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 히무로
히무로는 떨리는 손을 억누르며 자신을 진정시켰다. 닌자가 남기고 간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무엇을 건드렸는지 알게 될 것이다.'
'타겟.'
그 모든 단어가 무언가 더 깊은 음모를 암시하고 있었을까? 확실한 건 평범한 사건은 아니었다. 단순한 싸움이나 거리의 폭력이 아니란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발을 들였고, 이제 물러서기엔 너무 늦었다.
히무로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남자를 살폈다. 가까이서 보니 남자의 상태는 생각보다 더 안 좋아 보였다. 그는 벽에 기대어 겨우 서 있었지만, 복부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깊은 상처는 아니었다.
"이봐, 걸을 수는 있겠어?"
히무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남자는 히무로의 손길에 움찔했지만, 곧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조금...만 도와주세요."
히무로는 남자의 팔을 어깨에 둘러 부축했다. 그의 몸무게가 무겁진 않았지만, 피로 인해 기운이 빠져 있는 상태라 힘들게 느껴졌다.
그 순간, 히무로의 머릿속에서 외국인 녀석들을 추적하며 지나간 길이 생각난다. 사건현장에 대해 잘 기억하고 추리한다는 것은, 그 만큼 자신이 본 현장의 구조나 시각적 이미지를 잘 기억할 수 있다는 것.
히무로는 기억해낼 수 있었다. 이 근처에 바로 응급실이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