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3 요시다 치에
유이치로는 치에의 말을 들으며 잔을 비우고, 치에가 자연스럽게 첨잔하는 것을 묵묵히 받아들였다. 그의 표정은 별다른 변화 없이 무덤덤했지만, 치에의 말을 가만히 곱씹는 듯 보였다.
"사와다님... 여전히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는군."
유이치로는 잔을 내려놓으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이 술집은 종종 들러요. 여긴 조용한 편이라 이야기를 나누기에 적당하거든요."
그는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이곳에 와 있는 사람들이 어떤 말을 흘리느냐에 따라, 이 동네의 흐름이 보이기도 하고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유이치로는 치에를 힐끔 바라보며 다시 잔을 들었다.
"예를 들어.. 불법 도박장, 그리고 그 관련 조직들... 이 도시에서는 그리 숨길 수 있는 일이 아니죠. 특히, 여기는 다케다조의 말단조직원들이 자주 들러, 술에 취해 입방정을 떨어서 더 잘 알 수 있고요. 하지만 말이죠."
유이치로는 잔을 내려놓으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치에의 신경을 곤두서게 할 만큼 날카로웠다.
"그런 이야기는 가볍게 나누는 게 아니거든요. 당신이 사와다님의 심부름을 온 게 사실이라면, 당신은 그 이상을 알고 있어야겠죠. 그렇지 않으면 그 일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걸 깨닫게 될 테니까요."
그의 말은 뭔가 더 깊은 것을 암시하는 듯했다. 그는 다시금 치에에게 술잔을 기울이며, 말을 이었다.
"당신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당신이 듣고 싶은 걸 구체적으로 말해봐요. 저도 괜히 입을 놀리고 싶지는 않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