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연애/청춘물] 내 옆자리의 신 님 ~ 러브 써머 :: 209번째 이야기

#14836 [ALL/연애/청춘물] 내 옆자리의 신 님 ~ 러브 써머 :: 209번째 이야기 (1001)

종료
#0◆a48X4Ks48G(8be2dc6b)2026-09-27 (일) 13:11:38
*본 스레는 참치 상황극판 기본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의도적으로 특정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소외시키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누군가가 들어오면 반드시 인사를 해주세요.

*연애물 성격이 있는 만큼, 웹박수를 통해 오너입 익명 앓이, 캐릭터에게 줄 익명 선물을 보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토요일이 되는 0시에 공개됩니다.
익명 앓이의 경우는 머릿말로 [앓이], 익명 선물의 경우는 [선물]을 달아주세요.

*연플을 노리는 등의 이유로 특정한 누군가하고만 놀지 말고 골고루, 다양하게 노는 것을 권장합니다.

*기본적으로 참치 상황극판 규칙을 지키면서 재밌게 놀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본 스레는 기본적으로 15세 이용가입니다.

*성적 수위는 키스까지이며 그 수준을 넘어서는 직,간접적 드립이나 발언을 일체 강력하게 금지합니다. 적발시 시트가 내려가게 됩니다.

위키 - https://threadiki.iwinv.net/t/wiki.php/%EB%82%B4%20%EC%98%86%EC%9E%90%EB%A6%AC%EC%9D%98%20%EC%8B%A0%20%EB%8B%98%20%EB%9F%AC%EB%B8%8C%20%EC%8D%A8%EB%A8%B8?action=show

웹박수 - https://forms.gle/HQvYC5xD3N1HNHy1A

시트 어장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12771

선관&임시 어장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13776

오마케 공지 - situplay>14707>49
#813소우 - 미캉(4ba00512)2026-09-28 (월) 14:59:37
situplay>14836>294

찰나는 늘 예고 없이 마음을 두드린다. 차갑게 얼어붙어 있던 표정이 한순간에 허물어진다. 오래도록 기억의 안쪽에 잠들어 있던 무구한 소녀가 굳게 닫힌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순간이 꼭 그러했다. 느슨해진 경계를 파고든 것은 아주 나릿한 침범이다. 하얀 손끝이 입술을 어루만지듯 스쳐 지나가고 미처 방비할 새도 없이 그 온기를 허락해 버린다. 성글게 물려 있던 궐련이 가벼운 궤적을 그리며 빠져나가는 동안, 소우의 금빛 눈동자만이 그 느린 움직임을 멍하니 좇는다.

텅 비어버린 입가에 남은 것은 옅은 단내와 솜털처럼 가볍게 피어오르는 실소뿐이다. 사근사근 속삭이던 축객령에 응당 돌려주었어야 할 얄궂은 농담마저 까마득히 잊는다. 귓가에 깊숙이 꽂혀 든 연초와 손등 너머로 포르르 새어 나오는 해사한 웃음.
나도 보고 싶었어. 귓전을 간질이는 그 한마디에, 겹겹이 쌓아 올린 공백이 하릴없이 무너져 내린다. 파도가 발치까지 밀려와 서걱이는 모래알을 훑고 지나가는데도, 귓가에 낭창하게 울리던 제 옛 이름만은 좀처럼 가라앉을 줄을 모른다.

틀림없는 나의 미-쨩.

"반칙이잖아, 그런 거."

나다분히 떨리는 목소리에 항복을 실어 보낸다. 거짓된 축객의 이면은 이토록 애살스럽다. 짙은 머리칼 사이로 삐죽 솟은 새하얀 개비가 유난히 눈에 밟힌다. 그저 천진하기만 했던 얼굴에, 고작 저런 사소한 것 하나가 묘하게 낯선 색을 입힌다. 장난처럼 빼앗아 간 것이 이토록 어우러질 줄은. 미캉의 둥근 뺨과 그 귓가에 아슬하게 머문 낙조를 오래도록 눈에 담는다. 명멸하는 불씨 너머로 저만을 바라보는 푸른 눈동자를 한동안 붙잡아 둔 뒤에야, 소우는 손에 든 라이터를 미련 없이 닫아 쥔다.

달칵- 건조한 쇳소리와 함께 불씨가 사그라진다. 그제야 짙푸른 어둠이 두 사람의 머리 위로 온전히 내려앉는다. 시야를 어지럽히던 인공의 불빛이 걷힌 자리에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아득한 암흑 속에 흩뿌려진 우주의 잔해들이다. 소우는 비스듬히 기울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 애진작 마음에 품고 바다로 나섰을 그 아스라한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별의 궤적이란 그저 질서정연한 순리에 지나지 않는다만. 네가 사랑해 마지않는 맹랑한 변수조차 한낱 암흑을 떠도는 돌멩이 하나의 소멸에 불과했을 텐데. 스스로를 짓이겨 불태우는 비극적이고도 아름다운 유언이라는 감상 또한, 찰나를 살아가는 이들이 제 유한함을 달래기 위해 덧입힌 덧없는 착각이라 여겨왔으니.

그러나 그 어리석고 찬란한 소멸의 흔적이, 지금 곁에서 파도처럼 웃음 짓는 너의 시간과 퍽 닮아 있어서. 오늘 밤만큼은 영원보다 눈부신 그 덧없음이 기어코 무뎌진 심장을 거세게 두드리고야 만다. 자신을 그저 평범한 소꿉친구로만 아는 너에게 차마 신의 기적을 곧이곧대로 약속할 수는 없겠으나, 네 필멸의 소원을 제 영원에 남몰래 새겨 넣는 것쯤은 얼마든지 가능할 테지.

"별이 떨어지면 말이야."

칠흑이 내려앉은 바다 위로 어느덧 은하가 흐른다. 빼곡한 별길이 둥근 뺨 위로 산산이 부서지고, 서늘한 해풍이 귓가의 개비를 가만히 흔들고 지나간다. 소우는 한동안 그 풍경을 좇는다. 그러다 이내 다시금 미캉을 돌아본다. 거창한 기적이라도 좋고, 부질없고 멍청한 투정이라도 좋다. 네가 부르는 것이라면 기꺼이 그 이름 모를 별무리에게 찬란한 영원의 궤적을 덧그려줄 테니.

"어떤 소원을 빌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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