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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회 한번 거창하네―"
네온 반짝이는 밤의 도시에서 신카마 타워를 올려보던 사토는 시답잖은 표정을 지었다. 얼굴을 본 적이 없으니, 나이가 들어 죽었는지 총 맞아 죽었는지 알 턱 없지만, 저 양반도 참 낭만 있게 살다 가는구나 싶다.
거리의 분위기는 어딘가 어두우면서도 어수선하다. 무슨 생각들을 하는지, 저마다의 수군거림이 묘하게 들떠 보이기도 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회장의 부재로 도시가 소란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겠다.
불현듯, 조만간 귀찮은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예감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
'당분간은 조용히 지낼까-'
그는 지갑을 꺼내 내용물을 살폈다. 수중엔 고작 이만 엔.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를 친구 놈에게 떠맡은 빚이 오백만에, 당장 월말에 내야 할 월세가 팔만이다.
그래. 조용히 지내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이 그가 처한 작금의 현실이다.
'시궁쥐도 이것보다 박하게 살진 않겠다.'
쯧. 혀를 차며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긁던 그는 연초를 하나 꼬나물었다. 기름이 간당간당해 담뱃불도 단번에 붙이지 못하는 싸구려 라이터가 한심한 저를 닮아 보여 괜스레 야속하다.
그는 차가운 생맥주나 목구멍에 부으면 속이 개운할 것도 같았지만, 이 근방의 야쿠자-그래봐야 삼류 말단 조직이겠지-들과는 연이 좋지 못해서, 더구나 오늘 같은 날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는 것이 좋지 싶어서, 폐부 깊숙이 삼켰던 연기를 내뱉으며 근처의 편의점으로 느직느직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