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는 경찰의 요구에 순순히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밝혔다. 일이 의도한 대로 흘러가는 것이 오히려 꺼림칙했다. 아까의 남자들은 모습을 감추었지만, 편의점 밖, 어디에서 감시하고 있을지 몰라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경찰이 돌아가기 전에 어서 이 장소를 벗어나 사람이 많은 곳으로 이동하려는 요량으로, 사토는 점원에게 가볍게 인사를 한 후에 편의점을 빠져나가려 했다. 물론 출구로 향하면서 쇼케이스 안의 맥주를 제 것인 양 꺼내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이, 눈치껏 도와줘서 고마워. 이거 하나 더 가져간다?"
사토는 곧바로 맨션에 돌아가는 것은 미행이 따라붙을까 찜찜하고, 편의점에 숨겨둔 꾸러미도 신경 쓰여서 당장 내일이라도 사람을 써야 할지를 고민하며 네온 거리로 향하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