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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눈치껏 장단에 맞춰주자, 사토는 잡았던 멱살을 거칠게 놓아주곤 열을 식히는 시늉으로 이마를 쓸어올렸다. 그러는 동안 편의점에 들어온 두 남자가 사토를 주시했고, 아까부터 긴장을 유지하고 있었기에, 그들이 주고받는 대화를 귀담아들을 수 있었다.
사토는 조금 전 길에서 마주쳤던 이들인진 확실치 않으나, 그들이, 자신이 물건을 주웠다는 것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일말의 희망을 보았다.
그는 가까이 다가온 남자의 위협적인 눈빛에 아랑곳 않고 되려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형씨가 보기엔 내가 뭐 하는 걸로 보이오? 이거잖소, 이거."
능청스레 대꾸하고선, 엄지와 검지를 붙여 만든 동그라미를 가볍게 들어 올리며 살가운 태도로 말을 이었다.
"물건일랑 모르겠고- 아아. 형씨 구역서 너무 시끄러웠소? 볼일 금방 보고서 조용히 사라질 테니, 조금만 봐주시오."
야쿠자를 상대로 얕잡히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구시대적인 말투가 어디까지 먹힐는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