가 사과하고 끝내버리면 그건 어떻게 되는 건데.
왜 누가 잘못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은데.
왜 당한 사람이 가해자의 눈치를 봐야하는건데.
나는 젖은 운동화 끝을 내려다보다가 다시 중얼거렸다.

“난 싫어.”

그 순간이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씨발!”

나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여자 목소리치고는 제법 낮았지만 들려온 거리는 가까웠다.
그리고... 엄청나게 컸다. 빗속에서도 다 들릴 정도로.
잠시 뒤에는 다시 빗소리만 남았다.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방향에서 훨씬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됐다.”

뭐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생각하면 굳이 찾아갈 이유는 없었다. 밤중에 골목에서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있다면 보통은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런데 궁금했다.
저렇게 소리를 질러놓고 대체 뭐가 됐다는 건지.
나는 캐리어를 끌고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걸었다.

골목을 하나 돌아가자 여자가 보였다.
가로등 아래에서 우산을 기울인 채 서 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멀쩡해서 조금 실망했다. 그 정도로 악에 받쳐서 소리를 질렀으니까 적어도 머리를 쥐어뜯고 있을 줄 알았다.
머리카락 끝은 젖어서 뺨에 붙어 있었고, 한 손에는 편의점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
여자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러고는 흐트러진 우산을 바로 들었다.

“……그래 됐어.”

아까보다 훨씬 작은 목소리였다.
그대로 돌아서려 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말했다.

“안 됐는데요.”

여자의 움직임이 멈췄다.
천천히 돌아본 얼굴에는 정말로 ‘뭐지, 이건’이라고 적혀 있는 것 같았다.

“……뭐?”

막상 눈이 마주치자 조금 무서웠다. 그래도 이미 말을 꺼냈으니 도망가기는 싫었다.

“안 된 것 같은데요.”
“뭐가.”
“그냥……전부요. 방금 그렇게 소리 질러놓고 됐다고 하면 이상하잖아요.”

여자는 대답하지 않고 나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시선이 젖은 운동화에서 캐리어로 올라오더니 마지막에는 얼굴에 멈췄다.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을 했다.

“너 몇 살이야?”
“열다섯이요.”
“열다섯?”
“네.”

여자의 미간이 좁아졌다.

“집에 가.”

기분이 나빠졌다.

“싫어요.”
“뭐?”
“안 가요.”
“지금 몇 신데 열다섯 살짜리가 캐리어 끌고 여기 있어.”
“여행 중인데요.”
“혼자?”
“네.”
“숙소는?”

나는 잠깐 망설였다.

“……찾는 중이요.”
“없다는 소리잖아.”
“아직은요.”

여자가 한숨을 쉬며 이마를 짚었다.

“미치겠네.”
“괜찮아요. 돈 있어요.”
“돈 있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잖아.”
“찾다 보면 나오겠죠.”
“몇 시간째 찾았는데?”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여자의 표정이 더 나빠졌다.

“부모님은?”
“있어요.”
“연락은 했어?”
“안 해요.”
“왜?”

이번에는 나도 눈살을 찌푸렸다.
자기는 내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았으면서 아까부터 계속 캐묻고 있었다.

“그건 당신이랑 상관없잖아요.”

말하고 나서 조금 세게 말했나 싶었지만 취소하지 않았다.
여자는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의외로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상관없지.”

그러고는 비닐봉지를 고쳐 들었다.

“그럼 나도 상관없는 사람이니까 간다.”
“잠깐만요.”
“왜.”
“아까 왜 소리 질렀어요?”

여자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 방금 상관없다며.”
“그거랑 이건 다르죠.”
“뭐가 다른데.”
“제 얘기랑 당신 얘기잖아요.”

잠깐 침묵이 흘렀다.
여자는 헛웃음을 흘렸다.

“굉장한 논리네.”
“그렇죠?”
“칭찬 아니야.”

그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캐리어를 끌고 따라갔다.
여자는 몇 걸음 가지 않아 알아차렸다.

“따라오지 마.”
“같은 방향인데요.”
“어디 가는데?”
“저쪽이요.”

나는 여자가 걷는 쪽을 가리켰다.

“지금 정했지?”
“아닌데요.”
“정했네.”
“원래 이쪽이었어요.”

여자가 오른쪽 골목으로 꺾었다.
나도 꺾었다.
이번에는 아예 멈춰 서서 돌아봤다.

“너 처음 보는 어른을 이렇게 따라다니면 안 된다는 교육 못 받았어?”
“받았죠.”
“그런데 왜 따라와.”
“당신도 처음 보는 미성년자한테 계속 말 걸었잖아요.”
“…….”
“비슷하지 않아요?”
“전혀.”
“그런가.”

정말 모르겠어서 고개를 갸웃했더니 여자가 이마를 문질렀다.

“아, 머리 아파.”

다시 걷기 시작한 여자를 보다가 나는 문득 물었다.

“배 안 고파요?”
“먹었어.”
“그럼 노래방 갈래요?”

이번에는 정말로 걸음을 멈췄다.
여자는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비 오잖아요.”
“그래서?”
“노래방에는 비 안 오니까.”

내가 생각해도 나쁘지 않은 이유였다.
여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혼자 가.”
“이 시간에는 미성년자 혼자 안 되는 데가 많던데요.”
“그걸 알면서 왜 이 시간까지 돌아다녀?”
“오늘 알았어요.”
“집에 가.”
“싫어요.”
“왜 그렇게 집에 가기 싫은데.”

대답이 목에 걸렸다.
아까까지 잘 떠들던 입이 갑자기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휴대폰을 꺼냈다. 배터리는 14퍼센트였다. 아무 의미도 없이 화면을 확인한 뒤 다시 껐다.

“그건 말하기 싫어요.”

여자가 나를 바라봤다.

“그러면서 남한테는 왜 소리 지른 이유를 물어봐?”
“…….”

이번에는 할 말이 없었다.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죠.”
“진짜 편리하게 사네.”
“저도 알아요.”

그 순간 여자가 처음으로 웃었다.
아주 조금이었다. 피식, 하고 새어나온 정도였지만 아까부터 계속 찌푸려져 있던 얼굴이 풀렸다.
그러고는 잠시 하늘을 보듯 우산 안쪽을 올려다봤다.

“한 시간.”
“네?”
“노래방. 한 시간만.”

나는 저도 모르게 웃었다.

“진짜요?”
“충전하고 숙소 찾아. 그다음에는 헤어지는 거야.”
“좋아요.”
“부모님한테도 연락하고.”
“그건 싫어요.”

여자가 바로 돌아섰다.

“안 가.”
“할게요! 연락할게요!”

거짓말이었다.

───

노래방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 발을 들이자 빗소리가 멀어졌다. 대신 눅눅한 카펫 냄새와 방향제, 튀김 냄새가 뒤섞여 올라왔다.
카운터 직원은 여자와 나를 번갈아 바라봤다.

“두 분이세요?”
“네.”
“회원이신가요?”

여자가 휴대폰을 꺼냈다. 직원이 화면을 확인하다가 말했다.

“쿠라마 미오 님, 한 시간 맞으시죠?”

나는 옆에 서 있다가 슬쩍 고개를 돌렸다.
미오.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잘 어울리는 이름인지 생각해보려 했지만 사람 얼굴에 이름이 어울린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몰라서 그만뒀다.
대신 속으로 한 번 불러봤다.
쿠라마 미오.

“왜 쳐다봐.”

그 사람이 말했다.

“이름 처음 알아서요.”
“너도 안 알려줬잖아.”
“안 물어봤잖아요.”

미오가 잠깐 나를 바라봤다.

“그럼 이름이 뭔데.”
“카라스마 하루카요.”
“카라스마.”

자기 입으로 내 성을 한번 굴려본 미오는 더 묻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우리는 서로 왜 집에 가지 않는지, 왜 소리를 질렀는지부터 물어놓고 이제야 이름을 알았다.
순서가 조금 이상했다.
그래도 싫지는 않았다.

“애니 캐릭터 같은 이름이네.”

정정한다. 이 사람 진짜 싫어.


방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콘센트를 찾았다.
충전기를 꽂고 화면에 번개 표시가 나타나는 걸 확인하고서야 안심이 됐다.

“살았다…….”
“너 진짜 그것 때문에 따라온 거 아니지?”
“반쯤은요.”
“나머지 반은?”
“소리 지른 이유.”
“나갈래?”
“노래할게요.”

리모컨을 집었다.
음악을 특별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학교 다닐 때 친구들이 듣는 노래를 같이 듣고, 유행하는 곡은 대충 알고 있는 정도였다. 노래방도 친구들과 몇 번 와봤지만 잘 부른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었다.
익숙한 노래를 하나 골랐다.
인트로가 나오자 괜히 긴장됐다.

“이거 알아요?”
“아니.”
“시라토리 코하루가 부른 노래잖아요? 드라마 타이업도 했는데?”
“알아야해?”
“그건 아니지만...”
“부르지는 못하거든. 너 혼자 불러.”
“저도 못하는데.”
“그럼 인스트만 듣다 나가는거지.”
“혼자 부를게요.”

첫 소절을 불렀다.
스피커를 통해 돌아오는 내 목소리는 평소에 듣던 것과 달라서 처음에는 조금 웃겼다. 그 바람에 박자를 놓쳤고, 두 번째 소절에서는 따라잡으려고 서두르다가 오히려 빨라졌다.
미오가 피식 웃었다.

“웃었죠?”
“계속해.”
“웃었잖아요.”
“노래 끊긴다.”

괜히 오기가 생겼다.
다시 화면을 봤다.
어디서 숨을 쉬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높은 음에서는 목에 힘부터 들어갔다. 그런데 몇 소절쯤 지나자 이상하게 재미있어졌다.
좋아한다던가
싫어한다던가.
가지 말라던가.
보고 싶다던가.

평소에는 부끄러워서 하지도 못할 말들이라도 누가 써놓은 말이니까 나는 그냥 따라 부르면 됐다. 내 말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점점 크게 불렀다.
높은 부분에서는 거의 악을 썼고, 숨이 모자라 한 음을 날려버리기도 했다. 그래도 끝까지 불렀다.
노래가 끝났을 때는 숨이 찼다.
화면에 84점이 떴다.

“짜네.”

나는 미오에게 동의를 구하려고 돌아봤다.
그런데 미오는 웃지 않고 나를 보고 있었다.

“왜요?”
“너 노래 배운 적 있어?”
“없는데요.”
“합창부 같은 건?”
“안 했어요.”
“보컬 학원은?”
“그런 데를 왜 가요?”

미오는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그렇구나.”
“왜요. 잘했어요?”
“아니.”
“뭐예요.”
“박자 계속 앞으로 가고, 호흡도 엉망이고, 높은 데서는 목으로 밀고.”
“그만해요.”
“음정도—”
“그만하라고요!”

미오가 웃었다.
나는 마이크를 소파에 내려놨다.

“안 해.”
“한 곡 더 해봐.”
“싫어요. 못한다면서요.”
“못하니까 궁금한 거야.”
“그게 무슨 소리예요?”
“다른 거 골라봐.”
“그럼 미오 씨도 해요.”

입 밖으로 내고 나서야 처음으로 이름을 불렀다는 걸 깨달았다.
미오도 눈치챈 것 같았지만 별말하지 않았다.

“난 안 해.”
“노래 못한다면서 진짜였어요?”
“응.”
“그럼 뭐 잘하는데요?”

그 질문에는 대답이 없었다.
미오는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다가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때 손가락 끝이 눈에 들어왔다.
손끝이 조금 딱딱해 보였다.
나는 별생각 없이 바라보다가 곧 리모컨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게 무엇 때문인지는 몰랐다.
두 번째 노래를 골랐다.


결국은 쉬지도 않고 네 곡을 불렀다.
미오는 한 곡도 부르지 않았으면서 자꾸 옆에서 참견했다.

“거기서 숨 쉬어.”
“노래 중인데 말 걸지 마요.”
“그렇게 쉬면 다음 소절 못 가.”
“쉬고 있잖아요.”
“그건 죽기 싫어서 쉬는 거고.”

나는 노래를 멈추고 미오를 쳐다봤다.

“숨에 종류가 있어요?”
“노래할 때는.”
“거짓말 같은데.”
“마음대로 생각해.”

나중에는 짜증이 나서 쿠션을 하나 던졌다. 미오는 몸을 기울여 피하더니 나를 보며 웃었다.

“성질 있네.”
“누구 때문에 그래요.”
“폭력적이고.”

그 말에 손이 멈췄다.
별것 아닌 농담이었다.
미오는 이미 다음 곡 목록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잠깐 웃을 수 없었다.
교실 바닥에 떨어진 안경과 피 묻은 손이 생각났다.

“……잠깐 화장실 갔다 올게요.”

방을 나왔다.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얼굴에도 물을 조금 묻혔다. 거울 속 얼굴은 노래 몇 곡 불렀다고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잠시 거울을 바라보다가 혀를 내밀었다.

“바보.”

누구한테 하는 말인지는 나도 몰랐다.
돌아오는 길에 음료수 하나를 뽑았다.
방문 앞에 도착했을 때 안에서 음악이 들렸다.
아까 내가 처음 불렀던 노래였다.
그런데 목소리가 없었다.
반주만 흐르고 있었다.
나는 문을 바로 열지 않고 틈으로 안을 봤다.
미오는 화면을 보고 있었다.
리모컨은 테이블 위에 있었고 마이크도 손에 들고 있지 않았다. 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래의 가사만 화면 아래에서 천천히 흘러갔다.
왜 저러지.
조금 더 보고 있었으면 좋았을지도 모르지만, 몰래 보는 것 같아서 그냥 문을 열었다.

“뭐 해요?”

미오가 리모컨을 집어 노래를 껐다.

“아무것도.”
“제 거 다시 틀었잖아요.”
“잘못 눌렀어.”

나는 캔을 땄다.
칙, 하고 탄산 빠지는 소리가 났다.

“거짓말.”

미오가 나를 봤다.

“뭐?”
“잘못 누른 사람처럼 안 보였는데.”
“너 사람 얼굴 보고 그런 것도 알아?”
“조금요.”
“건방지네.”

나는 음료수를 한 모금 마셨다.

“많이 들어봤어요.”

그건 진짜였다.
미오는 더 묻지 않았다.
대신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했다.

“시간 됐다. 가자.”
“벌써요?”
“한 시간만이라고 했잖아.”

아쉬웠다.
왜 아쉬운지는 잘 몰랐다.
그래도 충전은 60퍼센트를 넘겼고, 처음 보는 사람과 한 시간이나 놀았다. 충분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밖으로 나오자 비가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아까보다 가늘어져 가로등 주변에서만 빗방울이 보였다.
우산을 펼치고 몇 걸음 걸었을 때 나는 결국 다시 물었다.

“미오 씨.”
“왜.”
“아까 왜 소리 질렀어요?”

미오의 표정이 아주 조금 굳었다.

“또 그 얘기냐.”
“궁금하니까요.”
“별거 아니야.”
“거짓말.”

이번에는 웃지 않았다.
미오가 걸음을 멈추고 나를 바라봤다.

“네가 뭔데 자꾸 거짓말이래.”

목소리가 낮았다.
나는 조금 움찔했다.

“오늘 처음 봤잖아.”
“네.”
“그럼 모르는 척해. 그게 서로 편해.”

미오는 다시 걸으려 했다.
나는 우산 손잡이를 쥔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됐다고 했잖아요.”

미오가 돌아봤다.

“뭐?”
“아까. 소리 지르고 나서 됐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안 된 것 같아서요.”

빗소리가 우리 사이에 들어왔다.
미오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너도 말하기 싫은 건 안 말했잖아.”

그 말을 듣자 아까 골목에서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왜 집에 가기 싫은데.
그건 말하기 싫어요.
나는 입을 다물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기분이 나빴다.

“……그건 맞지만.”
“그럼 됐네.”
“그렇다고 궁금하지 않은 건 아니잖아요.”

미오가 어이없다는 듯 나를 봤다.

“진짜 제멋대로네.”
“네.”

이번에는 그냥 인정했다.

“그래도 말하기 싫으면 지금은 안 물어볼게요.”

그 말에 미오가 조금 의외라는 얼굴을 했다.
나도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잠깐 침묵이 흐른 뒤 미오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냥 그만할까 생각했어.”

나는 고개를 들었다.

“뭘요?”
“이것저것.”
“이것저것이 뭔데요?”
“안 물어본다며.”
“지금 미오 씨가 먼저 말했잖아요.”

미오가 한숨인지 웃음인지 모를 소리를 냈다.

“하여간.”

나는 잠시 기다렸다.
이번에는 재촉하지 않았다.
그러자 미오가 빗물이 흐르는 도로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래 붙잡고 있던 게 하나 있는데, 이제 놔도 되나 싶어서.”
“싫어졌어요?”
“그런 건 아니고.”
“그럼 왜 놔요?”
“좋아한다고 평생 붙들고 있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나는 그 말을 이해하려고 했다.
잘되지 않았다.
좋아하는데 왜 그만두는지 모르겠다.

“하고 싶은데요?”
“뭐?”
“그거 아직 하고 싶은 거 아니에요?”

미오가 나를 바라봤다.
그 눈이 조금 무서웠다.

“뭘 안다고.”
“몰라요.”
“그럼 함부로 말하지 마.”
“네.”

내가 바로 대답하자 미오가 오히려 말을 잃었다.
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그러니까 다음에 알려주세요.”
“뭐?”
“뭔지 알게 되면 그때 말할게요.”

미오는 몇 초 동안 나를 쳐다봤다.

“다음이 왜 있는데?”

그건 간단했다.
나는 휴대폰을 꺼내 연락처 추가 화면을 띄웠다.

“계기는 만들면 되죠.”

미오가 화면과 나를 번갈아 봤다.

“너 원래 처음 본 사람한테 다 이래?”
“아뇨.”
“그럼 왜 나한테 이래.”

나는 조금 생각했다.
딱히 그럴듯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다.

“미오 씨가 신경쓰이니까.”
“헌팅이냐?”
“그게 뭐에요?”
“......아니 됐어”
“안됐잖아요”
“그거 아니야.”

미오는 한참 어이없는 얼굴을 하고 있다가 결국 내 휴대폰을 가져갔다.
번호를 입력하고 돌려줬다.
화면에는 내가 미리 적어둔 이름이 있었다.
미오 씨

“씨는 왜 붙였어.”
“어른이니까요.”
“연락처에도?”
“네.”
“마음대로 해.”

나는 저장 버튼을 눌렀다.
도쿄에 온 뒤 처음으로 생긴 연락처였다.

“숙소 꼭 찾아.”
“네.”
“부모님한테 연락하고.”
“그건…….”

미오가 눈을 가늘게 떴다.

“생각해볼게요.”
“안 한다는 뜻이잖아.”
“생각은 진짜 할 거예요.”
“카라스마.”
“네.”
“오늘은 생각만 하지 말고 해.”

대답하지 않았다.
미오도 더 캐묻지 않았다.
조금 전 내가 자기에게 했던 것처럼.
그게 묘하게 고마웠다.
미오가 먼저 걸음을 옮겼다.
몇 걸음쯤 멀어졌을 때 갑자기 궁금해져서 불렀다.

“미오 씨!”
“또 뭐!”
“저 진짜 노래 못해요?”

미오는 우산 아래에서 나를 돌아봤다.

“개못해!”
“그럼 왜 네 곡이나 시켰어요!”

이번에는 대답이 조금 늦었다.

“목소리는 괜찮으니까.”
“…….”

그 말을 끝으로 미오는 돌아서서 걸어갔다.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잘한다는 것도 아니었다.
목소리만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지.”

혼자 중얼거리며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캐리어 바퀴가 젖은 보도블록을 구르며 달각거렸다.
다시 혼자가 됐지만 역에서 처음 나왔을 때와는 조금 달랐다. 휴대폰에는 아까까지 없었던 이름이 하나 들어 있었고, 머릿속에서는 조금 전에 부른 노래가 계속 맴돌았다.

미오의 손끝도 문득 생각났다.
왜 그렇게 딱딱했는지 물어볼 걸 그랬나 싶다가 그만뒀다.
오늘은 너무 많이 물었다.
다음에 물으면 된다.
다음.

도쿄에 도착했을 때는 오늘 밤 어디에서 잘지도 몰랐는데, 그 말 하나만큼은 이상하게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횡단보도 앞에 도착했다.
빨간불이었다.
이번에는 얌전히 기다렸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엄마였다.
나는 화면에 뜬 이름을 오래 바라봤다.
전원을 끄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받지도 않았다.
전화는 한참 울리다가 끊겼다.

조금 뒤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지만 열어보지 않았다.
신호가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도 그 사이에 섞여 걸었다.

봄은 거의 끝나가고 있었고, 아직 여름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이른 밤.
나는 입학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학교를 그만두고 도쿄로 왔다.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했으니까.

그날의 나는 음악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
미오 씨가 무엇을 그만두려고 했는지도, 그 사람의 손끝이 왜 그렇게 굳어 있었는지도 몰랐다. 내가 노래를 부를 때 왜 그런 눈으로 바라봤는지도 알지 못했다.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면 된다고 생각했다.

대답하기 싫다고 하면 다음에 물어보면 되고, 다음에도 싫다고 하면 그다음이 있을 거라고 쉽게 생각했다.
그때는 아직 몰랐다.

사람에게는 아무리 물어도 대답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것도.
계속 묻는 일이 때로는 그 사람을 붙잡아주는 일이 되고, 때로는 도망갈 곳을 없애버리는 일이 된다는 것도.
그런 건 나중에 알게 된다.

그날 밤 내가 알았던 건 고작 하나였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요즘 접률이 낮았던 이유
스토리 리메이크 공사중...
#153HiO주(c17d9ed9)2026-09-26 (토) 02:01:42
어라
공사한다
하루키쨩이 좀 더 우중충우울함을 안게 되엇어요
#154아카주(fc1a3ce2)2026-09-26 (토) 02:25:43
본가에서 한걸 보니 누구 죽지만 않으면 괜찮을것 같더라구요(?
#155HiO주(c17d9ed9)2026-09-26 (토) 02:51:52
본가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잇나요?
#156아카주(fc1a3ce2)2026-09-26 (토) 02:54:07
지금바로 아워노츠에서 확인하세요!
#157HiO주(c17d9ed9)2026-09-26 (토) 02:54:54
눈을감고외면하기...
#158아카주(fc1a3ce2)2026-09-26 (토) 03:10:01
까비...
#159소나주(4a331590)2026-09-26 (토) 04:44:48
톡하입니닷!

situplay>14698>152
situplay>14698>153
오 우와.....장문의 독백 잘 봤어요!
하루카의 심리가 훨씬 더 잘 드러나는 독백이 되었네요!

situplay>14698>154-156
좀 무서울지도요.....
#160소나주(4a331590)2026-09-26 (토) 04:45:00
오 알레그레토씨 이렇게 밝은 성격이었던가요...!
리체르카 식구들이랑 같이 지내면서 밝아진 건가 싶기도 하네요!

situplay>14698>128-129
리버킨가 식구들 행복한 명절을 보냈군용!

situplay>14698>134
situplay>14698>150
우왕
#161HiO주(c17d9ed9)2026-09-26 (토) 04:47:37
소하소하에요
리체르카 친구들 안헷갈리게 기억력학습이 필요해지는 하루
#162HiO주(c17d9ed9)2026-09-26 (토) 06:23:07
#163에주(f3e85feb)2026-09-26 (토) 06:38:39
수달이 아니라 해달인거신디요
짭슬이(?)
#164아카주(fc1a3ce2)2026-09-26 (토) 07:27:16
짭슬이
#165버리는 방법 - L4CUN4(fc1a3ce2)2026-09-26 (토) 10:20:47
미오 씨에게서 처음 연락이 온 것은 다음 날 오전 열한 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나는 숙소 침대에 엎드려 남은 돈을 세고 있었다. 숙소라고 해봐야 침대 하나와 작은 책상 하나를 집어넣으면 발 디딜 곳도 얼마 남지 않는 방이었다. 창문을 열면 풍경 대신 옆 건물 벽이 나왔고, 화장실에서는 팔을 조금만 크게 휘둘러도 어디든 부딪혔다. 그래도 문은 잠겼고 비를 맞지 않고 누워 잘 수 있었다.

어젯밤 늦게까지 캐리어를 끌고 돌아다닌 끝에 찾아낸 곳이니 처음 들어왔을 때는 제법 훌륭해 보였는데, 아침이 되어 숙박비가 빠져나간 지갑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방이 아주 비싸고 좁아 보였다.

밥값, 숙박비, 교통비. 앞으로도 매일 비슷하게 돈이 나간다고 생각하면서 계산기를 두드려봤다. 정확히 며칠 버틸 수 있는지 숫자가 나오기 전에 계산기를 껐다. 몰랐을 때는 막연히 어떻게든 될 것 같았는데, 숫자로 확인하면 정말 어떻게든 해야 할 것 같았다.

“……일 구해야 겠지.”

혼잣말을 해놓고 생각해보니 그것도 간단하지 않았다. 열다섯 살, 고등학교 중퇴, 지금 머무는 곳은 임시 숙소, 보호자에게는 가출 중. 구직하는 사람이 아니라 구직하면 안 될 사람의 조건을 차근차근 갖추고 있는 기분이었다.

베개에 얼굴을 묻고 한숨을 쉬었다. 어제 골목에서 미오 씨가 왜 갑자기 소리를 질렀는지 이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도 한번 해볼까 싶었지만 벽 너머에서 물소리가 들리는 걸 보면 옆방에 사람이 있는 모양이었다. 민폐를 끼치기는 싫었다.

그때 휴대폰이 짧게 울렸다. 또 엄마인가 싶어 한동안 손을 뻗지 않았다. 어젯밤에는 결국 전화를 받지 않은 대신 메시지 하나를 보냈다. 살아 있어. 걱정하지 마. 보내고 나서 내가 봐도 굉장히 걱정되는 문장이라는 걸 깨달았지만 이미 늦었다. 그 뒤로 전화가 쏟아졌고, 아빠에게서도 몇 번이나 연락이 왔다.
그래서 화면에 뜬 이름을 보고 나는 몸을 일으켰다.

미오씨
숙소는 찾았냐?

그게 전부. 나도 모르게 바로 찾았어요!라고 보내고 나서야 너무 빨리 대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이미 읽은 메시지를 도로 주워올 수도 없었다. 미오씨는 곧바로 부모님에게 연락했느냐고 물었다.

했어요.
뭐라고.
살아 있다고요.


이번에는 읽음 표시만 뜨고 한참 동안 아무것도 오지 않았다. 내가 뭔가 잘못 말했나 싶을 즈음 답장이 도착했다.

미치겠네 진짜.

어젯밤에도 들었던 말이었다. 이상하게 웃음이 났다.

미오 씨는 뭐 해요?

답장은 조금 늦게 왔다.

밥.

마침 나도 배가 고팠다. 그래서 저도 안 먹었는데라고 보냈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읽었다고는 나오지만 그게 끝.
나는 화면을 내려다보다가 중얼거렸다.

“눈치가 없네.”

잠깐 생각해보니 눈치가 없는 쪽이 어느 쪽인지 애매했다. 결국 내가 먼저 같이 먹어요라고 보냈고, 이번에는 놀랄 만큼 빨리 싫어가 돌아왔다. 왜냐고 묻자 왜 같이 먹어야 하느냐는 지극히 정상적인 질문이 돌아왔다.
그건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잠시 머리를 긁적이며 고민하다가 그냥 사실대로 적었다.

여기에서 아는 사람이 미오 씨밖에 없어요.

보내고 나니 조금 민망했다. 어제 처음 만난 사람에게 할 말치고는 꽤 무거워 보였다. 취소 버튼을 찾는 사이 이미 읽음이 떴다.
답장은 한동안 오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주소 하나가 날아왔다.

30분 뒤. 늦으면 그냥 갈거야.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다가 바닥에 벗어놓은 젖은 양말을 밟았다.

“으악!”

도쿄에서의 두 번째 날은 그렇게 시작됐다.


밤새 내리던 비는 그쳐 있었지만 하늘은 아직 맑아질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얇은 구름이 도시 위에 낮게 깔려 있었고, 지나가는 차가 웅덩이를 밟을 때마다 길가로 물이 튀었다. 어제 하루 종일 비를 맞아서인지 바람에도 젖은 흙냄새가 배어 있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미오씨는 이미 와 도착해서 휴대폰을 보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화면을 껐다.

“안 늦었네.”
“저 약속은 잘 지켜요.”
“가출한 애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가출이랑 약속은 별개죠.”
“너는 모든 걸 별개로 만드는구나.”

미오씨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돌아섰고, 나는 자연스럽게 그 옆으로 붙었다.
들어간 곳은 역 근처의 평범한 규동 전문점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나는 메뉴판에서 음식 사진보다 가격부터 확인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숙박비를 한번 내보고 나니 세상이 숫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미오 씨도 그걸 눈치챘는지 메뉴판 너머로 나를 보다가 돈이 얼마나 남았느냐고 물었다.

“비밀이에요.”
“부모님 얘기도 비밀, 돈도 비밀. 비밀이 많네.”
“사생활이 많은 편이에요.”
“열다섯 살짜리가.”
“열다섯 살도 사생활 있어요.”

미오 씨는 피식 웃더니 더 묻지 않았다. 그게 마음에 들었다. 어제 처음 만났을 때는 내가 대답하기 싫다고 해도 집이며 부모며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한번 선을 그으니 오늘은 그 앞에서 멈췄다.

나는 제일 작은 사이즈의 규동 단품을 시켰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생각하다가, 아까 숙소에서 했던 고민이 떠올랐다.

“저 일해야 할 것 같아요.”

휴대폰을 보고 있던 미오 씨가 고개를 들었다.

“너는 일보다 먼저 할 게 있을 것 같은데.”
“학교라면 안 다녀요.”
“그건 알아.”

미오씨는 잠깐 말끝을 흐렸다. 괜히 학교 얘기를 꺼낸 게 미안한 얼굴처럼 보여서 나는 물컵에 물을 따랐다. 하지만 그 사람이 걱정하는 건 다른 쪽이었다.

“지금 사는 데가 어딘데.”
“어제 잔 곳이요.”
“오늘도 거기서 잘 거야?”
“아마도.”
“예약은?”
“아직이요.”

미오 씨는 잠시 눈을 감았다.

“일 구하는 것보다 오늘 잘 곳부터 정해.”
“미오 씨 집은요?”
“안 돼.”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할 말이 뻔하니까.”
“방 남아요?”
“안 남아.”
“소파는요?”
“없어.”
“바닥에서도 잘 자요!!!”
“경찰 부른다.”
“닳는 것도 아닌데 하루정도는 괜찮잖아요!!! 구두쇠!!!”
“열다섯 살짜리가 자꾸 집에 재워달라고 하는 상황에서 어른이 할 수 있는 가장 정상적인 대답이거든.”

그때 음식이 나왔다. 나는 더 말하지 않고 젓가락을 들었지만 속으로는 조금 아쉬웠다. 숙박비를 아낄 수 있었는데.
한동안 밥만 먹다가 미오 씨에게 오늘은 뭐 하느냐고 물었다.

“정리 좀 하려고.”
“대청소?”
“비슷해.”
“도와드릴까요?”
“싫어.”
“저 정리 잘하는데.”
“어제 노래방에서 캐리어 열다가 양말 떨어뜨렸잖아.”

젓가락이 멈췄다.

“그걸 봤어요?”
“충전기 찾을 때 네 뒤에 있었으니까.”
“그건 급해서 그런 거예요.”
“됐어.”

미오 씨는 아무렇지도 않게 밥을 먹었다.
나는 잠깐 그 얼굴을 바라봤다. 어제보다는 훨씬 멀쩡해 보였다. 밤중의 골목에서 갑자기 소리를 질렀던 사람이 맞나 싶을 만큼 평범했다.
그래서 오히려 어제의 말이 생각났다.
오래 붙잡고 있던 게 있는데, 이제 놔도 되나 싶어서.

“그것도 정리해요?”

미오 씨의 젓가락이 잠깐 멈췄다.

“뭐.”
“어제 말했던 거요. 오래 붙잡고 있었다는 거.”

미오 씨는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밥이나 먹어.”
“......네.”

더 묻지 않았다.
내가 정말 아무 말 없이 밥을 먹자 미오 씨가 한번 나를 쳐다봤다. 조금 의외라는 얼굴이었다.
어제 들은 말은 기억하고 있었다.
말하기 싫은 사람에게 계속 물어보는 것도 좋은 버릇은 아니다.
납득했느냐고 하면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도 적어도 기억은 했다.


밥을 먹고 나온 뒤에는 오늘은 해산이었다. 미오씨도 오늘 해야하는 일이 있던 모양이었다. 나는 역 근처에서 일자리를 좀 더 찾아볼 생각이었다.
헤어지기 전에 미오 씨는 숙소부터 정하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 나는 알겠다고 했고, 이상한 사람 따라가지 말라는 말에는 어제 미오 씨를 따라갔는데 괜찮았다고 대답했다.

“그러니까 하는 말이야. 네가 나를 뭘 믿고 따라와.”
“앞으로 알아가면 되죠.”
“왜 결론이 그렇게 되는데.”
“내일 봐요.”
“누가 내일 본대?”

나는 대답 대신 손을 흔들었다. 미오 씨는 뭐라고 중얼거리면서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헤어진 뒤 두 시간 정도는 정말 열심히 현실과 싸웠다.
결과는 완패였다.

구인 공고를 몇 군데 확인했고 직접 물어보기도 했지만, 열다섯 살이라는 말을 꺼낸 순간부터 상대방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미성년자도 가능하다고 적힌 곳조차 부모 동의나 근무 시간 문제를 물었다. 주소와 연락처를 제대로 적어야 한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두 번째 가게에서 나온 뒤에는 벌써 자신감이 많이 줄어 있었다.

“뭐든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혼자 중얼거리며 편의점에 들어가 제일 싼 음료수를 하나 샀다. 밖으로 나오자 아까부터 간간이 떨어지던 빗방울이 조금씩 굵어지고 있었다.
그때 길 건너편에서 익숙한 사람이 보였다.

처음에는 미오씨인지 확신하지 못했다. 어제 하루 보고 오늘 밥 한번 먹은 게 전부였으니 멀리서 뒷모습만 보고 알아보는 것도 이상했다. 그런데 걷는 모양과 머리 길이가 비슷했고, 무엇보다 아까는 없었던 길쭉한 검은 케이스가 등에 매달려 있었다.

신호가 바뀌자 나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길을 건넜다.
가까워질수록 확실해졌다.
미오씨였다.

부르려고 입을 열었지만 그보다 먼저 미오씨가 길가의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유리창 너머로 기타가 여러 대 걸려 있었다. 악기점이었다.

“……기타였구나.”

어제 노래방에서 본 손가락 끝이 떠올랐다.
박자가 빠르다느니, 거기서 숨을 쉬라느니 자꾸 참견했던 것도 이제 조금 이해가 됐다. 노래는 못한다면서 이상할 만큼 음악을 잘 알고 있던 이유도.
나는 괜히 신이 나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문 위에 달린 작은 종이 울렸다.
안에서는 누군가 기타를 시험해보는 소리가 들렸다. 생각보다 컸고, 내가 알던 노래에서 듣던 소리보다 훨씬 거칠었다. 벽마다 처음 보는 기타들이 빽빽하게 걸려 있었다.
미오씨는 안쪽 카운터에 있었지만 바로 부르지는 않았다.

방금 전까지 미오씨가 들고있던 검은 케이스가 카운터 위에 올라가 있었기 때문이다.
직원이 지퍼를 열어 안에서 기타를 꺼냈다. 검은색이었다. 새것처럼 반짝이지는 않았다. 몸통에는 자세히 봐야 보일 만한 흠집이 있었고, 금속 부분에도 오래 만진 흔적이 남아 있었다.

직원은 기타의 목을 이쪽저쪽 살펴보더니 줄을 몇 번 튕겼다. 앰프에 연결해 짧게 소리를 확인하고, 손잡이를 돌려보기도 했다.

“넥 상태는 괜찮네요. 프렛은 사용감이 좀 있고요. 픽업도 문제없고……큰 수리 이력은 없으시죠?”
“네.”
“케이스도 같이 넘기시는 거고요?”
“지금은 안가져왔는데 앰프랑 이펙터도 같이 넘기고 싶거든요. 구성은 이렇게.”
”아 그러시면 가격은 이렇게...“

넘긴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나는 상황을 이해했다.
기타를 치러 온 게 아니었다.
직원이 컴퓨터에 뭔가를 입력한 뒤 화면을 미오 씨 쪽으로 돌렸다.

“이 정도까지 가능합니다. 괜찮으시면 바로 매입 진행해드릴게요.”

미오 씨는 화면을 잠시 바라봤다.

“네. 그렇게 해주세요.”

그 말을 듣자 나도 모르게 앞으로 나갔다.

“그거 버리는 거예요?”

미오 씨가 돌아봤다.
나를 발견한 순간 얼굴이 아주 재미있게 변했다.

“……너 왜 여기 있어?”
“저기 편의점 갔다가 미오 씨가 보여서요.”
“따라왔어?”
“다시 만난 거예요.”
“그게 따라온 거잖아.”

나는 대답하지 않고 카운터 위의 기타를 가리켰다.

“그거 미오 씨 거예요?”
“그래.”
“기타 쳐요?”

미오 씨가 잠깐 입을 다물었다.

“쳤어.”

그 말이 조금 이상했다. 지금도 저렇게나 미련이 담긴 눈을 하고서 쳤었다니.
나는 음악에 대해서는 몰라도 그 정도 차이는 알았다.

“왜 팔아요?”
“안 쓰니까.”
“왜 안 쓰는데요?”
“안 치니까.”
“왜 안 쳐요?”

미오 씨가 눈을 감았다.

“카라스마. 질문 하나씩만 해.”
“다 이어지는 질문인데요.”
“내 입장에서는 세 개야.”

직원이 우리 둘 사이에서 눈치를 보고 있었다. 미오 씨는 미안하다는 듯 직원에게 고개를 숙이고는 매입을 진행해달라고 했다.

“진짜 팔 거예요?”
“그래.”
“싫어졌어요?”

그 질문에는 대답이 바로 돌아왔다.

“아니.”

그래서 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왜—”
“밴드 했었어.”

나는 입을 다물었다.
미오 씨는 직원이 내민 서류에 이름을 적으면서 말했다.

“오래했어. 잘 안 됐고, 그만뒀다가 다시 해볼까 생각한 적도 있었고. 그런데 이제 됐어. 그뿐이야.”

어제 들었던 말이 또 나왔다.
됐다.
나는 그 말이 싫었다.
이유를 설명하라고 하면 아직 잘 못하겠지만, 미오 씨가 그 말을 할 때마다 뭔가를 억지로 닫아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안 됐잖아요.”

미오 씨의 펜이 멈췄다.

“뭐?”
“어제도 그랬잖아요. 안 된 것 같은데 자꾸 됐다고 하니까.”
“카라스마.”
“네.”
“이건 내 물건이야.”

미오 씨가 이번에는 내 눈을 보고 말했다.

“내가 산 거고, 내가 쳤고, 내가 파는 거야.”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맞는 말이었다.
저 기타를 얼마나 오래 썼는지도, 어떤 음악을 했는지도, 왜 그만뒀는지도 나는 모른다. 어제 처음 만난 내가 팔지 말라고 할 이유도 없었다.
직원은 기타를 케이스 안에 넣고 지퍼를 길게 닫았다.
우리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들어올 때는 기타를 발견해서 조금 기뻤는데, 나갈 때는 미오 씨 등에 아무것도 없는게 조금 서글퍼 보였다.


가게 밖으로 나오니 결국 비가 다시 내리고 있었다.
나는 우산을 펼쳐 미오 씨 옆을 따라 걸었다. 미오 씨도 이제는 따라오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한참 걷다가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저 지금 좀 화났어요.”
“알아.”
“왜 안 물어봐요?”
“왜 화났는데.”

대답하려고 했는데 정작 이유를 모르겠다.

“……몰라요.”
“그럼 나보고 어쩌라고.”
“그건 모르겠는데 화는 나요.”
“마음대로 해.”

미오 씨의 등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검은 케이스가 있던 자리였다.

“기타 좋아했다면서요.”
“응.”
“지금도 좋아해요?”

이번에는 대답이 조금 늦었다.

“좋아한다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야.”
“왜요?”

미오 씨는 처음에는 대답하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그러다 내가 계속 옆에서 보고 있으니 결국 입을 열었다.

“먹고살아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 집안일도 있고. 하고 싶은 게 있다고 평생 그것만 붙들고 있을 수 있는 것도 아니야. 그런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된다고.”
“그러면 하고 싶은 건 맞네요.”

미오 씨가 걸음을 멈췄다.
나도 몇 걸음 더 갔다가 돌아섰다.

“너는 왜 항상 네가 듣고 싶은 것만 듣냐?”
“다 들었는데요.”
“아니. 내가 말한 것 중에서 네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내잖아.”

그 말에는 대답할 수 없었다.
미오 씨는 조금 지친 얼굴로 머리를 쓸어올렸다.

“좋아한다고 다 할 수 있는 나이는 지났어.”

그 말은 이상하게도 바로 싫었다.

“그런 건 없잖아요”
“뭐?”
“그 나이요. 좋아하는데에 나이는 없는거잖아요.”
“그런 뜻이 아니잖아.”
“그럼 무슨 뜻인데요?”
“현실이 있다는 뜻이야.”
“그 현실은 누가 정하는데요?”

미오 씨가 나를 바라봤다.
이번에는 정말 화난 것 같았다.

“카라스마. 넌 나 어제 처음 봤어.”
“네.”
“내가 어떤 밴드를 했는지, 왜 그만뒀는지, 지금 무슨 상황인지 하나도 모르잖아.”
“네.”
“그럼 함부로 말하지 마.”

나는 우산 손잡이를 조금 세게 잡았다.
맞는 말이었다.
미오 씨가 기타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어느새 이 사람이 계속 기타를 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남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멋대로 정하는 거면서.
한동안 말없이 걸었다. 무언가 말해야한다는 것은 알고있었지만 어떤 말을 해야할지 잘 몰라서 언어를 고르는데에도 한참이 걸렸다.
그러다가 내가 먼저 말했다.

“……죄송해요.”

미오 씨가 조금 놀란 얼굴로 나를 봤다.

“뭐가.”
“미오 씨가 기타 내려놓고 있을 때 되게 슬퍼보여서.”
“…….”
“그런데 그것도 제가 멋대로 생각한 거니까.”

미오 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조금 더 생각한 뒤 덧붙였다.

“그래도 아까운 건 아까워요.”
“너 사과한 지 십 초도 안 됐어.”
“제가 미오 씨 마음을 안다고 한 건 잘못이고요. 제가 아까운 건 제 마음이잖아요.”

미오 씨가 걸음을 멈추지는 않았지만 옆에서 나를 봤다.
잠시 뒤 피식 웃었다.

“너 진짜 피곤하다.”
“많이 들어봤어요.”

사실 별로 들어본 적은 없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들었다고 해두고 싶었다.


숙소로 돌아온 뒤에도 기타가 자꾸 생각났다.
검은색이었다는 것 말고는 아는 게 없었다. 무슨 회사에서 만들었는지, 비싼 건지 싼 건지, 미오 씨가 몇 년이나 썼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직원이 케이스를 닫을 때 났던 소리만 이상하게 선명했다.
나는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메시지를 보냈다.

기타 진짜 팔았어요?

바로 읽은건지 1은 금방 사라졌지만 답이 온 건 한참이 지나서였다.

응.
다시 못 받아요?
왜 받아.
좋아한다면서요.


이번에는 답장이 빨랐다.

그만하자 그 얘기.

나는 화면을 노려보다가 검색창을 열었다. 중고 악기 매입을 취소할 수 있는지 검색해보니 가게마다 다르다는 말만 잔뜩 나왔다. 당장 악기점으로 돌아가 물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손가락이 멈췄다.
내 거야. 내가 샀던 거고, 내가 쳤고, 내가 파는 거야.
미오 씨가 한 말이었다.
내가 몰래 기타를 되찾아다 주면 어떻게 될까. 좋아할까?
...아마 화낼 것이다. 머리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그런건 바로 알 수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미오씨가 자기 손으로 결정한 걸 내가 멋대로 없던 일로 만들어버리는 거니까.

“……그럼 어떡하지.”

하지만 그냥 있는건 싫었다. 변명을 하고 있는 미오씨도, 그걸 납득하고 있는 나 자신도.
그러고 나니 그냥 웃음이 났다. 내가 왜 어떻게 해야 하는데. 나랑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인데.
어제 처음 만난 사람이다. 오늘 같이 밥을 먹었고 우연히 기타를 파는 걸 봤다. 그게 전부다.
그런데 그냥 끝났다고 생각하기에는 자꾸 마음에 걸렸다.
한참 천장을 바라보다가 나는 다시 휴대폰을 들었다.

미오씨.
왜.
기타는 하나만 살 수 있어요?


읽음 표시가 떴다.
답은 없었지만 조금 뒤 곧바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너 또 뭔 소리야.

목소리부터 지쳐 있었다.

“기타요. 팔았으면 나중에 또 사면 되잖아요.”
—돈이 땅에서 솟냐?
“비싸요?”

전화기 너머로 잠깐 침묵이 흘렀다.

—너 기타 얼마인지도 모르지.
“네.”
—내가 무슨 기타 쳤는지도 모르지.
“검은색이었잖아요.”
—색깔 말고.
“그건 모르죠.”

미오 씨가 깊게 한숨을 쉬었다.
나는 침대 위에서 몸을 뒤집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다음에 살 때 알려주세요.”
—안 사.
“아직 모르잖아요.”
—알아.
“저는 모르는데.”
—네가 왜 알아야 되는데.
“그냥 궁금하니까요.”

말하고 보니 정말 그것뿐이었다.
미오 씨가 기타를 다시 칠지 아닐지는 미오 씨가 정한다. 내가 대신 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다시 치고 싶어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날이 오기도 전에 없다고 정해버리는 건 이상했다.

“다음에 사고 싶어지면 그때 사면 되잖아요.”

전화기 너머가 잠잠해졌다.

“그것도 안 돼요?”

한참 뒤 미오 씨가 말했다.

—너는 참 쉽게 말한다.
“네.”
—칭찬 아니야.
“알아요.”

나는 천장을 보며 웃었다.
미오 씨도 아주 작게 웃은 것 같았다.

—잔다.
“아직 저녁인데요.”
—너랑 얘기하니까 피곤해졌어.
“내일 봐요.”
—안 봐.
“그럼 연락할게요.”
—하지 마.
“잘 자요, 미오 씨.”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메시지가 하나 왔다.

숙소 내일도 거기 있을 거면 미리 연장해. 또 밤에 돌아다니지 말고.

그 뒤에는 아라카와근교의 아파트를 매핑한 지도가 보내져왔다. 나는 잠깐 그 문장을 바라보다가 네라고 답했다.
이번에는 정말 그럴 생각이었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눈을 감았다. 아직도 기타 소리가 어떤 것인지 제대로 몰랐다. 기타와 베이스를 따로 들려주면 구분할 자신도 없었고, 기타가 얼마나 비싼지, 줄이 몇 개인지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한 가지는 조금 알 것 같았다.
미오 씨는 기타를 팔았다. 싫어져서 버린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기타도 음악도 좋아하지만 그냥 이제 됐다고 생각해서 버렸다.

그 둘이 어떻게 동시에 가능한지는 아직 모르겠어서.
아마 다음에 만나면 또 물어볼 것이다. 미오 씨는 귀찮아할 테고, 어쩌면 정말 화를 낼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때는 조금 덜 물어보면 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불을 끌어올렸다.
창밖에서 다시 빗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제는 그 비 속에서 미오 씨를 만났고, 오늘은 그 사람이 기타를 버리는 걸 봤다.

내일은 뭘 보게 될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한 가지가 떠올랐다.
기타를 버린 사람에게 기타 얘기를 계속하는 게 싫다면, 다른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노래라던가. 음악이 싫어진건 아닐테니까.
어제 미오씨는 내게 한 곡 더 불러보라고 했다. 못한다고 실컷 놀려놓고도 네 곡이나 시켰고 내가 방을 비운 사이에는 첫 번째 노래를 다시 틀어놓고 있었다.

왜 그랬을까. 그것도 아직 모른다. 모르는 게 하나 더 늘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싫지도 않아서, 나는 베개에 얼굴을 묻으며 웃었다.
#166HiO주(c17d9ed9)2026-09-26 (토) 10:32:34
기타, 다시 돌려주러 가야겠지?
#167소나주(4a331590)2026-09-26 (토) 10:54:30
뭔가 이전보다 전개가 느려졌다면 느려졌다 할 수도 있겠지만 대신 둘이 친해지는 과정이 더 현실적으로 변한 것이에요 오....!!

좋아하는 걸 겁난다고 외면했다가 이도저도 아니게 돼서 알바로 먹고 살고 있는 입장에서 미오 씨 상황을 다시 보니 새삼 슬픈 것입니닷....
#168쿠라마 미오 - L4CUN4(fc1a3ce2)2026-09-26 (토) 11:47:35
기타를 팔고 돌아온 날, 방이 조금 넓어졌다.
현관에서 신발을 벗을 때부터 알 수 있었다. 몇 년 동안 벽 한쪽에 기대어 있던 검은 케이스가 없어졌고, 앰프 옆에는 사람 하나가 비집고 앉을 만한 공간이 생겼다. 청소를 한 것도 아닌데 바닥이 더 많이 보였다. 기타 하나 치웠다고 방 크기가 달라질 리는 없으니 기분 탓이겠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정리한다는 건 원래 그런 일이었다.
필요 없는 걸 버리면 공간이 생긴다. 물건이 줄면 이사하기도 편하고, 돌아갈 때 들고 갈 짐도 줄어든다. 어차피 요즘에는 제대로 치지도 않았으니 가지고 있어봐야 먼지만 쌓였다. 가끔 케이스를 열어 줄 상태나 확인하고, 생각날 때 몇 번 튕겨보다 다시 넣어두는 물건을 언제까지고 끌어안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냉장고에서 맥주를 하나 꺼냈다가 도로 넣었다. 별로 마시고 싶지 않았다.
대신 방바닥에 쌓아둔 상자 하나를 펼쳤다. 아직 테이프도 붙이지 않은 이삿짐 상자였다. 옷이며 책이며 당장 쓰지 않는 물건부터 조금씩 넣어둘 생각이었다. 돌아간다고 확정한 건 아니었다. 정확한 날짜를 잡은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 언제 간다고 말한 것도 아니다.

그저 정리해두는 것뿐이었다.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게. 하나쯤은 도피처를 마련해둬야 하지 않겠는가. 아직 젊은 편이니 지금이라도 제대로 공부해서 자격증을 따고 적당한 직장에 취업한다면 다른 사람들처럼 살 수 있을 것이다.

휴대폰에는 며칠 전 고향에서 온 메시지가 남아 있었다. 답장은 해뒀다. 길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서 필요한 말만 몇 줄 보냈고, 엄마도 그 이상 묻지는 않았다.
상자를 펼쳐놓고 책장 앞에 앉았다.

한 권씩 꺼내다 보니 책 사이에서 피크가 하나 떨어졌다. 예전에 활동했던 밴드의 이름이 적힌 물건이었다. 한쪽 끝이 깨져 있던걸 보니 아무래도 쓰다 버릴걸 책갈피로 썼던것 같다. 잠깐 들여다보다 쓰레기통에 던졌다. 이젠 기타도 없는데 뭘.

책 몇 권을 상자에 넣었다. 오래된 잡지를 묶었다. 안 입는 옷을 꺼냈다. 한참 그러고 있다가 쓰레기봉투를 묶으려고 손을 뻗었는데, 검은 피크가 다른 쓰레기 사이에 박혀 있는 게 보였다. 그제서야 손이 멈췄다.

“…….”

한참을 보고 있다가 깨진 피크를 꺼냈다. 별 의미는 없었다.
피크 하나 버린다고 짐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굳이 버릴 필요도 없었다. 기타가 없어도 피크는 쓸 수 있다. 뭘 하는 데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랬다. 그리고 봉투가 찢어지면 큰일이니까.

책상 위에 올려뒀다. 그걸로 끝이었다. 끝이어야 했다.
그런데 자려고 누운 뒤에도 이상하게 방 한쪽이 신경 쓰였다.
눈을 감으면 괜찮았다. 눈을 뜨면 보였다.
기타가 있던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보고있는게 괴로웠기에 나는 몸을 돌려 벽 쪽을 보고 누웠다.
팔지 말 걸 그랬나. 그런 생각이 처음 든 건 아니었다.
악기점에서 서류에 이름을 쓸 때도 아주 잠깐 들었고, 직원이 케이스를 가져갈 때도 들었다.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도 두어 번쯤 생각했다. 그렇다고 다시 가져와야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끝낸 일을 끝냈다고 받아들이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니까 지금 느끼는 건 후회가 아니라, 그냥 습관 같은 거다.
몇 년 동안 있던 물건이 하루아침에 사라졌으니 허전한 게 당연했다. 며칠 지나면 익숙해질 것이다. 다들 그렇게 익숙해져 가는거니까.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십 분쯤 뒤 다시 일어나 책상 위의 피크를 서랍에 넣었다.

정말 별 의미는 없었다.

다음 날 열한 시 반쯤 눈을 떴다.
휴대폰을 확인했지만 별다른 연락은 없었다.
화장실에 갔다가 세수를 하고, 물을 한 잔 마셨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먹을 만한 게 없었다. 밖에서 대충 먹을까 생각하면서 옷을 갈아입다가 문득 그 애가 떠올랐다.

카라스마 하루카.
열다섯 살.
고등학교를 그만뒀고, 집에서 나왔고, 도쿄에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했다.
부모한테 연락하라고 했더니 살아 있어. 걱정하지 마.라고 보냈다던 어린 애.

“…….”

나는 휴대폰을 집었다.
연락처를 열었다.
카라스마 하루카.
그 이름을 한동안 보고 있다가 화면을 껐다.

내가 왜.
이제는 숙소도 잡았고 돈도 적당히 있다고 했다.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다. 나도 할 일이 많았다. 상자에 넣을 물건도 정리해야 했고, 오후에는 따로 볼일도 있었다.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다시 꺼냈다.
밥 먹었냐.
보내고 나니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었다.
답장은 거의 바로 왔다.
아직이요.
미간을 눌렀다.
왜.
돈 아끼려고요.


“미치겠네.”

결국 오늘도 주소를 보냈다.

───

하루카는 정말 돈이 없었다.
정확히 얼마나 남았는지는 끝까지 말하지 않았지만 메뉴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햄버그 사진을 보고 있었으면서 내가 주문을 물어보자 백 엔 싼 우동을 가리켰다.

“먹고 싶은 거 먹어.”
“이거 먹고 싶은데요.”
“방금까지 저거 보고 있었잖아.”
“마음이 바뀌었어요.”
“백 엔 싼 걸로?”
“사람 마음은 원래 변하는 거예요.”
“어제는 그렇게 쉽게 안 변한다며.”

말하고 나서 아차 싶었다.
하루카가 바로 고개를 들었다.

“제가 언제요?”
“……됐어.”
“기타 얘기죠?”
“하지 마.”
“미오 씨가 먼저 했는데.”
“방금 건 실수야.”

하루카는 잠깐 나를 보다가 정말 더 묻지 않았다.
그게 오히려 이상했다.
어제는 기타를 왜 파느냐, 싫어졌느냐, 좋아하는데 왜 그만두느냐고 끈질기게 따라붙던 애였다. 내가 선을 긋자 오늘은 그 앞에서 얌전히 멈춰 있었다.
잘한 일이었다.

내가 그렇게 하라고 했으니까.
그런데 조금 싱거웠다.
직원이 주문을 받으러 왔을 때 하루카가 정말 우동을 주문하려 하기에 내가 먼저 햄버그 정식 두 개를 시켰다. 아침부터는 너무 묵직했지만.

“저 우동 먹을 건데요.”
“내가 살게.”
“왜요?”
“애가 밥값 아낀다고 굶는 꼴 보고 있으면 밥이 넘어가겠냐.”
“어제는 각자 냈잖아요.”
“어제는 네가 이 정도로 돈 없는 줄 몰랐으니까.”
“돈 있어요.”
“그러면서 백 엔 아끼겠다고 먹고 싶은 것도 바꾸냐?”

하루카는 입을 다물었다.
음식이 나오고 나서는 더 말이 없어졌다. 아침도 안 먹은 모양인지 잘도 먹었다. 입 안에 든 걸 삼키기도 전에 다음 조각을 집는 걸 보고 있자니 기가 막혔다.
저런 게 계획도 없이 가출을 한다.
아니, 계획이 있었으면 가출을 안 했겠지. 그런 타입의 인간이다 저건.

그렇게 생각하다가 나도 별로 남 말 할 처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면서도 아직 언제 돌아갈지 정하지 않았다.
하루카는 집에서 도쿄로 왔고, 나는 도쿄에서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 정도밖에 닮은 게 없는데도 괜히 기분이 나빴다.

“숙소는?”
“이틀 더 연장했어요.”
“그다음은?”
“일을 구하면 되죠!”
“못 구하면?”
“그때 생각하고요.”
“생각을 좀 하고 움직여.”

하루카가 햄버그를 씹다가 나를 봤다.

“왜요?”
“그러다가 진짜 그때가 오면 늦는 것도 있으니까.”

말하고 나니 이번에는 하루카가 묘한 얼굴을 했다. 어떻게 한건지 입 주변에 소스를 다 묻혀대면서 먹고 있길래 물수건을 대충 던져줬다. 별일 아니겠지.
또 기타 생각이라도 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괜히 물컵을 들었다.

“왜.”
“뭐가요?”
“할 말 있는 얼굴인데.”
“말 안 하는 게 좋다면서요.”
“…….”
“그래서 안 물어보는 건데.”

나는 물을 마셨다.

“그래. 잘했네.”

하루카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밥을 먹었다.
잘한 게 맞는데.
왜 이렇게 기분이 이상한지 모르겠다.

밥을 먹고 하루카와 헤어진 뒤에는 집에 바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랬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어제 갔던 악기점이 있는 길을 걷고 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다른 길도 있기는 했다. 조금 돌아가기는 하지만.
그러니까 굳이 이쪽으로 온 건 아니었다.
그냥 가까워서 왔다. 그뿐이다.

가게 앞을 그대로 지나치려고 했다.
그러다 유리창 안쪽에서 익숙한 검은색이 보였다.
발이 느려졌다.

“……빠르네.”

벌써 진열해놨다.
어제 내가 팔았던 기타였다.
오래 쓴 사람이라면 멀리서도 자기 물건을 알아본다. 몸통 아래쪽에 난 작은 흠집도 그대로였고, 케이스 손잡이에 내가 감아둔 테이프 자국도 보였다.
가격표도 붙어 있었다.
숫자를 확인하고 헛웃음이 나왔다.

“양아치새끼들.”

내가 받은 돈보다 훨씬 비쌌다.
당연한 일이었다. 악기점도 장사를 해야 하니까. 상태를 보고 손을 좀 봤을 수도 있고, 매입가와 판매가가 같을 리도 없다.
알고 있었지만 기분은 나빴다.

어제까지만 해도 내 물건이었던 것에 누가 마음대로 가격을 붙여놓은 것 같았다.
정확히는 이제 정말 내 물건이 아니었다.
내가 팔았다.
직접 매각 서류에 사인까지 했다.
정말로 놓고싶지 않다면 들어가서 다시 사면 된다.
돈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다. 지금 당장 저 가격을 낸다고 생활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었다. 문 하나 열고 들어가서 어제 판 사람이라고 말하고, 좀 창피한 얼굴로 다시 사고 싶다고 하면 끝이다. 운이 좋으면 수리비만 좀 받고 넘겨줄지도 모른다.

나는 한동안 유리창 앞에 서 있었다.
사고 싶다.
그 사실이 제일 짜증났다.

팔 때는 손도 떨리지 않았다. 직원이 케이스를 닫을 때도 괜찮았다. 그런데 유리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남의 물건이 된 걸 보고 있으니 이제야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꼴사나웠다.

돌아서서는 몇걸음을 가다 돌아보기를 반복했다.
차라리 그때마다 시야에서 기타가 사라졌으면 좋았을텐데, 애석하게도 기타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당연했다. 기타가 걸어서 어디 가는 것도 아니니까.
다시 걸었다.
이번에는 돌아보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또 돌아볼 수 밖에 없었다

“미오씨!!!”

심장이 내려앉았다.
하필이면.
하루카가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너 왜 여기 있어?”
“일자리 알아보다가요.”
“아.”

하루카의 시선이 내 뒤쪽으로 갔다.
악기점.
그리고 다시 나를 봤다.
나는 먼저 걸었다.

“가.”
“어디를요?”
“너 갈 데 가.”
“미오씨는요?”
“집.”

하루카가 옆으로 따라붙었다.
몇 걸음.
십여 걸음.
아무 말도 없었다.
처음에는 편했지만 조금 지나자 신경 쓰였다.

“왜.”

하루카가 눈을 깜빡였다.

“뭐가요?”
“아까부터 조용하잖아.”
“말 안 하는 게 좋다면서요.”

또 그 말이었다.

“그래서 안 물어볼거에요.”
“뭘.”
“기타요.”

나는 걸음을 늦췄다.

“……봤어?”
“미오 씨가 세 번 본 거요?”
“두 번이야.”
“세 번이었는데.”
“그걸 세고 있었냐?”
“보였으니까.”

하루카는 그 이상 말하지 않았다.
다시 걷기 시작했다.
나는 괜히 말했다.

“그냥 보기만 한 거야.”
“네.”
“아깝기는 하니까.”
“네.”
“다시 사고 싶은 건 아니고.”
“네.”
“……너 진짜 아무 말 안 할 거야?”

하루카가 이상하다는 듯 나를 봤다.

“하지 말라면서요.”

할 말이 없었다.

“그래. 하지 마.”
“네.”

짜증났다.
누구한테 짜증나는지는 모르겠다.

그날 밤은 조용했다.
하루카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저녁을 먹고 남은 짐을 정리했다. 옷을 몇 벌 접어 상자에 넣고, 오래된 영수증을 버리고, 책장을 비웠다. 중간에 휴대폰이 울린 것 같아서 두 번 확인했지만 둘 다 착각이었다.

열시가 넘도록 연락이 오지 않은걸 보면 하루카도 포기한게 분명했다. 하기야 나같은 성격을 누가 좋아할까.
오히려 다행이다. 드디어 귀찮게 하는 사람이 사라졌잖아.
좋은 일이었다. 분명히.

나는 상자에 테이프를 붙이다가 휴대폰을 집었다.
숙소는... 거기까지 쓰고 지웠다.
뭘 하는 건가 싶었다.
다시 상자를 정리했다.
십 분쯤 뒤 또 휴대폰을 봤다.
오늘 잘 데는 구했냐
몇번이고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폰을 적당히 어딘가에 던져버렸다.

나도 이러는 게 싫었다.
부모도 아니고 친척도 아니고, 만난 지 며칠 된 애였다. 숙소를 구하든 말든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더구나 하루카는 내가 뭘 물을 때마다 사생활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녀석도 이렇게 참견 받는건 싫을거 아니야.
그러니까 그냥 두면 된다.

열 시 반.
나는 결국 메시지를 보냈다.
밥 먹었냐.
답장은 한참 뒤에 왔다.
먹었어요.
그리고 하나가 더 왔다.
미오 씨 내일 시간 있어요?
불길했다.
왜.
드릴 게 있어요.

더 불길했다.
뭔데.
내일 보면 알아요.

나는 화면을 한동안 보고 있었다.
뭐라도 사고 온 건가.
설마.
아니겠지.
그 미친 애가 아무리 그래도.
설마.

설마가 맞았다.
다음 날 약속 장소로 걸어오는 하루카를 멀리서 발견했을 때, 처음에는 내가 잘못 본 줄 알았다.
등에 검은 기타 케이스가 있었다.
비슷한 케이스는 많다.
그런데 손잡이에 검은 테이프가 감겨 있던 자국이 남아 있었다.
내가 감은 거였다.
하루카가 나를 발견하고 손을 들었다.

“미오 씨!”

나는 인사도 하지 않았다.

“얼마 줬어.”

하루카가 멈췄다.

“네?”
“그거 얼마 주고 샀냐고.”

표정을 보니 맞았다.
머리가 아파졌다.

“생각보다는 쌌어요.”
“얼마.”

하루카가 액수를 말했다.
나는 잠깐 멈췄다.
생각보다 훨씬 쌌다.

“……뭐?”
“왜요?”
“그 가격일 리가 없는데.”
“당연하죠. 돈이 어디있다고 원래 건 못 샀어요.”

하루카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너 뭐?”
“비싸던데요.”

케이스를 내려놓고 지퍼를 열었다. 검은색 기타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한눈에 알았다. 내 기타가 아니었다.
비슷하다고 하면 비슷했다. 검은색이고, 바디 형태도 얼핏 보면 같은 계열이었다. 하지만 모델도 다르고 픽업도 다르고 브리지도 달랐다. 헤드에 박힌 로고부터 처음 보는 저가형 브랜드였다. 중고인지 바디 옆에는 작은 흠집까지 있었다.
하루카가 조금 기대하는 얼굴로 물었다.

“비슷하죠?”
“어디가.”

표정이 바로 구겨졌다.

“엄청 찾아다녔는데.”
“기타를 뭘 보고 산 거야.”
“생긴 거요.”
“…….”
“색도 똑같고.”
“검은 기타가 세상에 몇 개인 줄 알아?”
“몰라요.”
“모르면서 왜 사!”
“미오 씨 거는 너무 비쌌으니까요!”

하루카도 목소리가 커졌다.

“어제보다 더 비싸졌어요. 물어봤더니 매입하고 정비해서 다시 파는 거라는데, 저는 그런 거 모르잖아요. 그래서 직원한테 비슷한 거 보여달라고 했어요.”
“비슷한 거?”
“네.”
“뭐라고 했는데.”
“검은색이고 생긴 게 비슷한 거.”

머리가 아팠다.

“그랬더니 이거 보여줬어요. 중고라서 좀 싸대요.”

하루카는 자랑스럽게 말했지만 나는 웃을 수가 없었다.

“너 돈 얼마 남았어.”
“있어요.”
“얼마.”
“밥 먹을 돈은 있어요.”
“며칠.”
“…….”
“하루카.”
“당장 굶어 죽지는 않아요.”
“숙소는?”
“내일까지 새로 구하면 되요.”
“너 진짜 미쳤어?”

하루카가 입을 삐죽였다.

“욕하지 마세요.”
“욕 나오게 하는게 누군데! 너 지금 잘 데도 제대로 없고 일도 못 구했잖아. 그런데 기타를 왜 사!”
“미오 씨가 계속 봤잖아요.”

그 말에 입이 닫혔다.

“어제 가게 앞에서.”

하루카는 아까보다 조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계속 봤잖아요.”
“그래서?”
“치고 싶은 것 같아서.”
“그걸 네가 정하지 마.”

말이 생각보다 세게 나갔다. 하루카가 조용해졌다.
순간 후회했지만 물릴 수는 없었다.

“내가 쳐다봤다고 다시 하고 싶다는 뜻인지, 그냥 아까워서 그런 건지, 후회하는 건지 네가 어떻게 알아. 미련 남는 거랑 돌아가는 건 다른 일이야. 내가 팔았고, 내가 끝낸 거야. 네가 그걸 보고 마음대로—”
“몰라요.”

하루카가 말했다.
나는 말을 멈췄다.

“저는 몰라요. 미오 씨가 무슨 생각하는지.”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었다.
하루카는 케이스 안의 기타를 내려다보다가 손가락으로 검은 바디를 한번 쓸었다.

“그래서 미오 씨 거 안 샀어요.”
“……못 산 거잖아.”
“그것도 맞고요.”

얘는 꼭 이런 데서 솔직했다.

“원래 기타는 미오 씨가 판 거잖아요. 다시 사서 주면 화낼 것 같았어요.”
“지금도 화났거든.”
“그건 알아요.”
“알면 환불해.”
“싫어요.”
“왜!”

하루카가 기타를 가리켰다.

“제 거니까요.”
“……뭐?”
“제가 샀잖아요.”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왔다.

“저 기타 배울 거예요.”
“갑자기?”
“노래도 재밌었고, 기타도 궁금해졌어요.”
“그럼 학원 가.”
“돈 없어요.”
“기타 살 돈은 있고?”
“이제 없어요.”

정말로 한 대 때리고 싶었다.

“그러니까 가르쳐주세요.”
“싫어.”
“조금만.”
“싫어.”
“코드 하나만.”
“싫어.”
“그럼 이건 어떻게 들어요?”

하루카가 기타를 케이스에서 꺼내더니 목을 잡고 거의 삽처럼 세웠다.

“야! 그렇게 들지 마!”

나도 모르게 손이 먼저 나갔다. 기타를 받아 목을 제대로 받쳤다.
하루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방금 가르쳐줬네요.”

나는 기타를 다시 밀어줬다.

“꺼져.”

그날 저녁 영상이 하나 왔다.
열어보지 말았어야 했다.
하루카가 침대 비슷한 곳에 걸터앉아 기타를 들고 있었다.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는지 휴대폰 튜너를 켜놓고 줄을 하나씩 튕겼는데 자세부터 엉망이었다.
소리는 더 엉망이었다.

영상이 끝나자마자 나는 메시지를 썼다.
왼손 엄지 그렇게 올리지 마
지웠다.
피크를 그렇게 쥐면...
또 지웠다.

내 알 바 아니니까. 애새끼가 어디서 뭘하고 다니던 우리는 새빨간 타인. 신경쓸 필요 없었다.
십 분 뒤 또 영상이 왔다.
이번에는 뭔가 코드를 잡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
이거 맞아요?
틀렸다.
엄청 틀렸다.
답장하지 않았다.
삼십 분 뒤.
기타 고장난 것 같아요
나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뭘 했어.”
―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아무것도 안 했는데 기타가 왜 고장 나.”
― 소리가 이상해요.
“어떻게 이상한데.”
― 이상하게요.
“그걸 설명이라고 하냐?”
― 그럼 와서 봐주세요.
“영상통화 켜.”
― 가르쳐주기 싫다면서요.
“기타 상태만 볼거야.”
― 네.

화면이 켜졌다.
기타는 멀쩡했다.
하루카가 코드를 잘못 잡고 있었다.

“검지 세워.”
― 세웠는데요.
“그게 세운 거냐? 눕혔잖아.”
― 손가락이 원래 이렇게 생겼는데요.
“손목 내려.”
― 아파요.
“처음엔 다 아파.”
― 미오 씨도요?

대답하려다가 잠깐 멈췄다.

“……당연하지.”
― 그럼 계속하면 안 아파져요?
“굳은살 생기면 좀 낫지.”
하루카가 자기 손끝을 들여다봤다.
― 미오씨 처럼?
나는 아무 말 없이 화면을 봤다.
하루카가 웃었다.
― 그럼 계속해야겠네요.
“마음대로 해.”
그렇게 기타 상태만 확인하는 데 삼십 분이 걸렸다.

다음 날에는 내가 먼저 연락했다.
이제는 익숙해진 밥 먹자는 말이었다.
기타 때문은 아니었다. 전날 하루카가 돈이 거의 없다고 했던 게 신경 쓰였을 뿐이다.
약속 장소에 나온 하루카는 당연하다는 듯 기타를 메고 있었다.

“왜 들고 왔어.”
“연습하려고요.”
“어디서.”
“공원?”
“민폐야.”
“그럼 어디서 해요?”

그 말에는 나도 답이 없었다. 앰프도 없고, 연습실을 잡기에는 돈이 든다. 하루카는 애초에 앰프가 뭔지도 제대로 모르는 것 같았다.
결국 사람 없는 공원 구석 벤치에 앉았다. 일렉기타를 앰프 없이 튕기니 소리는 작았다. 민폐라고 할 정도도 아니었다.
하루카가 어제 배운 코드를 잡았다.
틀렸다.
다시 잡았다.
또 틀렸다.
나는 옆에서 캔커피를 마셨다.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검지.”
“네?”
“아니야.”
“뭐가요?”
“아무것도.”

여섯 번째.

“손목.”
“왜요?”
“……됐다.”
“또 됐대.”

일곱 번째.
현 하나가 버징을 냈다.
여덟 번째.
나는 캔을 내려놨다. 못하는데에도 정도가 있ㅈ.

“아, 줘봐.”

하루카가 기다렸다는 듯 기타를 내밀었다.

“왜 웃어.”
“안 웃었는데요.”
“웃었어.”
“기분 탓이에요.”

기타를 받아 무릎 위에 올렸다.
가벼웠다.
내가 쓰던 것보다 확실히 가벼웠고 넥의 감촉도 달랐다. 줄 상태도 썩 좋지 않았고 세팅도 마음에 안 들었다. 손가락을 올려 몇 음을 짚자 버징이 났다.

“줄 높이 왜 이래.”
“높아요?”
“세팅 안 했어?”
“세팅이 뭔데요?”
“가게에서 아무 말 안 해줬어?”
“튜닝은 해줬어요.”
“그거 말고.”
“그거 말고가 뭔데요?”

나는 대답 대신 줄을 몇 번 튕겼다.
당연하게도 싸구려 소리가 났다.
앰프에 연결하지도 않았는데 손끝에서 느껴지는 울림만으로 대충 알 수 있었다. 내 취향은 아니었다. 원래 쓰던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손은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며칠 전까지 매일 만지던 악기는 사라졌지만 코드의 위치는 그대로였다. 피크가 없어 손가락으로 대충 줄을 튕겼는데 다음에 어디를 짚어야 하는지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팔았다고 해서 이런 것까지 같이 없어지는 건 아닌 모양이었다.

“소리 구리네요.”

하루카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뭐?”
“아까 제가 칠 때보다 좋은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뭔가 구려요.”
“싸구려니까.”
“미오 씨가 못 쳐서 그런 건 아니고요?”
“내놔.”
“지금 미오 씨가 들고 있는데요.”

하루카가 웃었다.
나도 웃을 뻔했다.

“노래해도 돼요?”
“싫어.”
“네.”

하루카는 정말로 입을 다물었다.
그게 또 거슬렸다.
몇 번 더 줄을 튕기다가 내가 먼저 물었다.

“뭔데.”
“네?”
“부르려던 거.”
“싫다면서요.”
“물어보기만 한 거야.”

하루카가 노래 제목을 말했다. 며칠 전에 노래방에서 불렀던 노래였다.
기억하고 있었다.

“한 번만 해봐.”
“해도 돼요?”
“한 번.”
“네!”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다.

“조용히 해.”
“네.”

나는 전주를 대충 잡았다.
앰프도 없고 이펙터도 없었다. 공원 벤치에서 싸구려 일렉기타를 생으로 튕기는 우스운 연주였다.
하루카가 첫 소절을 놓쳤다.

“아.”
“다시.”

다시 시작했다.
이번에는 너무 빨리 들어왔다.

“기다려.”
“미오 씨가 늦은 거 아니에요?”
“네가 빨라.”

세 번째에는 맞았다.
노래방에서 들었을 때와 똑같았다. 호흡은 짧고, 높은 음에서는 목에 힘이 들어갔고, 박자를 조금씩 앞질렀다. 잘 부른다고 하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이상하게 맞춰줄 수 있었다.

하루카가 조금 빨라지면 내가 따라갔고, 숨을 쉬느라 한 박자 늦으면 기다렸다. 반주 음원처럼 정해진 속도로 밀고 갈 필요가 없었다.
한 소절.
두 소절.
하루카가 틀렸다.
나도 틀렸다.

둘이 동시에 멈췄다가 다시 시작했다.
어느 순간 하루카가 나를 봤다.
눈이 마주쳤다.
웃고 있었다.
왜 웃냐고 물으려다가 말았다.
재밌었다.
그걸 깨닫는 순간 손이 멈췄다.

“왜 멈춰요?”
“……됐어.”

하루카가 잠시 나를 보더니 작게 웃었다.

“아무것도 안됐는데.”

이번에는 더 묻지 않았다.
기타를 받아 케이스에 넣으면서 말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그래.”
“내일 또 하면 되니까.”
“안 해.”
“모레?”
“안 해.”
“그럼 글피.”
“하루카.”
“네.”
“나 기타 안 가르쳐.”
“오늘 가르쳐줬잖아요.”
“안 가르쳤어.”
“코드도 알려줬고 손목도 알려줬고 노래도 쳐줬는데.”
“……밥이나 먹으러 가.”
“사주세요.”
“뻔뻔하네.”
“기타 사서 돈 없어요.”
“그러니까 왜 샀냐고!”

하루카가 기타 케이스를 등에 멨다.
내 것이 아니다.
내가 쓰던 것보다 싸고, 가볍고, 소리도 마음에 안 들고, 생김새도 하루카가 주장하는 것만큼 닮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눈에 밟혔다.
몇 걸음 먼저 가던 하루카가 뒤를 돌아봤다.

“미오 씨, 안 와요?”
“가.”
“같이 가요.”

나는 벤치에서 일어났다.
집에 돌아가면 아직 덜 싼 상자가 남아 있을 것이다. 가족에게도 날짜를 정해서 연락해야 했다. 일도 정리해야 하고, 방도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한다.
기타를 판 일도 후회하지 않기로 했다.
적어도 며칠 전까지는 그랬다.
그런데 내가 팔아버린 기타와 닮았다고 우기는 싸구려 기타를 등에 멘 애가 몇 걸음 앞에서 걷고 있었고, 그 뒤를 따라가는 내 모습이 그냥 좀 웃겨서.

그 정도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여기까지가 일단 미리 써둔 초반부!!! 스토리정리는 대강 되어있는 상태라 조만간 다 쓸수있을것같아용...
#169아카주(fc1a3ce2)2026-09-26 (토) 11:51:46

아 노래 안올라갔다
#170HiO주(c17d9ed9)2026-09-26 (토) 11:58:40
하루카가 생각보다 훨씬 더 아기바보
#171아카주(fc1a3ce2)2026-09-26 (토) 11:59:34
아 응애에요
#172소나주(4a331590)2026-09-26 (토) 12:01:07
뉴비가 삽질하는 걸 답답해서 못넘어가는 나름 고인물 미오씨😂
파이팅입니다!!
#173탈주(cbd3360d)2026-09-26 (토) 16:33:02
독백짱길다
#174난슬주(d8e4e2ba)2026-09-27 (일) 04:23:10
키배뜨는거 구경하다 새벽에 자니 피곤해 죽겠군요.. 하지만 재밌었다
#175에주(2bc2b87d)2026-09-27 (일) 04:24:00
0
#176에주(2bc2b87d)2026-09-27 (일) 04:34:31
#177HiO주(3727ff80)2026-09-27 (일) 04:45:09
오, 최신성능밈미
#178에주(2bc2b87d)2026-09-27 (일) 04:50:21
Attachment
갑자기 생각나서 만든 에즈
(ai짤)
#179에주(2bc2b87d)2026-09-27 (일) 05:01:24
잠와서 리타..
#180HiO주(3727ff80)2026-09-27 (일) 05:02:24
주무세용
#181소나주(a57d1e40)2026-09-27 (일) 08:41:11
톡하입니닷
#182소나주(a57d1e40)2026-09-27 (일) 10:07:38
2
소나
리온
로키
테디
#183사서주(6158998c)2026-09-27 (일) 11:00:47
고기가 다 구워진 관계로
빠른 퇴장 ㅇ,<
#184소나주(a57d1e40)2026-09-27 (일) 11:04:01
앗
외식 중이신가요!
맛저녁하세용!
#185소나주(a57d1e40)2026-09-27 (일) 11:47:50
situplay>10826>461
#자캐는_유혹_회유_협박_설득_속임수_돈까스_중에_뭐가_잘_통하는지
테디 : 회유, 설득
...인데 이것도 가깝고 친한 상대가 해야 통할 거 같지요
아니면 얘기 나오기 전에 자기가 알아서 자발적으로 가거나...
그런 경우가 아니면 내 앞에서 개수작 부리지 말라며 정색할 거 같아요...

쓰면서 생각해보니 얘가 주변 친구/동생/후배들/주인 차웅이에게 유혹 회유 설득 돈까스를 꺼내드는 쪽일 것두 같애요!
#186HiO주(3727ff80)2026-09-27 (일) 11:54:09
돈까쓰 사줘야지
#187소나주(a57d1e40)2026-09-27 (일) 11:56:01
테디는....어제였나 새짖이한테 답한대로 음식에 관심 없었다가 취향 찾아가는 중이라서...
돈까스에 거의 관심없을 거 같애요.....
#188소나주(a57d1e40)2026-09-27 (일) 11:57:44
그나마 관심을 보일 만한 것 : 홍차...

그게 아니면 의외로 그냥 용건을 스트레이트하게 말하거나....
이걸 그 뭐라고 하죠 결투(?) 나랑 배틀해서 이기면 해달라!고 하는 게 잘 통할 거 같다는 생각도 들어용!
#189HiO주(3727ff80)2026-09-27 (일) 12:00:28
문지기 스타일
#190HiO주(3727ff80)2026-09-27 (일) 12:00:51
약간 쾌남같아서 좋기도
#191에주(2bc2b87d)2026-09-27 (일) 12:09:35
rdd
#192소나주(a57d1e40)2026-09-27 (일) 12:13:45
문지기 스타일.
약간 팀내 큰형님/누님 스타일로 생각하고 있긴해요😂
#193소나주(a57d1e40)2026-09-27 (일) 13:51:26
내일 출근하려면...일찍 자야지요
톡바쫀밤입니닷
#194HiO주(3727ff80)2026-09-27 (일) 14:22:29
소바소바입니다요
#195난슬주(c8023c19)2026-09-27 (일) 16:55:54
찍냥토 전편 몰아보기 이틀남았습니다
https://youtu.be/xOfoMR4ghWo?si=JyA7YSa8lhAZCmSx
친구들이랑 디스코드 켜놓고 보다가 귀여워만 50번 외친 것 같네요:3
#196HiO주(7488a34a)2026-09-28 (월) 09:55:21
너무너무바쁜월요일입니다 ㅇ<-<
#197소나주(6e745884)2026-09-28 (월) 11:30:43
오. 먼작귀 지나가다 봤는데 그새 애니 더빙판도 나왔군용

톡하입니닷...
다들 현생 파이팅이에용
#198에주(55cffc29)2026-09-28 (월) 14:13:18
Attachment
밈미밈미
#199HiO주(d50ebe1f)2026-09-28 (월) 14:27:16
밈미가 두배
#200소나주(6e745884)2026-09-28 (월) 14:28:52
오 싱크로율 높은 밈미

톡바쫀밤이에용
#201HiO주(d50ebe1f)2026-09-28 (월) 14:37:13
소바소바엥용
#202탈주(c3af7907)2026-09-29 (화) 09:44:40
벌써 곧 할로윈인데
화로한테 저승사자 로운이한테 카론 코스프레 시키고 싶다
#203HiO주(7a11c8fd)2026-09-29 (화) 09:51:07
로운이한테 카론.
로운이 배 잘 모니
#204소나주(7ba13f7e)2026-09-29 (화) 13:03:34
톡하입니닷
오.
저승사자 화로.
로운이한테 카론....
#205소나주(7ba13f7e)2026-09-29 (화) 14:25:13
톡바쫀밤이에용
#206HiO주(6c1352aa)2026-09-29 (화) 17:23:21
소바소바에용
#207탈주(6fae6511)2026-09-30 (수) 04:49:45
로운이는 먼가 서양이어야 할 것 같다는 편견
#208소나주(dfa4cf3c)2026-09-30 (수) 12:12:58
톡하입니닷
로운이는 동양의상도 서양의상도 잘 어울릴 거 같애요 (끄덕
#209에주(9ddc6152)2026-09-30 (수) 12:46:19
Attachment
밈밈
밈미밈미
미미
#210소나주(dfa4cf3c)2026-09-30 (수) 13:03:38
오!
에하에용
똑닮은밈미
#211HiO주(6c1352aa)2026-09-30 (수) 14:42:45
9월까지 남은 시간 18분
#212HiO주(6c1352aa)2026-09-30 (수) 14:43:13
아니
남은 9월이 18분.
#213에주(9ddc6152)2026-09-30 (수) 14:51:26
에컴 신작 인방으로 보는데 밀덕도 아닌데 공군 뽕이 차는군요....
#214HiO주(1203e6b9)2026-09-30 (수) 15:08:33
10월입니다
올해가 2달만 남았다는 뜻이지요
#215소나주(d05043e5)2026-10-01 (목) 11:57:27
>>214 벌써 그렇게 되었군요....
#216HiO주(1203e6b9)2026-10-01 (목) 12:00:08
이제 또 눈 깜빡하면 1달이 지나잇겟죠
깜빡
#217넛케주(6cd78de9)2026-10-01 (목) 13:00:04
이럴수가
넛케주가 아직 17세 여고생쟝인것도 적응이 안 됐는데 벌써 17세 여고생쟝이 된다니
#218소나주(d05043e5)2026-10-01 (목) 13:43:52
(토닥토닥)
#219에주(e8bf7391)2026-10-01 (목) 13:49:54
넛주 환갑 축하드려요
#220넛케주(15a3b5b7)2026-10-01 (목) 13:59:45
^q^
올해도 안정적인 넛케주의 이미지
#221HiO주(1203e6b9)2026-10-01 (목) 14:10:22
넛주는 인외구나
이해했어
#222넛케주(15a3b5b7)2026-10-01 (목) 14:16:08
그렇다 드디어 넛케주주를 해치우고 클리파가 되었지
#223HiO주(1203e6b9)2026-10-01 (목) 14:17:58
이제 히오주주도 해치워주는거지
#224난슬주(f051e8aa)2026-10-01 (목) 16:10:16
순애집착러브라는건 좋군요
게임 이야깁니다
#225HiO주(51b7595c)2026-10-01 (목) 16:25:35
원래 순애집착러브는 좋은 거에요
#226에주(bf4aad44)2026-10-01 (목) 17:18:15
Attachment
.
#227HiO주(51b7595c)2026-10-01 (목) 17:22:40
360도꼬인순애도 순애다
#228에주(bf4aad44)2026-10-01 (목) 17:34:43
Attachment
.
#229소나주(몰폰(f477772b)2026-10-02 (금) 03:02:26
톡하입니닷

글리제 형제들 스진을 하기에 앞서서
리온소나 스진..?에 뭔가 마무리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중인데 어떻게 할지 고민되는 것입니닷

바다유리즈를 톡방에 등판시킬지
독백을 쓸지
냅다 씨솔트조vs바다유리조 배틀을 시킬지....?🤔

배틀물 세계관이니 배틀을 시키는 쪽이 가장 그럴듯해보여서? 끌리긴? 하네요
#230사서주(3e3fe4c8)2026-10-02 (금) 05:59:50
배
틀
!!!!!!
이 좋다고 생각해용(반짝

림봐스 최신 스토리 에필로그를 보고 굉장히 깝깝해진 사서주 등장
#231소나주(몰폰(65eba763)2026-10-02 (금) 07:53:00
역시 그럴까요!
상세한 건 또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230 (토닥....)
#232사서주(b08b0f34)2026-10-02 (금) 09:11:33
아니면 국룰 다이스라던가..!
소하소하에용!
#233HiO주(27010752)2026-10-02 (금) 09:27:52
뭐 배틀
재밋겟다
#234리베주(41bfdb9a)2026-10-02 (금) 10:20:58
뭐 배틀
재밋겟다
#235아카주(d03dfdba)2026-10-02 (금) 10:46:02
뭐 배틀
재밋겟다
#236리베주(41bfdb9a)2026-10-02 (금) 10:47:36
이제 여기 모인 세 사람으로 배틀 뜨죠?
#237아카주(d03dfdba)2026-10-02 (금) 10:48:39
살려주세요
#238리베주(41bfdb9a)2026-10-02 (금) 10:49:48
어째서
해치지 않아요
#239HiO주(51b7595c)2026-10-02 (금) 10:54:12
칼을 핥짝이기
#240아카주(d03dfdba)2026-10-02 (금) 10:54:29
배틀 대신 바이오 하루카짤을 드리겠읍니다
https://i.postimg.cc/T16wt9cr/3688031104.png
#241HiO주(51b7595c)2026-10-02 (금) 10:56:02
하루카쨩 멘헤라 컨셉샷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242아카주(d03dfdba)2026-10-02 (금) 10:58:05
Attachment
밴드는 제정신이 할 짓이 아니라는 공식에서의 증언도 있었으니까요
#243HiO주(51b7595c)2026-10-02 (금) 11:00:29
하지만 누가 예술을 건강한 정신으로 합니까? 피폐와 고통으로 쥐어짜인 예술만이 씹덕을 홀린다
#244아카주(d03dfdba)2026-10-02 (금) 11:05:03
Attachment
(끄덕)
#245리베주(41bfdb9a)2026-10-02 (금) 11:06:58
지나가는 톡방참치 전기로 지져서 독백 얻어내기
#246HiO주(51b7595c)2026-10-02 (금) 11:07:58
크아아아아아아악
#247아카주(d03dfdba)2026-10-02 (금) 11:08:31
분량때문에 안올라가요ㅕ
#248HiO주(51b7595c)2026-10-02 (금) 11:10:46
뭐 분량이 댑따큰 독백이라고
#249리베주(41bfdb9a)2026-10-02 (금) 11:11:15
뭐 분량이 댑따큰 독백이라고
#250아카주(d03dfdba)2026-10-02 (금) 11:11:44
사실 이전처럼 대부분은 대화문이라 분량뻥튀기의 나쁜 예긴 해요
#251리베주(41bfdb9a)2026-10-02 (금) 11:14:05
뭐라고 캐릭터 간의 케미 넘치는 티키타카가 많은 독백이라고
#252HiO주(51b7595c)2026-10-02 (금) 11:17:39
착석해서 기다려야지
#253라쿠나 - 4화 감기(6ed331ea)2026-10-02 (금) 11:22:03
감기에 걸렸다는 걸 인정한 건 체크아웃을 두 시간쯤 남겨두고서였다.
아침부터 몸이 무겁기는 했다. 눈을 뜨자마자 목 안쪽이 까슬거렸고, 이불을 걷어내면 춥다가도 다시 덮으면 금세 등에 땀이 배었다. 그래도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도쿄에 온 지도 닷새가 지났다. 하지만 그동안 제대로 먹고 제대로 잔 날이 얼마나 된다고, 몸이 멀쩡한 쪽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 싶었다.
무엇보다 어젯밤에는 기타를 꽤 오래 붙잡고 있었다.
미오씨가 알려준 대로 손가락을 세워보려고 했는데 정신을 놓으면 금세 옆줄까지 같이 눌려져서 신경질이 났다. 손목을 조금 앞으로 내밀라는 말도 생각났다. 그렇게 하면 이번에는 손가락 끝이 아팠다. 몇 번이나 그만둘까 싶었지만 조금 전까지 안 나던 소리가 어쩌다 한 번 제대로 울리면 그게 아까워서 다시 처음부터 했다.
그러다 잠든 게 몇 시였더라. 잘 기억나지 않았다.

“……엣취!”

재채기를 하고 나니 머릿속까지 덩달아 흔들렸다.
침대 옆에는 구겨진 휴지가 벌써 몇 개 굴러다니고 있었다. 새로 쓴 것까지 던졌는데 쓰레기통 가장자리에 맞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팔을 뻗으면 닿을 만한 거리였다. 한동안 그것을 바라보다가 그냥 포기했다.
그제야 조금 불안해졌다.
원래부터 아픈 걸 잘 참는 타입이 아니었으니까. 아프면 아프다고 했고, 싫으면 싫다고 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아프다고 말할 사람이 없었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아프다고 말한다고 해서 누가 뭘 해주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혼자 있다는 사실이 그런 데서 실감이 났다.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니 10시를 조금 넘어있었다. 체크아웃은 열두 시. 이대로 어디로 가기도 애매해서 숙박을 하루 연장하려면 얼마가 드는지 확인한 뒤 나는 습관처럼 지갑을 열었다.

돈은 며칠 전보다 확실히 줄어 있었다.
당연했다. 먹었고, 잤고, 전철을 탔고, 무엇보다 기타를 샀다.
시선이 자연스럽게 침대 옆의 검은 케이스로 향했다.
미오씨는 싸구려라고 했다. 자기 기타와는 전혀 닮지 않았다고도 했다. 사실 이제는 나도 조금 알 것 같았다. 자세히 보면 모양부터 달랐고, 헤드에 붙은 글자도 달랐다. 어제 미오 씨가 줄을 몇 번 튕겨보더니 얼굴을 찌푸렸던 걸 보면 소리도 별로인 모양이었다.

그래도 내 기타였다. 어제는 미오 씨가 그걸 들고 연주했다.
나는 몇 번이나 박자를 놓쳤고, 숨이 모자라 엉뚱한 데서 노래를 끊었다. 그럴 때마다 기타가 조금 느려졌다가 다시 나를 따라왔다. 노래방에서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일이었다. 기계는 내가 틀려도 기다려주지 않았는데, 사람은 기다려줬다.
그 감각이 좋아서 기타를 팔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대신 병원비를 검색해봤다.
그리고 잠시 뒤 검색창을 닫았다.

“……아픈 것도 돈 드네.”

괜히 억울했다. 알고는 있었다. 살아가는 데에는 돈이 든다. 밥에도 돈이 들고, 잠을 자는 데도 돈이 든다. 아픈 데까지 돈이 든다는 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 것까지 계산하고 가출하는 열다섯 살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아니었다.
가족들에게 연락하기는 싫다. 말을 하지 않아도 네잘못이니 돌아오라 할게 뻔해서. 그러자 자연스럽게 한 사람이 생각났다.
도쿄에 와서 처음으로 전화번호를 받은 사람. 밥을 두 번이나 사준 사람.
기타를 그만뒀다고 해놓고 내 싸구려 기타를 빼앗아서는 한 곡을 연주해준 사람.
나는 연락처를 열었다.
미오씨
잠깐 망설이다 메시지를 보냈다.
저 감기 걸린 것 같아요.
답장은 생각보다 빨리 왔다.
병원 가
그럴 줄 알았다.
싫어요
왜
돈 아까워요

읽음 표시가 뜨고 잠시 답이 없었다.
그래도 가
나는 이불을 코끝까지 끌어올렸다. 괜히 웃음이 났다.
미오씨 집에서 하루만 자면 안 돼요?
이번에는 답이 조금 늦었다.
혹시 고민하고 있나 싶어서 괜히 화면을 바라봤다.
잠시 뒤 두 글자가 나타났다.
안 돼

“……너무하네.”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목소리를 내자 목 안쪽이 따끔거렸다.
왜요
왜긴 왜야
저 환자에요
그러니까 병원을 가
숙소도 오늘까지예요

답장이 끊겼다.
나는 화면을 내려다보며 기다렸다. 일 분쯤 지나도 아무것도 오지 않았다.
먼저 다시 보냈다.
미오씨
왜
돈도 별로 없어요

이번에는 제법 오래 읽음만 떠 있었다.
그러다 겨우 메시지가 도착했다.
기타 팔아
나는 고개를 돌렸다.
검은 케이스가 얌전히 벽에 기대어 있었다.
싫어요
답장은 거의 동시에 왔다.
그럼 숙소 연장해
그것도 돈 들어요
당연하지
그러니까 재워주세요
싫어

이번에는 더 이상 답장이 오지 않았다.
나는 휴대폰을 가슴 위에 올려놓고 천장을 바라봤다.
싫다고 했다.
그럼 싫은 거겠지.
며칠 전이었다면 아마 곧바로 왜 싫은지부터 물었을 것이다. 이유를 들으면 그 이유가 없어지는 방법을 생각했을 테고, 그러고 나서 다시 물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타를 팔던 미오 씨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걸 네가 정하지 마.
그 말은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나도 나름대로 생각했고 겨우 결론을 내렸다.
직접 가서 딱 한 번만 더 물어보자.
그래도 싫다고 하면 그때 포기하면 된다.
이 정도면 꽤 많이 참은 것 같았다.
숙소를 나설 때 직원이 내 얼굴을 한 번 더 쳐다봤다.
내가 많이 아파 보였던 건지, 캐리어에 기타까지 들고 나가는 모습이 이상했던 건지는 모르겠다. 나도 거울을 보고 조금 놀랐으니 아마 전자였을 것이다. 코끝이 빨갰고 눈가도 조금 부어 있었다.
캐리어는 처음 도쿄에 도착했을 때보다 무거운 것 같았다.
안에 든 건 별로 늘지 않았다. 오히려 입고 있는 옷이 있으니 조금 가벼워야 했다. 그런데 계단 하나를 내려갈 때마다 손잡이가 손바닥을 잡아당겼고, 어깨에 멘 기타는 자꾸 벽에 부딪혔다.
밖은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군데군데 며칠째 못봤던 햇살이 비춰오고 있었지만 그래도 우산은 챙겼다.
도쿄에 온 뒤로 비를 너무 많이 맞아서 이제는 하늘을 믿지 않기로 했다.
전철에서는 운 좋게 앉을 수 있었다. 눈을 감았다가 두 정거장을 지나칠 뻔했다. 그때쯤에서야 내가 정말로 아픈게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발걸음이 조금 빨라졌다.
역에서 내려 미오 씨가 보내준 지도를 켰다. 며칠 전 갑자기 아라카와 근처의 위치를 보내왔을 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찾아가려니 괜시리 고마웠다. 급할때 오라고 보내셨을테니까.
골목으로 들어갈수록 큰 건물이 줄어들었다. 낮은 주택과 작은 아파트 사이로 자전거가 줄지어 세워져 있었고, 어느 집 베란다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빨래가 흐린 바람에 조금씩 흔들렸다.
그 사이에 아는 사람이 산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노래방이나 규동집이나 악기점에서 만난 미오씨밖에 몰랐기 때문이다.
미오 씨도 집에서는 잠옷을 입을까. 당연히 입겠지?
그런데 상상이 잘 안 됐다.
현관 앞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할 힘도 별로 남지 않았다.
고작해야 3층짜리 낡은 아파트였지만 이 몸으로 캐리어에 기타까지 매고 올라가려니 죽을 맛이었다.
계단 중간에서 캐리어를 세워놓고 한 번 쉬었다. 기타 케이스가 등에 붙어 조금 더웠다. 숨을 고른 뒤 마지막 층까지 올라가 문패를 확인했다.
鞍馬. 제법 고풍스러운 한자를 쓰는구나.
초인종을 눌렀다.
안쪽에서 뭔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문이 열렸다.

“…….”
“…….”

미오씨는 낡은 티셔츠에 편한 바지를 입고 머리는 아무렇게나 묶여 있었다. 한쪽 뺨에는 먼지인지 뭔지 모를 검은 자국까지 조금 묻어 있었다.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나는 괜히 조금 웃었다.

“왜 웃어.”
“아뇨. 그냥.”
“뭔데.”
“미오 씨도 집에서는 그렇게 입는구나 싶어서.”
“사람을 뭐라고 생각한 거야.”

미오 씨는 그렇게 말하다가 내 뒤에 있는 캐리어를 발견했다.
그다음에는 기타를 보더니 표정이 천천히 굳었다.

“……왜 왔어.”
“재워달라고 했잖아요.”
“싫다고 했었지?”
“그래서 직접 부탁하러 왔어요.”
“그게 왜 그래서로 이어져?”
“문자로 말하는 거랑 직접 말하는 건 다르잖아요.”
“안 달라.”

대답이 너무 빨랐다.
조금 서운했다.

“하루만인데.”
“안 돼.”
“저 진짜 아파요.”
“그러니까 병원을 가라고.”
“싫어요.”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미오 씨 목소리가 커지는 순간 머릿속이 울렸다.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관자놀이를 눌렀다.

“……크게 말하지 마세요.”
“누구 때문에 크게 말하는데.”
“머리 아파요.”

미오씨가 입을 다물었다.
잠시 뒤 한숨이 들렸다.

“가까이 와봐.”
“왜요.”
“열 보게.”

한 걸음 다가가자 손등이 이마에 닿았다.
차가웠다.
나도 모르게 눈을 조금 감았다.

“너 열 있잖아.”
“그러니까 감기 걸렸다고 했잖아요.”
“이 상태로 여기까지 온 거야?”
“전철 타고요.”
“그걸 묻는 게 아니야.”

미오씨가 머리를 쓸어올렸다.

“미치겠네, 진짜…….”

이상하게 그 말을 들으니 조금 안심됐다.
미오씨는 나를 만난 뒤로 자주 미치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고 나면 대개 밥을 사주거나, 숙소를 걱정하거나, 기타를 봐줬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욕처럼 들리지 않았다.

“들어가도 돼요?”
“…….”
“미오씨?”
“......잠깐만 있어.”

문이 닫혔다. 나는 여전히 혼자 현관 앞에 남았다. 그야 그렇겠지. 이상한 사람은 집에 들이지 않는게 상식이었다. 아마 방금 말도 완곡한 거절이었울 것이다.
돌아가자고 생각할때쯤 안쪽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렸다.
미오씨랑은 다른 조금 높은 느낌의 여자 목소리.
귀를 가까이 대려고 했지만 그러다 들키면 정말로 경찰에 신고당할 것 같아서 참았다.
잠시 후 문이 다시 열렸고 미오씨는 마땅찮다는 듯한 표정으로 현관에서 비켜섰다.

“들어와.”
“네.”

캐리어를 끌려고 하자 미오 씨가 손잡이를 빼앗았다.

“제가 들 수 있어요.”
“지금 그 말이 나오냐.”
“여기까지 들고 왔는데.”
“그러니까 이제 그만 들어.”

한참을 실랑이를 했지만 결국은 내가 지고 말았다. 감기만 아니었어도 이겼는데.
현관 안으로 들어선 뒤 신발을 벗으려다 잠깐 멈칫했다. 방 안에는 상자가 보였다.
하나둘 정도가 아니라 거실 벽을 따라 같은 크기의 골판지 상자가 몇 개씩 쌓여 있었고, 아직 테이프를 붙이지 않은 것들 사이로 접어놓은 옷이며 책등이며 이름 모를 전선 같은 것들이 비죽비죽 나와 있었다. 벽에 걸려 있던 것을 떼어낸 모양인지 한쪽에는 주변보다 색이 옅은 네모난 자국도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방 한쪽은 깨끗하게 비어 있었다. 기타가 있었을 자리일까.
그런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곳에 선채로 한동안 신발도 벗지 못했다.
미오씨가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었다.
기타를 파는 것도 봤다.
그런데 그것과 이건 조금 달랐다.
말은 듣고 나면 사라졌지만 상자는 계속 거기 있었다.
정말로 이 사람은 자신의 흔적을 지워버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싫었다.

“뭐 해.”

미오씨가 불렀다.

“……이사해요?”
“그 얘기는 나중에 하고 일단 들어와.”

대답을 피했다.
평소 같으면 바로 다시 물었을 텐데, 오늘은 머리가 아팠다.
그 덕분에 한 번 참았다.
거실로 들어가자 상자 사이에 쪼그려 앉아 있던 사람이 고개를 들었다.
처음 보는 여자였다.
소매를 걷어 올린 셔츠에 편한 바지를 입고 있었고, 한 손에는 포장용 테이프가 들려 있었다. 미오 씨보다 조금 더 단정한 인상이었다. 정확한 나이는 모르겠지만 나보다 훨씬 어른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그 사람은 나를 보더니 웃으면서 인사를 해주었다. 어쩐지 조금 수상해보여서 목례만 한 다음 미오씨를 봤다가 다시 여자를 봤다.

“……미오씨의 여자친구?”
“아니야.”

대답이 너무 빨랐다.
여자의 눈이 조금 커졌다가 이내 부드럽게 휘었다.

“안녕하세요. 여자친구는 아닌 나루미 세이라예요.”
“안녕하세요.”

나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카라스마 하루카, 예요.”
“가출한 열다섯 살.”

뒤에서 미오씨가 쓸데없는 사족을 덧붙이는 바람에 곧장 돌아서서 화를 냈다.

“그걸 왜 말해요!”
“중요하니까.”
“첫인상 이상해지잖아요!”
“그게 걱정돼?”
“당연하죠!”

세이라씨는 나와 미오씨를 번갈아 보더니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괜히 변명이 하고싶어지는 기분이었다.

“나쁜 짓 해서 가출한 건 아니에요.”
“그 설명을 붙이니까 더 수상하잖아.”
“미오씨가 이상하게 소개했으니까 그렇죠!”
“사실만 말했어!”
“말하는 방법이 있잖아요!”

목소리가 커질수록 머리가 다시 울렸다.

“으으…….”

관자놀이를 누르자 미오씨가 입을 다물었다.
세이라씨도 그제야 웃음을 거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루카씨... 라고하셨죠?”
“네.”
“일단 앉으시는 게 좋겠어요.”
“괜찮아요.”
“안 괜찮아.”

미오씨가 바로 끼어들었다.
나는 미오씨를 봤다.

“미오씨한테 물어본 거 아니잖아요.”
“누가 봐도 안 괜찮으니까 하는 말이야.”
“제 몸은 제가 더 잘 알죠.”
“그 몸 끌고 여기까지 온 사람이?”

그건 할 말이 없었다.
세이라씨는 상자 하나를 옆으로 밀어 소파 앞을 비워줬다.

“일단은 여기 앉으세요.”
“아...... 그 저기, 감사합니다.”

순순히 앉자 미오씨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봤다.

“내가 앉으라니까 말대꾸하더니.”
“세이라씨는 안 화냈잖아요.”
“…….”

세이라씨가 입가를 가렸다.
미오씨는 나를 한 번 노려보고는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
그제야 나는 세이라씨와 둘이 남았다.
조금 어색할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그렇지도 않았다.

“세이라씨.”
“네.”
“미오씨랑 친해요?”
“친하다고 해야 할까요.”

세이라 씨가 잠깐 생각했다.

“일하면서 알게 됐어요. 업무 때문에 몇 번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락하게 됐고요.”
“같은 회사예요?”
“아뇨. 회사는 달라요.”
“그런데 오늘은 왜 여기 있어요?”

질문이 연달아 나가자 세이라씨가 조금 웃었다.

“미오씨가 도와달라고 하셔서요.”
“짐 싸는 거요?”
“네.”

나는 주변의 상자를 다시 바라봤다.

“미오씨가 먼저요?”
“네.”

그건 조금 의외였다.
미오씨는 남한테 도와달라는 말을 잘 안 할 것처럼 생겼다. 적어도 나한테는 자꾸 혼자 알아서 하라고 했으니까. 뭐든지 자기 혼자서 어떻게든 해낼것 같은 이미지였는데.

“어디로 가는지도 알아요?”
“고향으로 돌아가실 수도 있다고는 들었어요.”
“왜 가는지는요?”

세이라씨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을 했다.

“미오씨가 말해줬어요?”
“아뇨.”
“안 물어봤어요?”
“네.”
“왜요?”

이번에는 세이라씨가 나를 바라봤다.

“미오씨가 말씀하고 싶으시면 말씀하시겠죠.”

너무 당연하다는 말투였다.
나는 잠깐 말문이 막혔다.

“……안 궁금해요?”
“궁금하긴 해요.”
“그런데 안 물어봐요?”
“네.”

이상한 사람이었다.
궁금하면 물어보는 게 보통 아닌가.

“안 답답해요?”
“조금은요.”
“그런데 참는거에요?”

세이라씨는 이번에는 조금 더 오래 생각했다.

“참는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네요.”

나는 세이라씨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
미오씨와는 전혀 달랐다. 미오씨는 대답하기 싫으면 싫다고 했고, 내가 자꾸 물으면 화를 냈다. 세이라씨는 애초에 묻지 않았다.
어느 쪽이 더 이상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때 미오씨가 체온계를 들고 돌아왔다.

“뭐를 참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세이라씨가 대답했고 미오씨는 더 묻지 않았다.
나는 그게 조금 신기해서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왜.”
“아무것도 아니에요.”
“너 지금 뭐 배웠냐?”
“아무것도!!!”
“수상한데. 세이라 너도 애 앞에서 이상한거 가르치지 마. 이 녀석은 안 좋은건 죄다 흡수하는 스펀지 같은거니까.”
“그런가요?”
“아니에요!!!”

미오씨가 체온계를 내밀었다.

“재.”
“싫어요.”
“왜.”
“차갑잖아요.”
“카라스마.”
“네.”
“재.”
“싫어요.”

미오씨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결국 내가 졌다.
체온계를 겨드랑이에 끼우고 기다렸도니 삐, 하는 소리가 나자 미오씨는 뺏어가듯이 가져가서는 한숨을 쉬었다

“38.1도. 대놓고 감기네.”

숫자를 확인한 얼굴이 금세 굳었다.

“병원 가자.”
“싫어요.”
“하루카.”

나는 눈을 깜빡였다. 미오씨도 잠깐 멈췄다.
지금까지 거의 계속 너나 야 아니면 카라스마라고 불렀다. 어제 기타 때문에 화냈을 때 한 번 이름을 부른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그때는 나도 정신이 없었다.
이번에는 확실히 들었다. 조금 친해진걸까? 왜인지 기분이 좋아졌다.

“왜 웃어.”
“안 웃었는데요.”
“웃었어.”
“아닌데.”
“입꼬리 올라갔어.”

나는 손가락으로 입가를 만졌다.
정말 조금 올라가 있었다.

“그건 그거고 병원은 싫어요.”
“왜.”
“돈 아까워요.”
“내가 낼게.”
“빚지는건 더 싫어요.”

미오씨 표정이 일그러졌다.

“대체 뭘 어쩌라는 거야.”
“여기서 자면 되잖아요.”
“집에서 잔다고 감기가 낫냐?”
“잘 자면 낫죠.”
“그럼 숙소에서 자!”
“돈이 없어요.”

곧바로 기침이 나왔다. 몇 번을 연달아 하고 나니 눈가에 눈물까지 맺혔다.
미오씨가 물을 찾는 사이 세이라씨가 먼저 컵을 내밀었다.

“천천히 드세요.”
“……감사합니다.”

몇 모금 마시고 나니 조금 나아졌다. 미오씨가 세이라씨를 봤다.

“너도 얘한테 뭐라고 좀 해봐.”
“병원에는 가시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그치?”

미오씨의 얼굴이 조금 밝아졌다. 나는 배신당한 기분으로 세이라씨를 봤다. 만난지 얼마 안되긴 해도 믿을만한 어른처럼 보였는데.

“세이라씨.”
“네.”
“저 가기 싫어요.”
“그러시군요.”
“……끝이에요?”
“네?”
“억지로 안 데려가요?”

세이라씨가 조금 이상하다는 듯 눈을 깜빡였다.

“제가 어떻게 억지로 데려가요.”
“쟤 열이 38도라니까.”

미오씨가 말했다.

“알아요.”
“미성년자고.”
“그것도 알고요.”
“그런데?”
“하루카씨가 싫다고 하시잖아요.”

미오씨가 어이없다는 듯이 입을 다물었다.
나는 세이라씨를 바라봤다. 역시 좋은 사람 같았다.
아주 좋은 사람.

“세이라씨.”
“네.”
“저 세이라씨가 좋은것 같아요.”

세이라 씨가 작게 웃었다.

“감사합니다.”
“그걸 왜 받아!”

미오씨가 소리쳤다.

“왜요!”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좋은데 어떡해요!”
“그걸 왜 나한테 따져!”

나도 세이라씨를 따라 웃었다. 그러다 또 기침이 나왔다.
미오씨는 한숨을 쉬었고 세이라씨는 웃으면서 다시 물을 채워줬다.
결국 병원에는 가지 않았다.
미오씨는 끝까지 마음에 안 들어 했지만 일단 집에 있던 감기약을 먹어보기로 했다. 세이라씨가 약 상자를 가져다가 한참 설명서를 읽었다. 내 나이에 먹어도 되는지, 다른 약과 같이 먹으면 안 되는 건 없는지까지 확인하고서야 한 알을 건넸다.
그 사이 미오씨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냄비 꺼내는 소리가 들렸다.

“뭐 해요?”
“죽.”
“할 줄 알아요?”
“쌀에 물 넣고 끓이는 걸 뭘 할 줄 알고 말고가 있어.”
“저는 못하는데.”
“라면은?”
“끓여봤어요.”
“그나마 다행이네.”
“컵라면이요.”

미오씨가 주방에서 얼굴만 내밀었다.

“……너 지금까지 뭘 먹고 산 거야.”
“밥이요.”
“됐어.”

다시 들어갔다.
나는 소파에 앉은 채 웃었다.
세이라씨는 그동안 계속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책을 크기에 맞춰 상자 안에 넣고, 테이프를 붙이기 전에 내용물을 작은 종이에 적었다. 미오씨가 대충 던져놓은 물건까지 하나씩 물어보며 분류했다.

“미오씨, 이건 가져가세요?”
“뭔데.”

세이라씨가 작은 상자 하나를 들어 보였다.

“아마도 무언가의 케이블 같은데요.”
“버려.”
“이것도요?”
“그것도.”
“그럼 이건요?”

이번에는 낡은 검은색 파우치였다.
주방에서 고개를 내민 미오씨가 잠깐 멈췄다.

“……그건 놔둬.”
“알겠습니다.”

세이라씨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파우치를 옆에 따로 놓았다.
나는 그걸 바라봤다.

“뭔데요?”
“몰라.”

미오씨가 말했다.

“미오씨 거잖아요.”
“너는 꼭 모든 걸 알아야 돼?”
“궁금하잖아요.”
“궁금해도 좀 참아.”

아까 세이라씨와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나는 파우치를 한 번 더 보고 입을 다물었다. 참아보는 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다행히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
잠시 뒤 집 안에 죽냄새가 풍기자 배가 고팠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테이블에 그릇이 놓이자마자 숟가락을 들었다가 미오씨에게 손등을 맞았다.

“뜨거워. 좀 기다려.”
“배고파요.”
“그러니까 더 천천히 먹어.”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급하게 먹다 데니까.”

말하면서 미오씨가 죽을 몇 번 저어줬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있다가 웃었다.

“왜.”
“그냥요.”
“아까부터 왜 자꾸 사람 보고 웃어.”
“미오씨 생각보다 되게 잘 챙겨주네요.”

숟가락이 멈췄다.

“……아픈 어린애가 집에 쳐들어왔는데 안 챙기면 그게 더 이상한 거야.”
“그래도요.”
“먹기나 해.”

한 숟가락 먹었다.
조금 뜨거웠지만 참을 만했다.

“맛있어요.”
“죽이 맛있어봤자 죽이지.”
“생각보다 맛있어요.”
“생각보다는 빼.”

몇 숟가락을 더 먹자 속이 따뜻해졌다.
미오씨가 맞은편에 앉았다. 세이라씨도 짐 정리를 잠시 멈추고 커피를 들었다.

“어제 저녁은 뭐 먹었어.”

미오씨가 물었다.

“삼각김밥.”
“몇 개.”
“하나.”
“그게 저녁이야?”
“배 안 고팠어요.”
“지금은.”
“배고파요.”
“그럼 어제도 고팠겠지.”
“어제는 어제고 지금은 지금이죠.”

미오씨가 이마를 짚었다.

“그러게 기타는 그냥 다시 환불하라니까.”

숟가락이 멈췄다. 기분이 조금 상했다.

“기타 산 거 후회 안 해요.”
“후회하라는 얘기가 아니잖아. 당장 잘 곳도 없으면서—”
“그래도 안 아까워요.”

말이 조금 세게 나갔다. 미오씨도 입을 다물었다.
나는 그릇 안의 죽을 내려다봤다.

“어제 재밌었으니까.”
“뭐가.”
“기타요.”

미오씨가 나를 봤다.

“미오씨 연주는 진짜 대단했으니까.”

말하고 나니 조금 부끄러웠다.
그래도 이미 시작했으니 끝까지 말했다.

“저는 재밌었어요.”
“…….”
“노래방이랑 달랐어요. 제가 틀리면 미오 씨가 기다려주고, 빨리 부르면 같이 빨라지고.”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게 좋았어요.”

미오씨는 대답하지 않았다. 괜히 얼굴이 더 뜨거워졌다. 아마 열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안 팔 거예요.”

한참 뒤 미오씨가 말했다.

“누가 지금 팔랬냐.”
“아침에는 팔라고 했잖아요.”
“그건 숙소비가 없다니까 한 말이고.”
“그래도 안 팔아요.”
“알았어.”

생각보다 쉽게 물러났다. 미오씨가 이렇게 쉽게 물러난다니 나는 조금 놀라 미오씨를 봤다.
미오씨는 여전히 내 시선을 피한 채 물을 마셨다.
그 모습을 세이라씨가 조용히 보고 있었다.그런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역시 이상한 사람이었다. 좋은 사람인것 같긴 하지만.
약을 먹고 배까지 채우니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미오씨는 침대를 쓰라고 했지만 그건 거절했다.

“왜.”
“미오씨 침대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쓰라고 하잖아.”
“남의 침대에서 자는 건 좀 그래요.”
“남의 집에 캐리어까지 끌고 와놓고?”
“그거랑 이거랑은 다르죠.”
“뭐가 다른데.”
“그냥 달라요.”

설명할 수는 없었다.
미오씨는 한참 나를 노려보다가 결국 소파에서 자라고 이불을 가져왔다.
세제 냄새가 희미하게 났다. 몸을 덮자마자 긴장이 조금 풀렸다. 눈을 감으려던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엄마였다.
나는 화면을 바라봤다.
받아야 하나.
며칠 전 살아 있다고 메시지를 보내기는 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던 모양인지 전화는 그 뒤로도 계속 왔다. 엄마에게도, 아빠에게도. 몇 번은 모르는 번호까지 섞여 있었다.
휴대폰은 계속 울렸다.
받으면 무슨 말을 할까.
잘 지내고 있다고?
감기에 걸려서 며칠 전에 만난 사람 집에 누워 있다고?
돈이 없어서 오늘 잘 곳도 없었다고?
기타를 샀다고?
아무래도 다른 건 신경도 쓰지 않고 마지막 말에서 화를 낼 것 같았다.
나는 휴대폰을 뒤집었다.
진동이 테이블을 타고 짧게 웅웅거렸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미오씨도 전화를 본 것 같았지만 모르는 척했다.
세이라씨는 상자 안에 책을 넣고 있었다.
잠시 뒤 전화가 끊겼다.
나는 이불을 코밑까지 끌어올렸다.
조용해지니까 오히려 신경이 쓰였다.

“세이라씨.”
“네?”
“안 물어봐요?”

세이라씨가 고개를 들었다.

“뭘요?”
“전화요.”
“아.”

그걸로 끝이었다.
나는 조금 기다렸다.

“누구 전화인지 안 궁금해요?”
“궁금하기는 해요.”
“그런데요?”
“하루카씨가 말씀하고 싶으시면 말씀하시겠죠.”

아까와 똑같았다.
나는 이불 밖으로 얼굴을 조금 더 내밀었다.

“저였으면 물어봤을 텐데.”
“그러실 것 같아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
“그냥 하루카씨는 궁금한 걸 바로 물어보시는 분 같아서요.”

틀린 말은 아니었다.

“세이라씨는 안 그래요?”
“별로요.”
“왜요?”

세이라씨가 테이프를 손가락으로 눌러 붙였다.

“상대가 말하고 싶지 않은 걸 물어보면 곤란하잖아요.”
“그래도 말하기 싫으면 싫다고 하면 되잖아요.”

말하고 나니 너무 당연한 것 같았다.
그런데 세이라씨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렇죠?”
“네.”

쉽게 인정했다.
나는 조금 기분이 좋아졌다.

“그럼 이제 물어봐도 돼요?”
“뭘요?”
“미오씨랑 무슨 일 하는지.”
“그건 저한테 물어보셔도 괜찮아요.”
“몇 살이에요?”
“스물둘이에요.”
“남자친구 있어요?”
“없어요.”
“여자친구는요?”
“그것도 없어요.”
“미오씨랑 진짜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니라니까!”

멀리서 미오씨가 소리쳤다.
나는 웃었다.

“안 물어봤는데 듣고 있었네요.”
“네가 내 이름을 몇 번을 부르는데!”
“미오씨도 궁금했나 봐요.”
“뭐가!”

또 머리가 울릴 것 같아서 이번에는 먼저 손을 들었다.

“작게 알려주면 안되요?”

미오씨가 이를 악물고 입을 다물었다.
세이라씨가 웃고 있었다. 변치않은 모습으로.

“다음 질문은요?”
“음…….”

궁금한 건 많았다.
그런데 졸음이 더 셌다.

“다음에 할게요.”
“네.”
“다음에도 만나죠?”

세이라씨가 잠깐 나를 봤다.

“아마요.”
“다행이다.”

그 말을 끝으로 눈을 감았다.
잠들기 직전에도 테이프 뜯는 소리가 들렸다.
찍.
잠시 뒤 다시.
찍.
눈을 감고 있으면 다른 건 잘 보이지 않아서 그 소리만 유난히 또렷했다.
누군가가 떠날 준비를 하는 소리였다.
아까부터 계속 마음에 들지 않았다.

“미오씨.”
“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대답이 왔다.
눈은 뜨지 않았다.

“진짜 갈거에요?”

테이프 소리가 멈췄다.

“……아직 몰라.”
“그런데 왜 짐 싸요?”
“갈 수도 있으니까.”
“언제요?”
“그것도 몰라.”
“그럼…….”

목이 따끔거렸다.
잠깐 기침을 한 뒤 이불을 더 끌어당겼다.

“아직 가지 마요.”

한동안 아무 대답도 없었다.
말하고 나니 조금 창피했다.
그런데 취소하고 싶지는 않았다.

“저 싫어요.”
“뭐가.”
“미오 씨 가는 거.”
“…….”
“싫어요.”

두 번 말했다.
그게 더 정확한 것 같아서.
미오씨가 한숨처럼 말했다.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
“알아요.”
“그런데 왜.”
“몰라요.”

정말 몰랐다.
도쿄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미오 씨를 알게 된 건 그보다 더 짧았다. 같이 밥을 몇 번 먹고, 노래방에 한 번 가고, 기타를 조금 배웠다.
그런데 없어지면 싫었다.
그것만은 알았다.

“그래도 그냥 싫어요.”

나는 눈을 감은 채 말했다.

“미오씨가 진짜 가고 싶은 거면…….”

말끝이 흐려졌다.
졸렸다.

“그럼 가야겠죠.”

그 말은 더 하기 싫었다.
그래도 했다.

“길은 미오씨가 정하는 거니까.”

잠깐 숨을 골랐다.

“근데 그래도 저는 싫어요.”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대신 조금 뒤 다시 테이프 뜯는 소리가 났다.
찍.
그게 대답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창밖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처음 몇 초는 여기가 어딘지 몰랐다.
낯선 천장과 소파, 쌓여 있는 상자들을 차례대로 보고 나서야 기억이 돌아왔다.
몸은 아침보다 나았다.
코는 여전히 막혀 있었지만 머릿속을 흔들던 묵직한 느낌은 조금 가라앉았다.
상체를 일으키자 세이라씨가 나를 발견했다.

“일어나셨어요?”
“네.”

목소리가 잠겨 있었다.
테이블 위에 물이 있었다. 한 모금 마시고 나니 조금 살 것 같았다.

“미오씨는요?”
“쓰레기 버리러 가셨어요.”
“저 버리고 간 줄 알았어요.”
“그랬으면 저도 같이 나갔겠죠.”
“아.”

맞는 말이었다.
나는 잠시 멍하니 앉아 있다가 잠들기 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세이라씨.”
“네.”
“저 아까 이상한 말 했어요?”
“언제요?”
“자기 전에.”

세이라씨가 조금 웃었다.

“미오씨한테 가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건 기억나요.”

기억하니까 왠지 조금 부끄러웠다.

“이상했어요?”
“아뇨.”

세이라 씨는 상자 안의 책을 가지런히 맞췄다.

“솔직하시구나 싶었어요.”
“거짓말은 하지 말라고 배웠거든요.”
“그런 것 같아요.”

칭찬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세이라씨는요?”
“저요?”
“솔직해요?”

세이라씨의 손이 잠깐 멈춘것 같았다. 아주 잠깐이라 내가 잘못 본 걸 수도 있지만.

“글쎄요.”
“왜 몰라요?”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어서요.”
“그럼 지금 생각해봐요.”

내가 말하자 세이라씨가 웃었다.

“지금요?”
“네.”
“아픈 사람치고 요구가 많으시네요.”
“저 거의 다 나았어요.”
“그건 체온계가 정해줄 것 같은데요.”

그 순간 현관문이 열렸다.

“일어났냐.”

미오씨가 들어왔다.

“네.”
“몸은.”
“괜찮아요.”
“열 재.”
“싫어요.”
“안 괜찮네.”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미오씨는 대답 대신 체온계를 가져왔다.
이번에는 크게 싸우지 않고 받았다.
37.7도.
숫자를 확인한 미오씨 얼굴이 조금 풀렸다.

“내렸네.”

그 목소리에 안심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
나는 미오씨 얼굴을 가만히 봤다.

“왜.”
“걱정했어요?”
“아니.”
“부끄러워 하시기는.”
“안 했어.”
“얼굴이 그런데.”

미오씨가 눈썹을 찌푸렸다.

“네가 사람 얼굴을 뭘 안다고.”
“몰라요.”

마음에 안드는게 있었는지 미오시는 내 볼을 잡아당기며 화를 냈다.
그게 묘하게 조금 웃겨서 웃음이 나왔다. 솔직하지 않기는.

“그냥 그렇게 보여요.”
“멋대로 정하지 마.”

그 말에 입을 다물었다.
며칠 전에도 들은 이야기였으니까.
나는 잠깐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리고 조금 있다가 덧붙였다.

“그래도 오랜만에 누가 걱정해준 것 같아서 좋았어요.”

미오 씨가 뭐라고 하려다가 멈췄다.

“그건 제 마음이니까 괜찮죠?”
“…….”

미오씨는 대답 대신 내 이마에 손등을 댔다.
이번에도 손이 차가웠다.

“열은 많이 내렸네.”

그걸로 끝이었다.
나는 더 묻지 않았다.
기분은 여전히 좋았다.

저녁이 지나자 세이라씨가 돌아갈 준비를 했다.
아침에 봤을 때보다 상자가 눈에 띄게 늘어 있었다. 세이라씨가 온 덕분인지 책장 하나는 거의 비어 있었고, 바닥에 흩어져 있던 물건들도 대부분 제자리를 찾아 상자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해놓은 일을 보니 조금 미워졌다.

“오늘 고마웠어.”

미오씨가 말했다.

“아뇨. 생각보다 금방 끝났네요.”
“남은 건 내가 할게.”
“한꺼번에 하지 마세요.”
“이 정도는 괜찮아.”
“미오씨는 항상 그렇게 말씀하시잖아요.”

둘이 이야기하는 걸 들으니 일하면서 알게 됐다는 말이 조금 실감났다.
아주 오래된 친구처럼 허물없는 건 아니었다. 세이라씨는 계속 존댓말을 썼고, 미오씨도 세이라씨에게 부탁할 때는 묘하게 한 번씩 망설였다. 그런데 서로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는 제법 잘 아는 것 같았다.
나는 소파에 앉아 그 모습을 구경했다.

“세이라씨.”

신발을 신던 세이라씨가 돌아봤다.

“네?”
“또 와요?”
“제가요?”
“네.”
“왜.”

미오씨가 물었다.
나는 바로 말했다.

“미오씨한테 안 물어봤는데요.”
“내 집이야.”
“세이라씨한테 물어본 거예요.”
“그러니까 내 집이라고.”

세이라씨가 웃었다.

“미오씨가 또 짐 정리를 부탁하시면 올 수도 있겠네요.”

그 말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유없이 올 수는 없어요?”
“왜요?”
“그냥요. 다른 사람이랑 있는건 재밌으니까.”

세이라씨가 잠깐 나를 바라봤다.

“그럼 기회가 있으면요.”
“약속이에요?”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요.”
“아.”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그때 세이라 씨가 현관 옆에 놓인 내 캐리어를 바라봤다.

“그런데 하루카씨.”
“네.”
“오늘은 여기서 주무시는 거죠?”

나는 미오씨를 봤다.
아직 허락받지 못했다.
미오씨가 먼저 말했다.

“하... 오늘은.”
“진짜요?”
“오늘만이야 오늘만.”
“아싸!!!”
“기뻐하지 마.”
“왜요. 좋은데.”
“내일부터는 숙소 알아봐.”

기쁨이 조금 줄었다.

“돈이 없어요.”
“그러니까 기타를—”
“싫어요.”
“끝까지 들어!”
“팔라는 거잖아요.”
“……맞아.”
“그럼 싫어요.”

미오씨가 한숨을 쉬었다.
세이라씨가 우리 대화를 듣다가 물었다.

“내일부터 지내실 곳이 없으세요?”
“네.”
“지금까지 계시던 곳은요?”
“숙박비가 없어서...”

세이라씨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

“그럼 내일은요?”
“아직 몰라요.”
“대책없는 녀석이라니까.”

미오씨가 말했다.

“아무 생각 없이 기타부터 샀어.”
“생각은 했어요.”
“뭔데.”
“사고 싶다고.”
“그걸 생각이라고 하냐?”
“제일 중요한 생각이잖아요.”

미오씨가 뭐라고 하려다 포기했다.
세이라씨는 웃지 않았다.
잠깐 생각하는 얼굴이었다.
나는 그걸 보고 먼저 물었다.

“무슨 일 있어요?”
“아뇨.”
“뭔데요?”
“조금 생각하고 있었어요.”
“뭘요?”

이번에도 질문이 연달아 나갔다.
세이라씨가 바로 대답하지 않아서 미오씨를 바라봤지만 무슨 생각인지 알겠다는 듯 세이라씨를 바라봤다.

“설마.”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어요.”
“너희 집?”
“설마요. 제 집은 아니에요.”

나는 두 사람 사이에서 고개를 움직였다.

“뭔데요?”
#254라쿠나 - 4화 감기(6ed331ea)2026-10-02 (금) 11:22:18
“뭔데요?”

세이라씨는 나를 보고는 곤란하다는 듯이 웃었다.

“제가 사는 아파트에 빈방이 하나 있어요.”

졸음이 완전히 달아났다.
지금 이 상황에 그 이야기를 한다는건 거의 확실한 이야기니까.

“진짜요?”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가 순간 어지러워 다시 소파에 등을 붙였다.
미오씨가 바로 인상을 썼다.

“천천히 움직여.”
“어디예요?”
“여기서 그렇게 멀지는 않아요.”
“월세 얼마예요?”

세이라씨가 웃었다.

“그게 제일 먼저 궁금하세요?”
“네. 저 돈 없어요.”
“그건 자랑이 아니야.”

미오씨가 끼어들었다.

“알아요.”

나는 다시 세이라씨를 봤다.

“비싸요?”
“아주 비싼 편은 아니에요. 건물이 오래됐거든요.”
“저 오래된 건물 좋아해요.”
“방금 생긴 취향이지?”

미오씨가 말했다.
사람을 무안하게 만들길래 무시했다.

“제가 들어가도 돼요?”
“그건 제가 결정할 수 없어요.”
“그럼 누가 정해요?”
“집주인분이죠?”

당연한 말이었다.
그런데 세이라씨가 말을 조금 망설였다.

“그리고 조금 특이한 분이셔서요.”
“무서워요?”
“아뇨.”
“그럼요?”

세이라씨가 생각했다.

“직접 만나보시는 게 빠를 것 같네요.”

그건 좀 무서웠다.

“저 떨어질 수도 있어요?”
“집 구하는데 떨어진다는 표현은 좀 이상하지만……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건 좀 싫은데.”
“아직 아무것도 안 했잖아.”

미오씨가 말했다.
맞는 말이라 더 싫었다.

“물어봐주면 안 돼요?”
“물어보는 것까지는 괜찮아요.”
“진짜요?”
“네.”
“오늘요?”
“시간이 조금 늦어서 내일 연락드릴게요.”
“아침에요?”
“아마요.”
“몇 시에요?”
“카라스마.”

미오씨가 낮게 불렀다.

“왜요.”
“그만 몰아붙여.”
“몰아붙인 거 아닌데요.”
“지금 몰아붙이고 있어.”

나는 입을 다물었다.
세이라씨를 봤다.
세이라씨는 화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조금 전 미오씨에게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멋대로 정하지 마.

“……죄송합니다.”

세이라 씨가 눈을 조금 크게 떴다.

“아뇨. 괜찮아요.”
“저 진짜 급해서.”
“알아요.”
“그래도 꼭 물어봐주세요.”

결국 마지막 한마디는 했다.
세이라씨가 웃었다.

“네. 그건 약속할게요.”

이번에는 약속이었다.
마음이 놓였다.

“감사합니다.”

세이라씨가 현관문을 열었다.

“그럼 내일 연락드릴게요.”
“내일 봐요.”
“연락한다고 했지 만난다고는 안 했잖아.”

그러고보니 계약을 해도 세이라씨랑 볼 일은 잘 없지 않나?

“안 만나요?”
“집주인분이 괜찮다고 하시면 아마 만나게 되겠죠.”
“그럼 내일 봐요.”

세이라씨가 조금 웃었다.

“네. 잘 쉬세요.”

문이 닫혔다.
조금 전까지 세 사람이 있던 집에 둘만 남으니 갑자기 넓어진 것 같았다.
나는 한동안 현관을 바라봤다.

“좋은 사람이네요.”
“응.”

미오씨가 바로 인정했다.

“미오씨보다 좋은 것 같아요.”
“나가.”
“저 오늘 자도 된다면서요.”
“취소할까?”
“싫어요.”
“그럼 조용히 있어.”

나는 웃었다.
소파에 다시 몸을 눕히려다 현관 옆에 세워진 기타가 눈에 들어왔다.
그 옆에는 세이라씨가 조금 전에 닫은 상자가 있었다.
검은 기타 케이스와 갈색 골판지 상자.
하나는 내가 도쿄에 와서 새로 산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오씨가 도쿄를 떠나기 위해 싸놓은 것이었다.
둘이 나란히 있는 모습이 이상했다.

“미오 씨.”
“또 왜.”
“내일 기타 해도 돼요?”
“너 감기야.”
“나으면요.”
“안 돼.”
“왜요.”
“시끄러워.”
“앰프 없으면 별로 안 시끄럽다면서요.”
“기타 말고 네가.”
“아.”

그건 조금 납득됐다. 나는 이불을 덮었다.
내일 세이라씨가 집주인에게 연락해준다고 했다.
그다음은 몰랐다.
집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안 될지도 몰랐다. 일은 여전히 없었고 돈도 별로 없었다. 엄마에게서는 아마 또 전화가 올 것이고, 미오씨는 여전히 짐을 싸고 있었다.
모르는 게 또 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침만큼 불안하지는 않았다.
눈을 감자 조금 뒤 테이프 뜯는 소리가 들렸다.
찍.
나는 눈을 떴다.
미오씨가 상자 하나를 앞에 두고 앉아 있었다.

“미오씨.”
“왜.”
“아까 한 말 기억해요?”
“무슨 말.”
“가지 말라고 한 거.”

미오씨 손이 멈췄다.
나는 이불 속에서 얼굴만 내놓았다.

“기억 안 나요?”
“기억나.”
“다행이다.”
“뭐가 다행이야.”
“그냥요.”

나는 다시 눈을 감았다.

“진짜 가고 싶으면 가도 돼요.”
“…….”
“그래도 저는 미오씨가 안갔으면 좋겠어요”

잠시 뒤 미오 씨가 낮게 말했다.

“알았어.”

그게 무슨 뜻인지는 묻지 않았다.
내가 싫다는 걸 알았다는 건지, 자기가 가도 된다는 걸 알았다는 건지, 아니면 그냥 잠이나 자라는 뜻인지.
아마 첫 번째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내 마음이니까 괜찮았다.
다시 테이프 소리가 들렸다.
찍.
여전히 싫은 소리였다.
그래도 오늘은 그만 듣기로 했다.
내일이 있으니까.
적어도 지금의 나는, 내일은 당연히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255리베주(41bfdb9a)2026-10-02 (금) 11:28:01
리베주 오늘 지치는 일 많아서 머릿속이 헤벌레...... 상태였는데
여캐 많은 독백이 머릿속으로 들어오니까
희희......////// 상태가 되었어요
너무 좋네요
#256아카주(d03dfdba)2026-10-02 (금) 11:29:33
폰으로 쓴거다보니 생각보다 가독성이 박살나버렸네용...
#257HiO주(51b7595c)2026-10-02 (금) 11:40:27
아아...
아름다운 독백이야......
#258아카주(d03dfdba)2026-10-02 (금) 11:42:20
https://suno.com/s/WdHXXJjyFWpNRAsl
그리고 이쪽이 ai로 만들어본 라쿠나의 리메이크 1장 테마곡입니다
#259HiO주(51b7595c)2026-10-02 (금) 11:46:16
헤에(헤에
#260HiO주(51b7595c)2026-10-02 (금) 11:46:30
목소리가 사각사각한 기분
#261아카주(6ed331ea)2026-10-02 (금) 11:51:19
아무래도 ai다보니 목소리는 어쩔 수 없더라구용
#262리베주(41bfdb9a)2026-10-02 (금) 14:07:36
리베리를 절망에 빠뜨리고 싶습니다
(최대 5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