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느와르/육성/스토리] 당신의 꿈은 그림자에 먹혔는가? [제 1부 - 핏빛 왕관] 제 1장 (408)

캡틴
2025-01-07 11:48:59 - 2025-01-11 17:52:23
    • 0캡틴 (PA1KOFuIDq)2025-01-07 11:48:59
      ※ '당신의 꿈은 그림자에 먹혔는가?'의 본 어장입니다.

      ※ 15세 이용가입니다.

      ※ 이 어장의 기본은 개인진행이며 캡틴이 반응할 수 있는 시간이 고정적이지는 않습니다. 단체진행이 필요할 때는 미리 날짜와 시간을 공지해두겠습니다.

      ※ 데플 있습니다.

      ※ 참여해주신 분들과 관전해주신 분들에게 모두 감사드립니다.

      시트어장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39/recent

      기록어장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40/recent
        • 344치자와-사토 (oc6DaEE8tC)2025-01-10 17:11:05
          유사는 머리가 영특한 편이 아니었고, 복잡한 일에 셈을 해가며 까지 득실을 따질 필요도 없었다. 그러니 러시아 스파이라도 된 마냥 부유층 사이에 끼어서 단순 돈 떼먹기가 아니라 정보를 캐내야 한다는 건 생각보다 소모적인 일이다. 단순하게 그저 큰물에서 놀고 싶어서 온 건데. 죽음으로 전광판을 화려하게 빛낸 악인은 도대체 어떤 인간인지 너무도 흥미로워서 괜시리 주제도 없는 부뚜막에 올라가 보는 거다. 분위기를 봐선 부뚜막 수준 정도가 아닌 것 같아 큭큭 웃으며 야옹..중얼거리려던 참에 문이 열리는 드르륵 소리가 들려와 간신히 체면을 면했다.

          어쩌면 타인을 동물원의 인질 마냥 노골적으로 훑어대는 유흥가와 다르게 이곳은 당장 오늘 저녁 메뉴의 재료가 냉장고에 썩어있는지 아닌지가 더 급한 사회인이 가득한 곳이라 제게 시선을 오래 던져 줄 만한 이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니 저 문지방을 밟고 나오는 인물도 가정의 무게로 어깨가 굽은 채 집으로 돌아가는 아저씨가 나오겠거니. 붉어진 얼굴로 비척비척 골목길 앞 보도를 지나갈 아저씨의 몰골을 기다리며 담배를 쭉 들이킨다. 가게와 가게 사이의 작은 골목길, 이자카야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으니 무거운 걸음 소리가 점차 가깝게 들려오며 나타난 인물은 뜻밖에도

          그건 옆자리의 허우대 멀쩡한 사나운 인상의 남자였는데. 학교를 다닐 적엔 귀여웠을지도 모를 얼굴에 연령대가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 듯 하면서도 거뭇거뭇하게 존재감을 나타내는 수염이 그건 아니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그리고 저 불만 있어보이는 표정. 제게 용건이 다분히 있어보이니 그가 천천히 눈앞까지 다가왔음에도 구면인가? 를 고민하던 차에 대뜸 흰 막대가 들이밀어진다. 어렴풋한 술냄새가 아른거린다.
          아, 아아. 그런 거 였어? 술래 잡으러 온 줄 알았잖아. 왜 눈을 그렇게 뜬담. 긴장이 풀린 유사의 해이한 웃음이, 입춘에 개화한 꽃의 웃음소리를 닮아 작게 터뜨려진다.

          “으응. 초면부터.”

          어물쩡하게 내밀어진 주장에 유사는 남자를 얼마간 빤히 응시했다. 부탁이나 요구가 아닌 주장이고 그건 곧 명령이었다. ‘어쩌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를 단 시간내에 웃겼으므로 나쁘지 않은 요구라 생각한다. 유사는 수줍은 듯 그가 쥔 담배 높이에 맞춰 허리를 약간 숙이고, 옆 머리칼을 요염하게 귀 뒤로 넘겨 그 위에 제가 피던, 여전히 연기가 피어오르는 담배를 제 귀에 꽂아두었다. 그리곤 부끄러운 듯한 표정과 전혀 매치되지 않는 나른하게 뜬 눈으로 남자의 하얀 장대를 건네 받아 들어 제 입술 사이에 느릿하게 넣으려 하며

          “간접키스를 해달래...”
          하고 짜증섞인 도발적인 중얼거림을 뱉는 거다.
          담배가 연홍빛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기 직전에 겨우 동작을 멈추고 낮은 자세에서 눈을 느릿하게 치켜올려 당신을 빤히 올려다보았다. 그거야, 담배는 입이 없으면 불이 붙지 않잖아. 응. 알고 그런거지?
          하지만 이미 그 순수의 백은 연붉은 우연으로 물들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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