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느와르/육성/스토리] 당신의 꿈은 그림자에 먹혔는가? [제 1부 - 핏빛 왕관] 제 1장 (408)

캡틴
2025-01-07 11:48:59 - 2025-01-11 17:52:23
    • 0캡틴 (PA1KOFuIDq)2025-01-07 11:48:59
      ※ '당신의 꿈은 그림자에 먹혔는가?'의 본 어장입니다.

      ※ 15세 이용가입니다.

      ※ 이 어장의 기본은 개인진행이며 캡틴이 반응할 수 있는 시간이 고정적이지는 않습니다. 단체진행이 필요할 때는 미리 날짜와 시간을 공지해두겠습니다.

      ※ 데플 있습니다.

      ※ 참여해주신 분들과 관전해주신 분들에게 모두 감사드립니다.

      시트어장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39/recent

      기록어장 : https://bbs2.tunaground.net/trace/situplay/40/recent
        • 6히무로 (tLn9BZk8l6)2025-01-07 13:04:42
          >>1

          자켓 주머니에 손을 꽂아넣은 채, 손 안에 만져지는 몇백엔 남짓 되는 동전을 만지작댄다. 오늘도 어김없이 넷 카페에서 숙박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을 걱정하던 차에, 우연히 몇번 들어본 기억이 있는 이름이 전광판에서 울려퍼지는 것을 보고 올려다본다.

          토리사와 렌. 흑도연회라는 거대한 조직을 이끌었던, 그야말로 암흑계의 거물. 폭대과에서도 저런 놈의 입을 닥치게 만드는 것 보단 우리 쪽의 먹이로 배를 불려두는게 안전할것이라는 의견이 나돌곤 했던걸로 기억이 난다. 물론 나는 받아들이기 힘든 소리였지만... 지금은 어떨까.

          어찌되었든, 그런 그가 죽었다고 한다. 거물 야쿠자의 죽음은 드래곤 퀘스트에서 마왕을 쓰러트린 것 마냥 세상의 평화를 가져다주는게 아니라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오히려 그 반대곤 했으니까.

          "...한동안 시끄러워지겠군."

          짐승의 덩치가 클 수록, 시체에는 더 많은 구더기가 꼬이기 마련이다. 곧 흑도연회의 파이를 잡아먹으려는 놈들, 혹은 그 흑도연회를 통채로 삼키려 하고 또 그걸 자신이 빼앗아 먹으려는 놈들... 그런 놈들이 곧 이 거리에서 설쳐대겠지. 좋지 않다. 어느 쪽이든.

          TV 화면에서 눈을 돌리고 아스팔트 타일 바닥 위를 걷는다. 신카마쵸란 시궁창 밑바닥을 헤엄치며, 뭐라도 주워먹을게 없는지 살피듯이 바닥만 바라보며.

          "...배가 고파졌으니, 규동 가게라도 가볼까."

          발걸음을 옮긴다. 정처없는 발걸음에서 그나마 단기적인 갈 곳은 생겼다 정도의 차이밖에 없지만.
            • 10히무로 (tLn9BZk8l6)2025-01-07 13:21:31
              >>8

              우연스럽게 들린 소리가 신경을 자극했다.
              벌써부터 이 거리에 깔린 그림자와 마주치게 될 줄이야. 거물의 죽음은 확실히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 같다. 그것도, 벌써부터 그런걸 알아챌 정도로 거대한 변화를.

              하지만 나는 이제 형사가 아니다. 폭대과 형사 히무로 아키라의 이름은 이미 오래전에 지워진지 오래인데다가, 이런 일에 생각없이 끼어들었다간 결국 본전도 못 건지게 된다는건 꽤 오래전에 얻은 교훈 아니겠는가.

              놈들도 아마 본능적으로 날 경계하고 있는 듯 하다. 그렇다면 굳이 놈들의 아가리 속으로 들어가줄 이유도 없다.

              그들이 멀어져가는걸 그저 힐긋 보고선, 나는 계속 움직여 규동 가게로 향한다.
                • 13히무로 (sqRKVdMBPq)2025-01-07 13:43:53
                  >>12

                  굳이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수상쩍은 대화를 들을 수 있었으나, 아직 껴들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베테랑 형사의 감이라고는 하기 힘들겠지만... 이런 일에 관여하지 않는 처세술은 이 거리에선 중요하니까.

                  자연스럽게 그들과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그렇다고 정 반대는 아닌 적당한 곳의 카운터석에 앉는다. 행여 저들이 무시무시한 짓을 꾸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가게에서 행패를 저지를 수는 없으니.

                  "곱빼기 규동 한그릇이요."

                  시장하기도 하니 일단 원래 목적대로 규동을 주문한다.
                  규동을 주문하고 앉아서 기다리는 동안, 시선은 손에 든 핸드폰을 향하지만... 귀는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다. 냄새가 난다. 뭔가 구린 냄새가.

                  알아두면 적극적으로 저지하진 않더라도, 휘말리는 화를 피할 단서 정도는 얻을 수 있겠지.
                    • 17히무로 (sqRKVdMBPq)2025-01-07 13:59:58
                      >>15

                      어색한 일본어. 어디 출신이지? 이젠 하다하다 이런 자식들마저 꼬이는군.
                      그러다 문득, 내가 본 것이 정확하다면 놈들은 날이 시퍼런 회칼을 숨기고 있다. 역시나, 귀찮은 일이 되겠군...

                      "저기, 화장실은 어디있죠?"

                      나는 일어나며, 규동 값을 할 만큼의 지폐를 일단 내 자리 위에 올려두고 직원에게 묻는다. 아직 규동은 나오지 않았다만, 먹고 튀는 모양새를 하고 싶진 않다. 내 행색을 보면 그런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

                      가능한 이 가게의 화장실이 밖에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야 저 녀석들을 쫓기에 적당한 그림이 나올테니까.
                        • 22히무로 (qTK30rnsUa)2025-01-07 14:32:32
                          >>21

                          놈들을 본다. 척 봐도 '나 뭔가 숨기는거 있소' 하는 듯한 모양의 어줍잖은 두리번거림과 주춤대는 발걸음. 초짜놈들 같으니. 이래선 무시할래도 도무지 무시할수가 없는 꼬라지잖아.

                          그들이 어두운 골목길 안쪽으로 들어서는 것을 확인하고서, 나 또한 천천히 그들 뒤를 밟는다. 가능한 가로등이나 네온 불빛이 닿지 않는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기면서, 발소리를 죽여 쫓는다.

                          신카마쵸의 야음이 나를 지키는 꼴이 될 줄은 몰랐는데.

                          행여나 놈들이 알아채면 곤란해질 수 있다. 예전같지는 않지만, 언제든 대응할 수 있도록 신경을 곤두세우고서 초짜 외국인 녀석들 뒤를 따라간다.
                            • 29히무로 (SxWlIpWzGq)2025-01-07 14:58:23
                              >>26

                              차라. 낭패군. 차량의 헤드라이트가 날 비출수도 있고... 무엇보다, 녀석들이 차를 이용해서 이동한다면 쫓기도 힘들다.

                              슬슬 발을 떼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려는 순간, 미세하게 들리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느낌이 안좋다. 아니, 사실상 확정이나 마찬가지다.

                              굳이 이러한 일에 뛰어들 이유는 없지만... 놈들이 확실히 누군가를 해칠 생각을 하는 이상, 그냥 넘기기에는 사람으로써의 뭔가를 잃을 것 같단 말이지.

                              재빠른 동작으로 삼단봉을 꺼내 편다. 이 그립의 감촉은 꿈에서도 못 잊게 될 판이다.
                              익숙하게 삼단봉을 펴자마자 아스팔트 바닥을 박차고 달려들어, 개중에 한놈. 확실히 회칼을 가지고 있는걸 확인한 놈의 목을 향해 삼단봉을 휘두른다.
                                • 62히무로 (aIpovUkR7e)2025-01-08 04:27:51
                                  >>33

                                  한 놈을 일단 기습하는데엔 성공했지만, 몸도 기술도 어느새 이렇게나 녹이 슬었던가... 그 잠깐 사이에 이렇게 무뎌졌을 줄은.

                                  한 녀석을 쓰러트리긴 했다만, 나머지 하나는 차로 도망치고 기껏 쓰러트린 놈도 완전히 제압이 되지 않고 몸뚱아리를 일으킨다.

                                  "얌전히 누워있었으면 못본 척 봐주려 했는데, 안됐네."

                                  살짝 앞으로 스텝을 밟으며, 큰 동작이 아닌 손목의 스냅만으로 삼단봉을 짧게 끊어 휘두른다.

                                  그 새에 나머지가 도망칠 우려도 있지만... 우선은 이 자식이라도 제압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 77히무로 (aIpovUkR7e)2025-01-08 09:45:19
                                      >>62

                                      녀석이 꽁무니를 빼고 도망치는것을 본다. 깡이 없군. 뭐, 요즘 같은 때에 목숨을 걸고 앵기는 부류가 많이 적어지기는 했지. 차라리 다행인지도 모른다만.

                                      분명 도망치면 패거리를 짜서든 날 잡으러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안에 있는 남성의 목소리는 상당히 급박하게 들렸다. 어쩌면 부상을 입은 상태일수도 있다.
                                      그나저나 여성도 아니고 남성이라... 그것도 뭐 제대로 된 조직도 아닌 외국인 어중이떠중이들이 납치를 시도한다, 라.

                                      일반적인 인신매매나 채무관계 같은건과는 조금 이해관계가 다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귀찮은 일에 발을 들인걸지도 모르겠군.

                                      어찌 되었든, 놈이 도망치는 사이 빌딩 문을 벌컥 연다. 안의 상황이 어떻게 되어있는지를 우선 살피지만, 또 다른 놈들이 덮쳐오는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삼단봉의 그립을 다시 굳게 쥔다.
                                        • 83히무로 (aIpovUkR7e)2025-01-08 10:20:55
                                          >>80

                                          쯧, 이거 살풍경하군. 혀를 차면서 복도를 걸어간다.
                                          그냥 쫄아서 울먹거리고 있는 소리는 아니다. 명백히 고통을 느끼는 듯한 소리다.
                                          부상을 당했을수도 있다는 생각은 틀리지 않았나.

                                          이런 환경에 랜턴도, 권총도, 심지어는 병력도 없이 진입하는건 솔직히 환영하는 바는 아니다만, 이왕 일을 시작했으니 끝은 봐야겠지. 이거 참, 나도 왜 괜한 오지랖을 부려서.

                                          "어이, 살아있나?"

                                          내 위치를 알리더라도 어쩔 수 없다. 일단 산 사람은 살아야 할테니까.
                                          그리 말하면서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복도 끝을 향해 전진한다.
                                          또 싸움이 벌어진다면... 저 가구들, 나름 쓸만할지도 모르겠어. 위치를 기억해두자.
                                            • 95히무로 (aIpovUkR7e)2025-01-08 10:59:03
                                              >>93

                                              목소리가 들린다. 전후 상황을 대강 파악할 정도의 의식은 있나보군.
                                              망설임 없이 목소리를 따라 복도 끝으로 다가간다.

                                              "거기 가만히 있어. 지금 구하러 갈테니까."

                                              부디 이게 후회할 행동이 아니길 바래야겠다.
                                              핸드폰을 꺼내, 조명을 킨다. 침침한 실내 조명보다는 좀더 낫겠지.
                                              그리고 어두운 그늘 아래에 뭔가가 숨겨져 있다면, 알 수 있을지도.

                                              "이거 보여? 지금 가고 있어."

                                              나는 남자에게 다가간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든 간에.
                                                • 102히무로 (aIpovUkR7e)2025-01-08 11:33:10
                                                  >>98

                                                  역시나, 라고 해야 하나. 대강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의 위협이 있을 줄이야.
                                                  복면을 쓰고 카타나를 쓴 녀석을 확인하고서, 놈의 말에 대답한다.

                                                  "요즘같은 때 치고선 좀 거창한 물건인데. 그러는 너야 말로 사무라이라나 닌자라도 된 기분에 취한거 아니냐?"

                                                  삼단봉을 들어 대치하면서도, 천천히. 대치하는 척 하며 뒤로 물러난다.
                                                  여기서 몇 걸음. 몇 걸음만 더 가면 대충 각이 나올거다. 당장 질주하고 하기에는 쓸데없이 가까워서, 등을 베일 수 있어. 조금만 더. 좀전에 봐왔던 그 가구 더미들이 있는 곳 까지.

                                                  그러다 찔러오는 칼날을 피하려 뒤로 물러선다. 차라리 아슬아슬한 거리로 리치에 닿지 않게 물러나는게, 섣부르게 지금 파고드는 것 보단 나을거다. 그리고 찌르기가 파훼당한다면, 빈틈도 더 커지는 법이니까.
                                                    • 131히무로 (aIpovUkR7e)2025-01-08 23:08:24
                                                      >>113

                                                      입은 살아있다, 라. 누가 누굴 보고 이야기하는건지 모르겠군.
                                                      하지만 들고 있는 무기만으로도 놈은 굉장히 위협적이다. 칼 한방에 사람이 일도양단이 되는건 힘든 일이지만, 치명상은 피할 수가 없는 법이다.
                                                      젠장, 방검복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선이 아니잖아, 이건.

                                                      그리고 기억해둔 가구 더미들에 가까이 왔음을 확신했을 때, 일단 닥치는 대로 하나 잡는다. 이쪽은 낮은 자세에서부터 살짝 비스듬히 위로, 놈에게 마주 휘두른다. 이런 물건이라면 카타나랑 리치 차이는 어느정도 맞을거고... 잘하면, 녀석의 궤적에 맞아서 쳐내는 것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고로 운이 들어맞는다면 차라리 검이 가구에 꽂혀서 빠지지 않을수도 있겠지.

                                                      물론 실패하면 그대로 생을 마감하겠지만... 그래도 이 도박수, 근거는 있다!

                                                      "먹어라!"
                                                        • 154히무로 (/L8RaUyrw.)2025-01-09 04:11:25
                                                          >>142

                                                          다행히, 효과가 있었나... 젠장. 손이 후들거린다. 갑작스럽게 힘을 많이 쓴것도 있고... 흉기를 든 적과 대치하는 긴장은 너무도 오랜만이라, 역시나 오금이 저리는 것은 두말할것도 없다. 이건 죽을때까지 익숙해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그 편이 낫겠지만.

                                                          그나저나, 그 닌자 녀석의 말이 걸린다. '시간이 지나면 무엇을 건드렸는지 알게 될 것이다.' 거기다 저기 벌벌 떨고 있는 남자를 다른 말도 아니고 '타겟'이라고 지칭한 점.
                                                          그냥 돈 받고 사람 혼내주는 흥신소나 한구레, 양아치 자식이라고 하기에도 좀 힘들 것 같다.

                                                          타겟이라는 용어는 놈의 취향이라고 쳐도, 무엇을 건드렸는지는... 분명 뒷배가 있다는 말이겠지. 아, 제기랄. 갑작스레 후회가 몰려온다. 내가 대체 뭘 어쩌자고 이딴 일에 손을 댔지? 그냥, 그때 그랬으면 되었던 것 처럼 눈 감고 귀 막고 내 입에 풀칠만 하면 되었을텐데. 젠장!

                                                          ...이제 와 후회해봤자 소용없겠지. 일단, 다친 것 같은 남자에게 다가간다.

                                                          "이봐, 걸을 수는 있겠어?"

                                                          다가가서 남자를 우선 부축하려 한다.
                                                          알고 싶은 것은 꽤 많다. 하지만 일단 이 자를 데리고 여기서 빠져나가, 상처를 치료하도록 하는게 우선이다. 죽어버리면 알 방법도 없으니 말이지.
                                                            • 163히무로 (/L8RaUyrw.)2025-01-09 05:05:53
                                                              >>162

                                                              기억나는 바로는 이 근처에 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원이 있었다. 그림같이 이어져서 오히려 희한할 지경이었지만... 그저 천운이 따랐다고만 생각해두도록 하자. 일단은 그를 부축하고서, 응급실로 향한다.

                                                              "묻고 싶은건 많지만, 일단 몸뚱아리부터 좀 기워붙이고 하자고."

                                                              토리사와 렌의 죽음. 그로 인한 신카마쵸의 혼란. 그것이 내 인생에서 아슬아슬하게 빗겨가거나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거란 생각은, 생각보다 안일한 판단이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하는 일인지 의심이 들지만, 일단은 그를 병원으로 옮기기로 한다. 이후의 일은... 어떻게든 되겠지.
                                                                • 180히무로 (/L8RaUyrw.)2025-01-09 07:50:26
                                                                  >>171

                                                                  다행히 늦지 않게 사내를 응급실로 후송해서, 병원으로 넘기는데엔 성공했다.
                                                                  다만, 그 이후에 들린 그의 이름을 듣자마자 귀를 의심치 않을 수 없었다.

                                                                  "토리사와...?"

                                                                  무심코 입으로 내뱉을 정도로 충격적인 그 이름. 물론 그런 녀석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뭔가가 깊게 관련되어 있을 인물일거라 어느정도 예상은 했다만... 이건 깊어도 너무 깊군.
                                                                  이거, 생각보다 너무 말도 안되는 일에 발을 담근 것 같다. 아마 오늘 일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되겠지. 젠장!

                                                                  한숨을 내쉰다. 오늘은 좀 센 술이 땡긴다.

                                                                  //레벨 업 스테이터스는 힘 +1, 감각 +1로 하겠습니다!
                                                                  스킬은 현장 감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하겠습니다!
                                                                    • 205히무로 (/L8RaUyrw.)2025-01-09 10:40:29
                                                                      >>201

                                                                      언제까지고 병원 복도에서 이러고 있을 수는 없다.
                                                                      이왕 일어난 일, 되돌아갈 방법은 없겠지.
                                                                      젠장. 골이 아프다. 당장이라도 이 일에 대해 완전히 잊어버리고 싶을 정도다.

                                                                      병원 밖으로 나선다. 토리사와. 토리사와와 더 엮여봤자 좋을 것도 없다. 물론 내가 구한 인물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저자의 보호자 역할을 자처할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토리사와를 구했다, 라는것만으로도 날 노리는 놈들이 꽤나 모여들텐데 거기다가 그를 계속 보호하고 있는건 더더욱 위험해질 것이다. 사실상 자살행위나 다름없겠지.

                                                                      나 혼자서는 할 수 있는게 너무나도 적다. 불가항력이라는건 언제나 존재했다. 발버둥을 처왔을 뿐이지.

                                                                      ...술이 땡긴다. 곤란한 일을 잊어버리는데에는 그게 최고였다. 예로부터.
                                                                      발걸음이 이끄는대로 술집으로 향한다. 마시고 취해 뻗어버릴만큼 강한 술을 마셔버리고 싶어졌다. 지금의 불안을 소독해버릴 수 있을 정도로.
                                                                        • 209히무로 (/L8RaUyrw.)2025-01-09 11:10:48
                                                                          >>207

                                                                          순간 몸이 굳을 뻔 했으나, 나는 앉으려던 자리에 앉는다.
                                                                          흑도연회. 최악이다. 가장 얽히고 싶지 않았던 이들과 엮이게 되었다.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지만 말이다. 제길.

                                                                          "독을 탄 술이라는게 이런건가..."

                                                                          실제로 독을 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자가 사는 술을 마시게 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날수도 있다. 그런 예감이 들었다.

                                                                          "일단 들어나보지. 이러나 저러나 종신형을 구형당한거나 마찬가지인 상태니까."

                                                                          나는 척 봐도 '나 야쿠자요' 하는 듯한 인상의 남자와 굳이 눈을 마주하지 않으려 애쓰며, 무엇을 마실 지 고르는 척을 하다가 결국 맥주를 주문한다. 가장 무난한게 좋겠지...
                                                                            • 214히무로 (/L8RaUyrw.)2025-01-09 12:03:41
                                                                              >>213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천천히 맥주잔을 기울여 속을 알코올로 쓸어낸다.
                                                                              드디어 술이 몸에 들어오는군.

                                                                              하기사. 망국의 왕족조차도 아닌, 세습권도 뭣도 없는 토리사와 가의 존속이 그렇게까지 쓸모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뭔가 특별한 것이라도 있지 않다면.
                                                                              지금으로썬 거기에 대해 알 길이 없겠지.

                                                                              "솔직히 말해서 나도 아는게 많진 않아. 다만, 댁네 도련님을 노리는 녀석은 모종의 이유로 외국인 녀석들을 고용해, 그를 어딘가로 옮기려고 했어."

                                                                              입이 마르는 것을 맥주로 한번 헹구고서 말을 잇는다.

                                                                              "놈은 토리사와, 아. 이름까지 붙이는게 좋겠군. 어찌되었든 그를 '타겟'이라는 칭하며, 명확히 토리사와 미나토를 노리고 있었어. 그러면서, 도주하며 '무엇을 건드린건지 알게 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아마, 뒷배가 있겠지..."

                                                                              고개를 젓는다.

                                                                              "뭐가 뭔지 나도 도무지 모를 일이야. 하지만, 댁네 도련님은 단순히 인질극으로 한탕 하려는 놈들이 아니라... 뭔가를 꾸리고 있는 녀석들에게 노려니고 있다. 일단 지금 당장 추측할 수 있는건 이 정도야."
                                                                                • 395히무로 (q2vjxHLcYS)2025-01-11 15:07:04
                                                                                  >>370

                                                                                  척 봐도 열 명은 되는 놈들이 흉기를 들고 막아서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사쿠라바는 이 정도는 가볍게 쓰러트릴 수 있는 것마냥 이야기한다. 그럴만한 실력이 되는건지, 아니면 야쿠자 특유의 허세인지는 아직 모르겠군. 부디 전자였으면 좋겠다만...

                                                                                  등에 메고 있던 카타나를 한손으로 들어 검집 채로 사쿠라바에게 건넨다. 그리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삼단봉을 펼쳐 쥔다. 물론 흉기를 쓴다면 이 상황에서 그나마 조금의 유리함이라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사실상 나도 야쿠자나 다름없는 꼴이 된다고 생각했다. 죽더라도 그렇게 떨어질 생각 따위는 없다.

                                                                                  "어쩌다보니 목숨까지 걸게 생겼지만, 오해하지 마라. 그저 내 손으로 끝을 내서, 야쿠자들에게 빚을 지고 살고 싶지 않을 뿐이니까."

                                                                                  사쿠라바가 카타나를 가져가든, 거절해서 다시 집어넣든 간에 삼단봉을 들고 자세를 잡는다.
                                                                                  이런 대치 상황에서 처음 냉정을 잃고 뛰쳐나오는 놈을 가장 먼저 제압할 요령으로, 스텝을 밟으며 각을 잰다.
                                                                                  ChamchiJS 0.1.0
                                                                                  Developed by 참치라이더 from 참치 인터넷 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