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현대판타지/HL]피안화 물든 빛 - 16

#8807 [1:1/현대판타지/HL]피안화 물든 빛 - 16 (1001)

종료
#0어느새 3번째 크리스마스(d9IHWjX4BG)2025-12-12 (금) 15: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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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시네에게 최고의 연인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
그는 망설이는 투로 얘기하며 힐끗 그녀의 얼굴을 바라본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거야. 언제나."
저를 바라보는 푸른 눈에, 주변을 둘러싼 푸른 빛이 마치 예전의 크리스마스 같았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곁에 있을게요"
아름답게 빛나는 이 거리처럼.

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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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3Happily Ever After(/OUuRUtB4W)2026-01-08 (목) 12:39:16

그렇게 두 사람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야기가 끝났다. 동화책을 덮고서 나시네는 앞에 앉아 눈을 반짝이던 쌍둥이를 바라보았다. 이안은 장난감 자동차를 쥐고서 얌전히 앉아있었고 알리사는 벌떡 일어나 다시! 다시! 를 외쳤다.

“곧 아버지께서 돌아 오실거란다. 다음에 다시 읽어보자.”
상기된 오동통한 뺨을 실룩거리던 소녀가 시무룩하게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나시네는 그 표정이 제법 남편의 것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을 꾹 눌러야 했다.

“다음 언제?”
마마는 바빴다. 8살짜리 알리사는 익히 알고 있었다. 위험한 곳에서 돌아온 알렌은 지난 8년의 부재를 채우기 위해 줄곧 쌍둥이와 함께했지만 여전히 나시네는 사적으로 시간을 내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히잉 소리를 내면서 알리사는 엄마의 배에 기대며 투정을 부렸다. 쌍둥이 동생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지만 아무렴 어떨까, 미샤 오빠라면 몰라도 바보 남동생 따위가 알리사가 마마랑 붙어 있는 걸 막을 수는 없었다.

“동생 어서 보고 싶어.”
뿌우, 뺨을 부풀리면서 배에 기댄 알리사가 귀를 대고 태동을 듣기 위해 애쓴다. 반말을 존대로 바꾸라며 한 마디 하려던 나시네가 딸의 푸른 눈을 한 번 보고서 그만두었다. 사람을 좋아하는 자신의 딸이 외로움을 많이 탄다는 것도, 쌍둥이에게 아직 엄마가 필요할 때 자신이 충분히 그들과 함께 있지 못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부푼 배에 얼굴을 맞댄 작은 아이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배가 조금 움직이고 소녀의 작은 얼굴이 환해졌다.

“곧 있으면 언니를 만나러 가겠다고 하는 것 같구나.”
히, 제 아빠에 비해 둥그스름해서 순해 보이는 눈매가 접히고 푸른 눈이 웃음과 동시에 반짝인다. 어느새 소리 없이 옆에 다가온 이안이 빤히 배를 쳐다본다. 조심스럽고 관찰하는 듯한 눈빛을 하다 고개를 들어 나시네를 바라본다. 똑 닮은 색의 붉은 눈이 서로를 마주본다.

“누님이랑만 놀면 바보가 될 거에요.”
옆에서 소녀가 아니야 바보는 이안이야! 라고 빽 외쳤다. 작은 소년이 삐죽 입을 내민다. 금세 삐진 아들의 마음이 보여 나시네는 다른 손으로 이안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무어라 알리사에게 반박하려던 이안이 나시네를 바라본다. 소년은 관심을 받고 싶어하면서도 특유의 조숙한 면으로 그렇지 않은 척을 할 때가 있었다.

“이안이 알리사랑 함께 아기를 돌봐 주면 동생이 똑똑해지지 않겠니? 리나가 멋진 언니랑 오빠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것 같네.”
작게 웃으며 아들의 뺨을 감싸고 놓는다. 저를 닮아 창백한 얼굴이 조금 상기된다.

“이제 슬슬 나가보자꾸나.”
두 아이가 동시에 나시네를 바라본다. 알리사는 알렌을 닮았지만 좀 더 부드럽게 생겼다면 이안은 자신을 닮았지만 눈매가 알렌을 닮아 좀 더 서늘해 보이기도 하였다. 묘하게 재밌는 대조였다.
일어서는 몸이 자못 무거웠다. 교단과 얽힌 소란스러운 일들을 뒤로하고 임신 후기에 접어들면서 나시네의 세계는 자연스레 집 안으로 좁혀져 있었다. 아무리 각성자라도 자연적인 신체적인 변화는 그녀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마마 힘들어?”
알리사가 빤히 그녀를 바라본다. 이안도 멈추어 가만히 바라본다. 쌍둥이는 저희를 알렌의 스승에게 맡긴, 오랜 시간을 그들과 함께하지 못한 부모임에도 두 사람을 좋아했다.

“어머니라고 하세요.”
물론, 동시에 보통의 남매처럼 끊임없이 다투었다. 저와 알렌의 어린 시절에 비추어 나시네는 이 장면이 매우 가까우면서도 때때로 멀게 느껴졌다.
느슨하게 잡은 두 아이의 손을 좀 더 힘주어 잡았다.

“동생에게 멋진 언니랑 오빠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야 해요.””
서로를 향해 아웅다웅하던 쌍둥이 남매가 조용해졌다. 집 앞을 나서 익숙해진 대로변과 건물을 천천히 걸어 지나갔다. 하지만 8살이 된 어린 남매가 계속 얌전히 있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고양이다!”
알리사는 때때로 건물의 유리창에 진열된 옷들과 도보를 지나는 강아지와 그리고 온갖 것들을 향해 인사를 하거나 달려가려고 했다. 이안은 어느새 나시네의 손을 놓고 천방지축 행동하는 알리사를 잡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시끌벅적한 풍경을 조금 떨어져 지켜보던 그녀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나시네의 손에서 반짝이는 색이 춤을 추었다.

어느새 시야에 나타난 화려한 나비를 열심히 쫓던 알리사가 자연스레 나시네의 곁으로 돌아온다.

“사라졌어!”
환각인지도 모르고 열심히 쫓던 아이의 이마에 땀이 맺혀있었다. 알리사의 손을 다시 잡은 나시네가 그 천진한 모습에 웃음을 참으려는 것도 모르고 울상이었다. 어느새 알렌과 만나기로 한 장소였다. 이안은 언제 같이 나비를 쫓으며 경쟁을 했었냐는 듯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옆에 서 있었다.

만일 그녀와 그에게도 평화로운 어린 시절이 있었더라면, 나시네는 가만히 서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이했다. 봄의 따스하고 부드러운 미풍이었다.

멀리서 그러나 아주 멀지는 않은 거리에서 익숙한 금발의 남성이 보였다. 세 사람을 발견한 알렌이 웃고 있었다. 쌍둥이가 아빠를 부르며 그에게 달려간다.
멀어지는 작은 두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시네는 언젠가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고질적인 불안 때문에 미하일 이후로 그녀는 아이를 가지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지금의 걱정으로 가질 수 있는 행복을 놓지 말아 주세요…였었나요.”
조용히 혼잣말로 중얼거려본다. 두 아이를 한 번에 안고서 알렌이 걸어오고 있었다. 배를 매만지다 곧 태어날 아이에 이어 아카데미에 간 첫째가 떠올랐다. 그 아이는 어느새 어른이 되어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당신 탓이에요. 모든 것이.”
그녀가 복수를 놓게 된 것도. 다시 하야시시타 나시네로 살아가게 된 것도. 예상에 없는 대가족을 이루게 된 것도. 그를 닮아 지독히도 고집이 강한 첫째 아들을 아카데미에 보내게 된 것도. 두 사람의 평화롭던 만약을 옮겨 놓은 쌍둥이를 보게 된 것도. 평생을 그를 원망하면서도 사랑하게 된 것도.
행복을 잡을 수 있게 된 것도.

“나시네!”
그렇다면 자신은 그의 무엇을 바꿔 놓았을지. 까불거리는 쌍둥이를 내려놓고서 그가 자신을 끌어안았다.

“돌아왔어.”
알렌 메르차니예가 나아감을 멈추고서 행복할 수 있는 삶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두 사람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동화책의 마지막 문장이 맴돈다. 나시네는 눈을 살며시 감고 그녀의 남편을 마주 안았다.

“다녀오셨어요.”
이야기 이후의 삶을 살아가게 된 성녀와 용사가 어떤 삶을 살았을 지 알 수 없지만 그녀는 그러기를 바랐다.
비록 동화 같은 삶은 아니었지만 그 끝은 동화 같기를.

Happily Ever After.

//좀 더 나시네와 알렌의 관계에 치중하겠다고 했었는데 선곡의 힘으로 그냥 후와후와한 연성이 되어버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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