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연애/청춘물] 내 옆자리의 신 님 4U :: 88번째 이야기

#2880 [ALL/연애/청춘물] 내 옆자리의 신 님 4U :: 88번째 이야기 (1001)

종료
#0◆zQ2YWEYFs.(AiEeo7rOH6)2025-04-06 (일) 15:12:43
*본 스레는 참치 상황극판의 기본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의도적으로 특정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소외시키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누군가가 들어오면 반드시 인사를 해주세요.

*연애물 성격이 있는 만큼, 웹박수를 통해 오너입 익명 앓이, 캐릭터에게 줄 익명 선물을 보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토요일이 되는 0시에 공개됩니다.
익명 앓이의 경우는 머릿말로 [앓이], 익명 선물의 경우는 [선물]을 달아주세요.

*연플을 노리는 등의 이유로 특정한 누군가하고만 놀지 말고 골고루, 다양하게 노는 것을 권장합니다.

*기본적으로 참치 상황극판 규칙을 지키면서 재밌게 놀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본 스레는 기본적으로 15세 이용가입니다.

*성적 수위는 키스까지이며 그 수준을 넘어서는 직,간접적 드립이나 발언을 일체 강력하게 금지합니다. 적발시 시트가 내려가게 됩니다.

위키 - https://bit.ly/3BVugbj

웹박수 - http://bit.ly/3VYoyfO

시트 스레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105

선관&임시 스레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103

키츠네가이 마츠리 - situplay>2798>593

소원 발표 - situplay>2798>607
#787소리는 진동(k0MsngY7oq)2025-04-12 (토) 12:09:11
situplay>2798>908-910

키츠네가이 마츠리가 시작되었습니다. 여우 분장을 하고 축제를 즐기는 지역 행사일 뿐인데 올해는 예년보다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았어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함께 놀러온 친구에게 물어보니 축제 3일 동안 밴드 공연이 있을 예정이래요. 저는 고개를 반대쪽으로 기울였어요. 공연이라는 것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저에게 공연이란 크리스마스 행사 때와 같은 작은 무대밖에 없었기에 영 상상이 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친구는 시간이 되면 자기도 구경을 갈 거라고 해요. 디셈버가 나온다면서 꼭 볼거라는 그 말에 눈만 깜빡였습니다. <같이 갈래?>라며 묻는 그 말에 저는 고개를 저었어요. 여우 가면을 쓴 몇몇이 홍보지를 나눠주는 것을 받았을 때에도. 홍보지를 들여다보긴 하였으나 그뿐이었습니다. 그야 <듣는 것 聴くこと>은 저에게 주어지지 못한 것이었으니까.

공연을 보러 갈 것이라는 친구와 헤어지고 잠시 인적 드믄 마츠리 근처 벤치에 앉아있을 때였습니다. 인파를 피해 몰려있던 여우들과 인사하고 하루에게 주려고 챙겨왔던 간식을 나눠줄 때였어요. 순간 발끝이 간지러운 느낌이 들어 고개를 들었습니다. 뭐지? 주위를 둘러보니 여우들이 다들 고개를 들어 한쪽을 바라보며 귀를 쫑긋거리고 있어요. 소리? 어디서 소리가 들리나봐요.

저는 여우들에게 간식을 마저 다 나눠주고는 그 방향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땅을 타고 퍼진 진동이 제 발끝까지 닿았던 것일까요. 그 진원으로 가까이 다가갈수록 저는 그것이 그 공연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발바닥으로 느껴지던 진동은 손끝으로 이어지다 기어코 귓속을 간지럽혔어요. 그리고, 잔뜩 인파가 몰린 관객 쪽에 다다르자 저는 온몸이 저릿저릿할 정도의 진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자와 리듬에 맞춰 제 몸이 울리는 느낌. 온몸이 찌릿찌릿 울리고 머리카락이 바짝바짝 서는 감각. 처음 느껴보는 떨림과 열기.

소리는 진동

소리는 공기라는 매질을 통해 진동으로 귀에 닿아 청각적 신호로 변환되어 느낄 수 있다고 배웠어요. 저는 그 청각적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겨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일 뿐. 그럼에도 떨림은 느낄 수 있으니까.

마치 심장의 떨림을 따라가듯이 저는 인파 속으로 천천히 파고들어 갔습니다. 무대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마치 제가 매질이 되어 진동 한 가운데에 있는 것만 같아요.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격렬하게 몸에 부딪혀오는 진동에 저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휩쓸리는 것 같았습니다.

모르는 사람과 어깨와 어깨를 맞부딪히며 서서 무대를 바라보면 그 위에는 빛을 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악기를 연주하는 것과 노래를 부르는 것을 눈으로 쫓으며 제게 닿는 이 진동들이 어떤 의미인지를 해석해보려 애썼어요.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저는 휴대폰으로 녹음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들을 순 없겠지만 어떤 음악이었는지 어떤 노래였는지 물어보고 찾아보고 싶어져서.

주위 사람들이 힘껏 소래를 내지르는 것을 보며 저는 책 속에서만 보던 속이 뻥 뚫릴 만큼 소리를 내지른다는 것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환호의 중심이 되는 무대 위의 사람들을 바라봐요. 열광을 일으키는 사람들. 마치.......

미츠루?

제 눈이 크게 뜨인 건 마지막 순서의 밴드가 올라왔을 때였습니다. 붉은 머리의 보컬. 분명 익숙한 몸짓과 입모양에 저는 제가 어떠한 착각에 빠져 있나 순간 헷갈렸어요. 아니면, 제 눈에 비치는 사람을 제 인생의 아주 특별한 사람과 겹쳐 보려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만큼 무대에 있는 사람은 빛나고 특별해서.

어린 시절 그 눈가를 매만지며 [예뻐. 특별해.]라며 전한 마음은 무엇보다 진심이어서.

미츠루는 자신의 어린 눈에 가장 빛나고 반짝이던, 누구보다 특별한 사람이었기에. 아마 자신이 지금껏 계속해서 미츠루의 곁을 맴돌고 멀어지지 않으려 애써왔던 건. 매번 먼저 손을 뻗을 수 있었던 건. 열렬한 팬심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귀로 이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이 노랫말을 뜻을 들으며 함께 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눈을 반짝이며 바라보는 풍경 속에 자신이 있음이 너무 벅차서, 조금은 울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무대는 끝이나고 말아요.

인파가 빠져나가고 저는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듯 했습니다. 언제 신발을 벗었던지 흙투성이가 된 양말만 신은 채로 저는 울상을 지어요. 제 부름에 아빠가 오고 나서야 저는 그 등에 업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따뜻한 색감의 가로등 불빛을 덮으며 아빠의 목을 끌어안은 채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빠>

나도 특별해지고 싶어.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
어릴 적부터 몰래 간직해오기만 했던 소망.
하지만 할 수 있는 건 그저
평범하게라도 살 수 있도록 애쓰는 것 뿐.

<나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

그 목덜미에 뺨을 묻어요.

<대학에 갈래>

흙투성이가 된 양말은 버렸기에
맨발만 까닥거립니다.
내일은 밑창이 얇은 신발을
꺼내 신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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