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5> [ALL/연애/청춘물] 내 옆자리의 신 님 4U :: 50번째 이야기 (1001)
500번 레스에 소원권이다! ◆zQ2YWEYFs.
2025년 2월 16일 (일) 오후 12:52:57 - 2025년 2월 17일 (월) 오후 10:28:42
2025년 2월 16일 (일) 오후 12:52:57
*본 스레는 참치 상황극판의 기본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의도적으로 특정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소외시키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누군가가 들어오면 반드시 인사를 해주세요.

*연애물 성격이 있는 만큼, 웹박수를 통해 오너입 익명 앓이, 캐릭터에게 줄 익명 선물을 보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토요일이 되는 0시에 공개됩니다.
익명 앓이의 경우는 머릿말로 [앓이], 익명 선물의 경우는 [선물]을 달아주세요.

*연플을 노리는 등의 이유로 특정한 누군가하고만 놀지 말고 골고루, 다양하게 노는 것을 권장합니다.

*기본적으로 참치 상황극판 규칙을 지키면서 재밌게 놀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본 스레는 기본적으로 15세 이용가입니다.

*성적 수위는 키스까지이며 그 수준을 넘어서는 직,간접적 드립이나 발언을 일체 강력하게 금지합니다. 적발시 시트가 내려가게 됩니다.

위키 - https://bit.ly/3BVugbj

웹박수 - http://bit.ly/3VYoyfO

시트 스레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105

선관&임시 스레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103

코오리마츠리 - situplay>1079>118

코오리마츠리 페어 발표 - situplay>1079>494
2025년 2월 16일 (일) 오후 11:47:59
아예 안 보고 살려고? 라는 말에 저는 눈을 꼭 감으며 웃어요. 안 보진 않겠죠.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마주치면 인사하고 잠깐의 대화를 나누고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평소와 같은 나날들이 이어질 겁니다. 하지만 시간차를 두고 도착한 마지막 문자에 저는 눈을 깜빡이다가 시라유키 상 쪽을 바라봅니다. 그 의미를 가늠해 봅니다.

글자는, 글자만으로는 너무 차갑기 때문에 때론 오해의 시작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급적이면 얼굴을 보는 게 좋아요. 청인들이 향유할 수 있는 목소리의 높낮이와 톤 그리고 뉘앙스라는 것은 저에게 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얼굴의 표정과 몸짓, 서로간의 나눌 수 있는 체온만이 저에게 주어진 정보값이에요.

-왜요?

수어로 묻습니다. 이번엔 시라유키 상이 대답할 차례에요.

동굴 안으로 들어갔을 때 보일 미야쨩의 장난스러운 얼굴을 생각하니 조금 웃음이 납니다. 숨길 일도, 부끄러울 일도 아닙니다. 그야 그럴 일이 아니니까요. 이어지는 물음에도 저는 고개를 가로저어요.

[전혀요]>
[놀리면 미야쨩 잔뜩 간지럽힐 거에요]>

저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양손을 들어 간지럽히는 시늉을 합니다. 어느새 산의 초입에 들어 계단이 나타납니다. 눈을 치운다해도 미끄러울 수 있으니까요. 휴대폰을 보지 않고 조심히 올라갑니다. 게다를 신어도 이 정도는 거뜬히 올라가요. 앞장 서는 시라유키 상의 뒤를 따라갑니다.
2025년 2월 17일 (월) 오전 01:34:21
저는 갑자기 타임을 요청하는 몸짓에 고개를 갸웃합니다. 눈을 깜빡이며 뭔가를 찾아보는 시라유키 상의 모습에 저는 고개를 반대쪽으로 기울여요. 그리고 잠시 뒤 어설프게 건네오는 수화에 저는 양손으로 입가를 가리고 눈을 꼭 접으며 웃어버렸습니다.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꼭 참지만 어깨가 잘게 흔들려요. 결국 웃음 섞인 숨을 내쉬자 입김이 번졌다가 흩어집니다.

-저도 즐거워요

웃음기 어린 표정으로 손을 움직입니다.

이어지는 문자를 받으며 잠시의 작전 타임도 끝이 났으니 걸음을 옮깁니다. 아무 제안이나 받지 않는다는 말을 어디까지 어떻게 이해할지는, 글쎄요. 모르겠습니다. 시라유키 상은 상냥하니까. 가미유키 학생들 중 누구라도 어느정도 친분만 있다면 받아줬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그 끝에 커다란 동굴이 보입니다. 꽁꽁 얼어있는 얼음동굴. 그곳에 들어가기 전 시라유키 상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는 것에 저도 시선을 향했어요. 평범한 산인데요? 고개를 갸웃하다 들어가자는 표현에 저는 그 안으로 따라 들어갑니다. 차가운 바람이 목을 스치며 지나갑니다. 차갑지만 날카롭지는 않는, 무언가 보듬어주는 듯한 바람이에요.
2025년 2월 17일 (월) 오전 11:14:10
situplay>1225>291
얼음동굴 안은 늘 그렇듯 얼음으로 잔뜩 뒤덮여 있습니다. 매번 올 때마다 신비로운 느낌을 주지만 그럼에도 익숙합니다. 저도 가미유키 토박이니까요. 매년 있는 축복의 의식은 저도 가족과 친구와 함께 했었으니까요. 이번에는 시라유키 상과 같이 오게 된 것 뿐입니다. 시라유키 상이 익숙하게 오른손에 팔찌를 끼자 저는 그 끝을 제 왼손에 묶어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손을 잡는데, 잡는데..... 에, 자, 잠깐만요! 저는 얼굴이 달아오른 채로 할 말 많은 표정으로 시라유키 상을 올려다 봅니다.

아니, 팔찌를 끼면 손을 잡지 않는 게 더 불편해지니 손을 잡는 것 까지는 이해해요. 그런데 손가락 사이를 파고들듯 감싸 오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 어, 그, 아니, 저, 이건... 이건 미야쨩이 놀려도 할 말 없는데요! 제가 와아악한 표정으로 시라유키 상을 보는데 한 손으로 메시지를 적는 것 같아요. 저는 한 손으로 제 휴대폰을 꺼내서 메시지를 기다렸다가 올라오는 것을 실시간으로 봅니다. 여전히 놀란 채로 눈만 깜빡이며 휴대폰 화면을 봤다가 시라유키 상을 올려봤다가를 반복하다가 이내 한손으로만 메시지를 칩니다.

[영영 안 볼 생각은 아니었는데요...]>

시라유키 상이 건네온 말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 영영 이곳에 서 있을 순 없는 노릇이니 시라유키 상의 발걸음을 따라 걷습니다. 깍지 껴 잡힌 손을 꼼지락거리다가 꼭 잡아봐요. 손의 감촉도 체온도 생각보다 크게 느껴져서 기분이 이상해집니다.
2025년 2월 17일 (월) 오후 08:41:39
시라유키 상.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손깍지는 왜 끼고 잡는 걸까요. 그, 음, 그래요. 시라유키 가에서는 손을 잡을 때 보통 이런 식으로 잡는다거나..... 아니면 손이 시려워서 최대한 표면적을 넓게 하기 위해서......겠냐고요! 혼자 속으로 끙끙거리는데 제 손이 딸려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시선을 돌리니 시라유키 상이 제 손등에 간질간질 글자를 적어요. 저는 문장이 다 만들어 질 때까지 가만가만 기다리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습니다. 불편하다기 보다는.......

아니에요. 아닙니다. 이제 그만 생각할래요. 모르겠는 건 모르는 걸로 두는 게 좋아요. 시선을 돌리면 눈을 사로잡는 것들은 많습니다. 반짝이는 얼음이라던가 투명하게 비치는 수정이라던가. 동굴답지 않은 청량하고 깨끗한 공기라던가. 저도 모르게 손을 꼭 잡고는 걸음을 빨리합니다. 아, 거의 다 왔는지 환하게 열려있는 철창이 보입니다. 그런데 그 앞에 누가 있어요. 자연히 걸음을 멈춰요.

앗!

아앗!

전 챔피언! 저 눈이 좋으니까 바로 알아볼 수 있어요. 그런데, 어라? 눈 깜짝할 새에 사라졌습니다. 저는 눈만 깜빡깜빡하다가 시라유키 상을 올려다봐요. 손을 끌어와 그 손등에 부랴부랴 적어요.

[방금 봤어요?]
[전 챔피언이었는데?]

다시 앞을 봐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시 깜빡깜빡 시라유키 상을 바라봐요.
2025년 2월 17일 (월) 오후 10:05:33
저는 손등에 적어가는 시라유키 상의 이야기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 때 만났던 전 챔피언은 가장 인상깊은 인물들 중 하나였으니까요. 시로이나리 님 역시 여우 신님이니 다른 사람으로 둔갑하여 놀래킨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손등의 간지러움을 조금 참으며 이야기를 계속 듣다가 시로이나리 님이 저를 아낀다는 말에는 헤실거리는 웃음을 지어요. 누가 나를 아껴준다고 한다면 마음이 포근하고 따뜻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요.

이제 걸음을 옮겨 철창 안으로 들어오니 시로이유키히메 님의 얼음 동상과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미야쨩이였습니다. 미야쨩이 놀란 듯 일어서고 저를 바라본 뒤에 바로 휴대폰을 들어 타자를 잔뜩 치는 것에 라인이 올 것을 대비하여 휴대폰을 바로 꺼냈습니다. 그리고 온 장문에 문자에 웃음을 짓고 말았습니다. 숨과 함께 입김이 터져나오며 앞을 보니 손을 들어 시라유키 상을 향해 외치는 모습이 보였어요. 입모양으로 전해지는 말에 저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장난스러운 웃음을 띄며 휴대폰을 머프 안에 집어넣고 손으로 시라유키 상의 허리 부분을 간지럽히려 합니다.

간지럼 시도가 성공하든 불발하든 웃음 띈 얼굴로 시라유키 상을 잡은 손을 잡아 당기며 동상 앞에 섰습니다. 이제 동상에 손을 올리고 소원을 비는 일만 남았어요. 동상에 손을 올리니 손바닥 아래로 차가운 기운이 느껴집니다. 사실 신년 소원은 예전에 정해둔 것이었습니다.

‘토가미네 가의 쌍둥이, 미쨩과 마코토 군이 서로 오해가 있다면 풀리고 그 관계가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세요.’

두 사람이 들으면 주제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소원이었지만, 게다가 마코토 군은 계속해서 사양했었지만 그럼에도 저는 두 사람이 사이좋게 지내게 되는 것이 좋은 쪽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두 사람은 초반의 얼음장 같은 분위기에 비하면 많이 풀렸다고 생각하지만요.

소원을 빌고 눈을 뜨니 팔에 엮여있는 팔찌가 희게 빛나는 것이 보입니다. 소원과 축복은 별개라고 해도 매번 팔찌가 빛나는 모습을 보니 왠지 소원까지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빛나는 팔찌를 보니 앞으로도 보는 걸 생각해 달라던 시라유키 상의 말이 떠오릅니다. 여전히 어떤 의미로 한 말인지 모르겠지만요. 본다는 말에는 보는 것만 포함이 되어 있는가요? 그렇다면 생각할 것도 없지 않나요. 저는 가미유키를 떠날 일이 없을 테니까요.

이제 출구로만 나가면 축복의 의식은 끝입니다. 저는 미야쨩에게 손을 흔들어주고는 시라유키 상에게 돌아가자는 뜻으로 잡은 손을 잡아당겨요.

이 주제글은 죽었어! 더는 없어!
상황극판 : [ALL/연애/청춘물] 내 옆자리의 신 님 4U :: 50번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