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 진행
"에헤이 그냥 가라니 그럴 순 없지. 사나이가 검을 뽑아들었으면 썩은 무라도 썰어야 한댔어."
물론 사내도 아니며, 맞고 있던 남자에 대한 동정심이라든지, 정의에 대한 신념 따위는 눈곱만큼도 없다. 하지만 이미 엮여버린 김에, 저 남자를 따란, 하고 구해주면 좀 간지나지 않는가. 어디선가 주워들은 (본인 기준) 멋있어 보이는 대사를 치며 담배를 땅에 뱉어 발로 밟아 불을 끈다.
다이키를 힐끔 바라본다. 그가 대비를 하는 것을 보곤 저 역시 자세를 잡는다. 보폭을 살짝 넓히고 주먹을 드는 꼴이 겉보기에는 대충 그럴싸하나, 실상은 티비에서 본 것을 따라 하는 중이라 엉성하기 짝이 없다.
"슉- 슉-.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엉? 알간?"
...라고, 대놓고 입으로 소리를 내며 허공에 주먹을 몇 번 내질러본다.
[퀘스트 수락]
린은 자꾸 나대다가 언제 한번 호되게 혼나겠구먼~~
무튼 다들 점심 든든히 챙겨먹었길 바라~~ :3
>>161 진행
날아드는 직선적인 공격을, 몸을 뒤로 물려 피하려 한다. 급하게 뒤로 스텝을 밟으며 혹시 모를 타격에 대비해 오른팔을 올려 머리를 감싼다.
-쾅!-
고개를 돌리자 보인 것은 어지럽게 튀는 각목 파편과 뒷걸음치는 다이키. 각목을 부순 파워는 둘째치더라도, 쟤 왜 이렇게 빨라? 저 새끼 상대로는 자칫하다간 진짜 뒤지겠는데?라는 생각에 몸이 흥분 상태에 돌입한다. 그 뭐시냐, 아드레가 날리는지 뭐시긴지 하는 그거 있잖냐.
상대의 주먹 위에서 번뜩이는 너클을 바라보고 씨익 웃는다.
"좀 치네?"
솔직히 말해 움찔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이런 곳에서 쫀것을 티 낸다면 이시이 린이 아니다. 오히려 쫄았을수록 금칠하듯 몸에 허풍을 두르는 것이 그녀의 방식이다. 먼저 껴들어놓고 벌벌 떠는 건 간지가 안 나잖냐, 간지가.
"아 그르냐? 그럼 괴물 사냥 함 해보실까?"
이제라도 무릎 꿇고 빌기보단 끝까지 허풍을 택한 린은, 몸을 돌려 너클 낀 남자를 향해 있는 힘껏 주먹을 날린다.
다만 너클을 낀 남자처럼 상식을 초월한 수준의 스피드는 아니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지만.
캡에게 미리 말해두자면 눈치 볼 필요 없이 흠씬 두들겨 줘도 돼(?)
사실 린주는 좀 빠꾸 하고 싶었는데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나대는 중이라(.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