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 [ALL/연애/청춘물] 내 옆자리의 신 님 4U :: 4번째 이야기 (1001)
◆zQ2YWEYFs.
2025년 1월 16일 (목) 오후 10:03:13 - 2025년 1월 18일 (토) 오전 02:05:31
2025년 1월 16일 (목) 오후 10:03:13
*본 스레는 참치 상황극판 기본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의도적으로 특정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소외시키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누군가가 들어오면 반드시 인사를 해주세요.

*연애물 성격이 있는 만큼, 웹박수를 통해 오너입 익명 앓이, 캐릭터에게 줄 익명 선물을 보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토요일이 되는 0시에 공개됩니다.
익명 앓이의 경우는 머릿말로 [앓이], 익명 선물의 경우는 [선물]을 달아주세요.

*연플을 노리는 등의 이유로 특정한 누군가하고만 놀지 말고 골고루, 다양하게 노는 것을 권장합니다.

*기본적으로 참치 상황극판 규칙을 지키면서 재밌게 놀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본 스레는 기본적으로 15세 이용가입니다.

*성적 수위는 키스까지이며 그 수준을 넘어서는 직,간접적 드립이나 발언을 일체 강력하게 금지합니다. 적발시 시트가 내려가게 됩니다.

위키 - https://bit.ly/3BVugbj

웹박수 - http://bit.ly/3VYoyfO

시트 스레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105

선관&임시 스레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103
2025년 1월 17일 (금) 오후 10:32:01
situplay>185>22

공포영화의 주인공, 까지도 갈 것 없이, 가장 첫 번째로 죽는 단역이나 이와 같은 행동을 하다가 죽겠지. 부와 명예를 거머쥔 도련님이었다는 점에서 우연치 않게 더욱 퍼스트블러드에 어울리는 관상이다. 신경을 긁는 효과음을 배치하며 전율을 예고하는 씬 대신 관객이 마음의 준비조차 되기 전에 심장을 붙들고 칵테일마냥 사정없이 흔들어버리는 장면이다. 소년은 세이커 속 얼음처럼 튕겨나갔다. 튕겨나가봤자 셰이커- 아니지, 지진 저리가라 하며 요동치는 집 속이었지만.

바텐더가 셰이킹을 그만두는 순간은 언제인지 아는가? 바텐더 마음대로다.

우당탕탕! 와장창! 사이렌 소리가 기승인 통에 토모야의 귀에 온전히 들렸을지는 모르나, 집 속의 얼음은 제법 알차게 고난을 겪고 있는 듯했다. 우다다다 다 다 닷! 정황상 잠깐이나마 네 발로 다니는 인간이 되었지 않았나 싶은데. 잠시 쥐 죽은 듯 고요하더니, 벌컥 열리고, 그제야 아차 싶었는지 도로 반쯤으로 호의 길이가 줄어드는 문틈에서 색안경을 낀 얼음- 비굴한 등교거부자가 모습(50%)을 드러내었다.

"알겠다고! 아알겠다고! 가겠다고, 학교, 어, 응. 갈게. 그러니까 일단 그것부터... 그것부터 치우워봅시다...? 구체적으로는 꺼봅시다. 사람을 귀먹여 죽일 셈이냐고, 이 학생회장의 탈을 쓴 싸이코패스..."

중간에 혀 꼬인 거 맞다.

#아주 간략하게나마 해명하자면 이런저런 연고로 캐 어필의 노선을 틀게 되어서 그런 부탁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부탁인데도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5년 1월 17일 (금) 오후 11:29:43
situplay>193>717

"그것 참 제 시간에 안 나와서 미안하네요..."

도끼눈으로 노려보면서 최후의? 반항? 같은 것?을 한다. 그리고 나름대로 생각을 굳혔다. 이 싸이코패스! 등교를 하지 않겠다고 온몸으로 거부하는 사람을 억지로 끌어내는 것만큼 잔인한 일이 없다. 본인 입으로도 인정한 셈이 아닌가? 나는 그 이상도 될 수 있고, 결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내로라하는 악마나 야차마저도 울려 집으로 돌려내 보이겠다. 뭔가 왜곡됐지만 본질적으로는 틀리지 않을 거다, 아무렴.

"15분. ...아니다, 20분."

문을 닫을까 하다가 확성기를 힐끔거리고는 적당히 안전고리를 걸어두는 것으로 타협한다. 소년은 엉거주춤 방 깊숙이로 들어갔다. 누군진 익명성을 지켜줄 거지만 모 조류도 그렇고 저 싸이코패스도 그렇고 여기 오고 수상할 정도로 소음 공해가 잦다... 그나저나 오늘은 작정한 것 같다. 교복 안 입으면 안 되나? 안 입으면 또 다시 저 잡았다 요놈 눈빛으로 노려보려나? 깊은 번민에 빠진 소년은 안전고리를 풀고 나올 때쯤에 세수 물기를 덜 닦아 머리카락 몇 줄기가 얼굴에 붙었고, 검은 색안경은 여전하고, 가방은 없이 겨울용 외투는 지퍼를 끝까지 채워 안쪽을 볼 수 없었고, ...몇 초 정도 늦었다. 소년은 다급하게 확성기를 붙들어 막았다.

"와악! 와, 벌써 나왔잖아? 어떻게 하면 이렇게 빨리 나오지? 야아, 내가 봐도 신기하네."

야츠메 히키, 낭랑 16세, 확성기가 두렵습니다.
2025년 1월 18일 (토) 오전 12:28:38
situplay>193>758

다행히 학생회장은 확성기를 들 생각이 없었던 모양이다. 괜히 지레 겁먹었네. 확성기에서 뗀 손을 외투에 문지르다가 소년은 다른 의미로 모골이 송연해졌다. 아, 가방... 교복이 아니라 가방이 문제였다...?

"아... 그, 가방... 가지고 나올까...?"

학생회장이라는 중임까지 맡은 이의 목소리는 잔잔하면서도 고요하다. 물살을 감춘 바다가 꼭 저것과 같았다. 보지 않아도 눈빛도 알 수 있다. 소년은 알았다. 저런 시선은 거북하다. 소년은 움츠러들었다. 색안경 너머로 소년이 정확히 어디를 쳐다보는지에 대한 정보는 얻을 수 없다.

"...그러니까... 그, 그렇지. 학교 간 후 말이지... 수업, 도 듣고, 또 수업이랑... 그, 그렇게 있다가 집에 가고, 그러겠지 뭐."

확신은 없다. 정상적인 학교 생활이란 정말로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해봤다. 집으로 숨어들기 전까지도 그랬다. 학교에서 꼼곰히 수업을 듣고 때로 필요하면 자습도 하고- 같은 루틴이 애초에 상상이 안 되는 쪽이다. 오히려 소년 쪽에서 묻고 싶다. 정상적인 학교 생활 그거 대체 어떻게 하는 건데. 서브컬처로라면 조금은 배웠습니다만.

그런 악연이 겹쳐 그것은 참 대단하게 번듯한 답변이 나오셨다.

"대단할 게 있나? 어차피 이놈이고 저놈이고,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다 할 거 아냐."
2025년 1월 18일 (토) 오전 01:39:15
situplay>193>844

대단할 것은 없지. 라는 차라리 시원하기까지 한 수긍.

학교조차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 이는 학교를 졸업 한 후,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힘들지 않을까. 라는 단호하기마저 한 지적.

소년의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뱅뱅 돈다. 대인관계를 거북해하여 집에 틀어박히기 일쑤인 소년이 토모야의 장설을 듣는 것은 차라리 뇌리에 욱여넣기조차 바쁠 정도다. 무언가 대꾸할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무언가 목 끝까지 올라와 조금만 목울대를 움직이면 혀 끝에라도 놓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시선조차 마주하지 못하는 소년이 무슨 일을 해내겠는가.

학교조차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 소년이 무슨 일을 해내겠는가.

적어도 현 학생회장이 나처럼 할 것 같지는 않고. ...그러니까 2개월 반 후에 네가 뭘 해도 나는 터치하지 않을 거고, 터치할 수도 없어. 라는 말에, 그러면 그쪽은 어째서 몇 개월만 지나면 소용도 없는 남의 등교에 그토록 집착하는데, 라는 말마저 혀뿌리까지 기어올라왔다가, 단념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삼켜졌다. 따져봤자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니까.

토모야는 분명 진지한 조언을 했겠지만 -아니, 물론 소년이야말로 그 조언의 진중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소년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 서로에 대한 이해조차 충분하지 못했다. 그것이 이와 같은 불가시의 단절을 불러일으킨 원인이며, 소년이 토모야의 조언이 아닌 반복된 자가 안위와 체념을 통해서야 가까스로 말문을 연 까닭이다.

2개월 반 동안.

"...그래."

버텨야하는 거구나. 자신이 없는데도.

소년은 할 수만 있다면 인터넷에서 그러듯이 계정을 지우고 싶었다. 흔적도 없이. 다시는 쫓아오지 못하게.

이곳현실은 그것이 불가능했다.

"...일단, 일단 가방. 가방이나 들고 나오지 뭐. 없다 하면 가방 가게까지 끌고 가는 거 아닌가 몰라."

여유를 표방하며, 소년은 도망치듯 집으로 들어갔다. ...확성기가 무서워 농성은 못하고 적당히 무게감 있어 보이게 아무 교과서를 쑤셔넣은 가방과 함께 도로 나왔지만,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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