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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충분히 졸업했다고 생각했는데, 어째 요즘 들어 자꾸 시험 당하는 듯한 기분이 든단 말이야. 치에는 그냥 싱글싱글 웃으며 사케로 입술을 다시 적셨다. 너무 많이 들이켜서는 안 됐다. 술이 약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냥, 선생님께 인사 드리고, 이런저런 말씀도 나누고요..."
그는 퍽 멋쩍다는 듯이 뒷목을 문질렀다.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아시잖아요, 사와다 선생님께서 워낙... 자기주도학습을 권하는 분이시라. '알아서 잘 해 보라'는 말 정도만 들을 수 있었거든요."
이건 반만 진실이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는 건 진실. 자기주도학습을 권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진실. 그렇지만 '알아서 잘 해 보라'는 말만 들을 수 있었다는 건 거짓.
"쉬시는 중에 불쑥 찾아뵈어서 죄송합니다. 그냥 말동무다, 생각하시고 편케 대해 주세요."
치에는 일본식 주도에 따라 유이치로가 한 모금을 마실 때마다 계속 첨잔했다.
"이 술집엔 자주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